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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아카데미(2006-12-17 19:26:37, Hit : 1332, Vote : 163
 침종

침종(沈鐘)
鄭 木 日

  가을 날 티끌 하나 묻지 않은 하늘을 올려 보다가 어디선가 낭랑히 종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아 귀를 기울여 본 적이 있는가.
한 번 쯤 영혼이 비칠 듯한 하늘 속으로 종(鐘)도 깊을 대로 깊어져서 저절로 벙그는 꽃처럼 울릴 법하여 가슴 졸인 적이 있는가.
  아무도 모르게 물속에 가라앉아 울리는 종을 알고나 있는가.

우리 겨레는 해맑은 하늘을 보며 살아온 덕분에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깊은 소리를 낼 줄 아는 종을 만들어 내었다.
청명한 하늘 속 한가운데 종이 걸려 있어서 영원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에 종소리를 들려줄 수 있었나 보다. 한 번 들은 신비음(神秘音)은 마음속에서 울려 떠나지 않는다.

고려청자가 비취빛 하늘 빛깔을 담아 놓은 것이라면, 침종(沈鐘)은 그 소리를 담아놓은 것이다.
신라, 고려 종(鐘)은 마음을 하늘에 바치는 소리 공양인 동시에, 하늘의 푸른 음성을 듣는 마음의 귀다.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사는 동안, 저절로 착함(善)이 샘솟아 흘러 하늘을 적시는 소리를 갖게 되었나 보다.

소리가 하도 청아하여 종을 보면 욕심을 내게 되므로 눈에 보이지 않게 물속에 숨어 우는 종(鐘)-.
종중에서 가장 오묘한 소리를 내는 것이 침종(沈鐘)이다.
한 번 울리기만 하면 영원의 하늘까지 닿는 종소리…. 물속에서 하늘과 땅의 마음을 맑게 울려서 영혼에 향기를 뿜어내게 하는 소리….

우리 마음속엔 침종이 있다.
침종 소릴 듣지 못하는 것은 아무도 모를 물속에 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때의 일이다. 경상도를 담당한 가토(加藤淸正)가 동해 양산 언양을 휩쓸고 경주에 밀어 닥쳐 고적에 불을 질렀다. 불교신자였던 가토는 수중릉에 묻힌 문무왕의 명복을 빌고자 세워진 감은사(感恩寺)의 종을 욕심내어 자기 나라로 싣고 가다 수중릉인 대왕암 인근에서 갑자기 풍파와 천둥으로 가라앉고 말았다는 것이다.

고려 고종 때 몽골군이 경주에 쳐들어왔을 땐 많은 관가와 사찰을 태우고 거대한 황룡사(皇龍寺) 종을 자기 나라로 훔쳐가려고 경주 양북면 대종천(大鐘川)에서 배에 싣고 가다가 배와 더불어 가라앉고 말았다.
이런 일이 있은 후 큰 종이 빠졌다하여 그 강의 이름이 대종천으로 바꿨다.

삼국유사와 전설 속에 전해져 내려오는 황룡사종과 문무왕 수중릉 근처에 수장된 것으로 전해지는 감은사종은 신비 속에 숨겨진 침종(沈鐘)이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황룡사 대종은 신라 제 35대 경덕왕 13년(서기 7백 54년)에 제작되었으며 높이 3백 12㎝, 두께 27㎝, 무게 49만 7천 5백 81근(1백 49톤)에 달하는 거대한 종이다. 이는 무게 25톤인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이나 22.5톤인 석굴암 통일대종의 6배에 달하는 크기다.

침종(沈鐘)은 어디에 있을까.
한 번 울리기만 하면 온 세상을 맑음과 착함으로 채우고 영원과 깨달음의 세계로 이끄는 소리의 광명-.
  침종은 물리적으로 큰 소리로 멀리 보내려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서 울려나와 은은히 멀리 여운으로 번져가게 만들었다.

  ‘덩-’ 하고 울리면 또 들릴까 마음 졸이며 끊일 때는 또 들릴까 기다리게 하는 소리의 여운….
한 번 울려서 만물의 눈을 뜨게 하고 만음(萬音)을 가라앉혀 영원의 소리를 내는 종이여-.
우리 종(鐘)만이 가장 잘 낼 수 있는 고요하고 은근하게 긴 음파는 어디서 우러나온 것일까. 종의 주조법에도 있을 테지만, 맑은 하늘이 준 영혼의 깊이에서 울린 깨달음의 소리이기 때문이다.
금동반가사유상의 신비한 미소가 울리는 소리….

깊은 물속에 혼자 우는 침종을 맞아들일 줄만 알면 우리의 영혼은 가장 맑고 눈부시게 피어날 수 있지 않을까.
가만히 하늘을 우러러 귀대며 들어본다.
맑은 하늘 속으로 낭랑히 번져가는 침종 소리 …. 우리 겨레의 맑은 영혼이 숨을 쉬는 소리…. 아, 나에게도 마음속에 침종이 있어 사랑도 인생도 한 번 울리면 오래오래 여운으로 남아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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