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밭에 쓴수필을 읽으면서 일기
2008/06/21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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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목일 선생님의 글을 읽어 내려갔다. 어쩌면 이렇게 맑은 글을 쓰실 수가 있을까. 수필을 읽으면서 이처럼 감동을 느끼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그동안은 글을 많이 읽을 기회를 갖지도 않았었지만 지금에야 글을 읽는 참맛을 느끼는 것 같다. 문득 내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음을 느끼며 스스로 놀라워했다. 슬픈 소설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적은 있지만 그것과는 다른 차원의 감동이 밀려왔다.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면서 마치 내영혼도 맑아져서 어느새 내가 자연의 일부로 승화되는 것 같은 희열을 느꼈다. 지금껏 현실을 살아오기 위해 꼭꼭 눌러 감추어 두었던 나의 내면의 그 무엇인가가 꿈틀거리며 깨어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세상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렇게 또는 저렇게 해야 한다는, 담금질을 당하며 강해져야만 하는 무쇠덩어리처럼, 나의 생각과 다르게 요구되어진 것에 충실하려다보니 내안에 있던 원래의 자연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이미 나이 50이 된 지금이지만 이글을 읽으면서 다시 사춘기 소녀처럼 설레는 가슴을 느낄 수 있었고 아스라히 지나가버린 어릴 적 첫사랑이랄 것도 없는, 짧은 시간동안 좋은 감정이 있었던 그 사람에 대한 추억도 순간으로 지나간다. 잠시 현실의 내 위치를 망각한 채 글속에서 나만의 내 자연에 빠져들었고 거기서 나온 희열의 눈물이었다. 세월은 쏜 화살처럼 빠르다고 누가 말했던가.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정말 그 말이 실감난다. 하지만 빠른 세월은 저 나름대로 흘러가라고 내버려 두려한다. 내가 바삐 움직인다고 세월이 천천히 가는 것도 아닐진데 이제는 더 이상 급할 것도 없고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다. 신속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욕심때문에 급행열차에 밀려 사라져 버린 완행열차 비둘기호처럼 시골 역 한곳이라도 놓치지 말고 정차하여 한가히 그곳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여유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다. 너무 늦게 선생님의 글을 만난 것이 안타깝게 생각되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좋은 글을 많이 읽으면서 내 영혼을 맑게 하여 나 자신이 한 알의 모래처럼 깨끗한 자연의 일부로 승화 될수 있기를 염원해본다. 그리고 참 글을 벗 삼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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