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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윤	(2006-11-29 23:03:44, Hit : 331, Vote : 28)

호떡 굽는 여인

호떡 굽는 여인

- 원화윤 -

하나로 마트를 겸한 단위 농협 정문 앞
작고 허름한 포장마차에는 아침 햇살이 정겹다

하루 일과를 끝낸 포장마차는 가스통과 오뎅 통에
청색 천막을 두르고 인도 귀퉁이에 서서 밤을 지낸다

밤과 낮의 장소가 다른 포장마차로 출근하는
조용한 표정의 여인은 언제나 환한 미소로 반긴다

오뎅 고치가 가득한 오뎅 국물 통 옆
철판에는 익숙한 손길에도 호떡은 익기가 무섭다

뜨끈한 오뎅 국물에 달콤한 녹차 호떡에
맛을 들인 사람들은 오며 가며 추위를 녹인다

꼬질꼬질한 포장마차 한 쪽 작은 의자에는
얼마 전부터 목 발 두개와 핼쑥한 남자가 앉아 있다

마트에 갈 때마다 핼쑥하고 새하얀 얼굴이
안쓰러워 보이는 그 남자는 중증지체장애인이었다

그 바쁜 손길에도 짬짬이 조용한 미소로
의자등받이 방석을 보살피며 옷매무새를 돌본다

오고 가는 손님이 좀 한가한 점심시간에는
그림자가 되어 휴식을 취하는 그분들은 부부였다

지극히 아름다운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숙연해져 뒤돌아보는 마음 뭉클한 덩이를 삼켰다

붉게 물든 석양에 따사롭게 비친
호떡 굽는 여인의 양 볼이 고운 노을처럼 발갛다.

2006. 11. 26.

△ 붕돌이와 붕순이

▽ 황진이 詩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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