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아야 고마워 소치에서 금메달 보다 값진 은메달을 대한민국에 안겨줘 감사하며 벤쿠버올림픽 때의 글을 다시 올림)
유연한 김연아 / 도월화
불 빛 같은 열정, 얼음 같은 냉정의 그녀가 아름답다. 선이 고운 손동작을 하며 불꽃처럼 날아오른다. 다른 선수가 3회전 연속 점프를 하면 고난도 기술이라 놀랍게 여겨지지만, 그녀가 하면 연기가 끝난 후까지 부드러운 여운이 남는 것을 느낀다. 백조의 깃털같이 포르르 날리는 트리플점프. 그 어렵기 짝이 없는 동작이 쉽게만 보인다. 경기가 시작될 때는 내가 더 긴장해서 가슴에 두 손 모으며 텔레비전 앞에 앉지만, 감상할수록 푹 빠져들어 황홀한 분위기에 젖는다. 007 영화음악에 귀엽게 몸자세를 비틀 때는 뱀의 s자 형상처럼 다이내믹하다.
미켈란젤로는 불꽃과 뱀*에 관련하여 제자에게 이렇게 충고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인체는 s자로 뱀같이 하나, 둘, 셋, 삼각형 피라미드를 이루게 표현하는 것이 좋고, 운동은 화염형태로 나타내어, 사람이 불꽃 모양일 때 가장 아름답다고 했다. 오늘날 s자 몸매가 각광받고 유행어가 되다시피 하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닌가보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피겨 퀸 김연아 선수야말로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예가 되겠다.
불꽃과 뱀은 무엇을 내포하는 것일까. 언뜻 떠오르는 나의 생각으로는 아마도 유연성이 아닐까 한다. 은반의 요정, 김연아 만큼 가녀림과 야무짐의 유연성이 공존하는 모습을 가진 이를 어디서 다시 찾아볼 수 있을까. 게다가 조지 거쉰의 협주곡이 멈추면 자신도 모르게 흘리는 최선을 다한 자의 눈물에 온 국민이 따라 울며 감격하지 않던가.
그런데 유연성이 아름다움이라면 사물을 보는 시각의 측면에서도 유연하게 생각하고 싶다. 나이 들수록 조물주는 당신이 지으신 만물에 고유의 의미를 부여했다는 신념 같은 게 생겨난다. 사고의 유연성은 또 다른 미의 세계로 안내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신은 놀랍게도 어떤 역경이나 추함 속에도 아름다움을 깊숙이 숨겨 놓으셨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숨은 아름다움을 찾아보라고 숨바꼭질을 하시는 것일까.
몸은 비록 유연한 연아를 닮아갈 수 없겠으나, 언제까지나 마음만은 유연하게 지니며 살고 싶다. 며칠 후면 꽃피는 3월이다. 새봄 나의 우선순위 1위 목표는 유연성으로 정해야 할까보다. 영원을 보려면 찰나를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영원은 보고 싶다 하여 한눈에 들어오는 게 아니지 않은가. 우주를 보려면 조약돌을 잘 보아야 한다. 우주는 보고 싶다 하여 한눈에 볼 수 있는 게 어차피 아니지 않은가.
(2010. 2. 26. 김연아 올림픽 신기록 피겨 金 메달 쾌거를 축하하며) http://ssopia7.kll.co.kr
註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2
조반니파피니 저 | 정진국 역 | 글항아리 2008.12.03 |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225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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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여울 2010.03.07.13:29:11
김연아 선수의 우아한 모습이 담긴 기념주화가 나온다고 하네요. 아자 아자 파이팅 기념주화와 함께 피겨 스케이팅으로 진한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으니 오랫동안 소중하게 기억될거에요. 도월화 님의 수필로 인터넷에서 "유연한 김연아" 좋은 글로 만나게 해주시니 사랑 많이 받는 김연아 선수가 부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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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샘 2010-03-03 12:13:37
<은반의 요정, 김연아 만큼 가녀림과 야무짐의 유연성이 공존하는 모습을 가진 이를 어디서 다시 찾아볼 수 있을까.>-본문에서-
유연한 김연아 최고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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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2010-03-04 09:07:21
앞으로도 더 많이 배우고 세계 무대에서 마음껏 뜻을 펼쳐보길 바라며
모쪼록 스케이팅이 김연아 님 삶의 즐거움이길 바랍니다. 파이팅!!!
도월화 님의 좋은 수필을 감상하면서 사고의 유연성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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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2010-03-04 13:21:08
한 동작을 익히기 위해서 만 번을 연습했다는 김연아... 스케이팅에 몰입하는 정신이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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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2 2010-03-03 13:13:28
표정 몸짓 하나하나가 완벽한 연기력과 예술성을 펼쳐보이던
김연수 선수가 자랑스러웠어요. 소피아 도월화 님의 수필 "유
연한 김연아" 행복하게 만나보면서 안개.2도 언제까지나 마음
만은 유연하게 살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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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천 2010.03.03.15:36
우리 모두가 김연아를 보고 감탄하고 감동은 하였지만 그의 몸짓을 필설로 어떻게 말할까 하였더니 이렇게 멋진 글로 표현해주셨네요. 선생님처럼 저도 마음이나마 유연해져야할 터인데...^^ 귀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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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환 2010.03.04. 22:47
'우주를 보려면 조약돌을 잘 보아야한다'는 진리에 감동을 받습니다. 봄을 맞아 만물의 약동을 봅니다. 삶의 유연성을 느끼면서 선생님의 글에서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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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숙 2010.03.06. 22:43:49
소피아님, 김연아의 유연성. 육체도 적당히 살이 쩌서 유연하고 얼마나 연습을 했기에 새처럼 날렵하게 날아가는지 감탄했습니다. 나는 할매가 되어가도 우리의 희망 연아는 그대로 20세로 머물었으면 하는 헛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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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인 2010-03-09 12:38:07
오랫동안 피겨 스케이팅 최고를 꿈꾸었던 자랑스러운 김연아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결과이지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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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향기(詩香) 2010.03.03 20:18
연기하는 모습 몇 번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김연아 선수. 황홀함 그 자체에요. S라인의 유연성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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