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의 기도
부디 내 손을 깨끗하게 해 주소서.
욕망에 눈이 어두워 무엇이라도 갖고 싶어
안달을 부리는 손이 되지 않게 하소서.
아침마다 손을 씻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의 손을 씻게 하소서.
그 손으로 영혼을 씻게 하소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이마를 짚어줄 줄
아는 손이 되게 하소서.
시린 손, 공허한 손, 부끄러운 손, 교만한 손,
야욕에 찬 손이 아니라, 따스한 손,
신뢰를 주는 손, 겸허와 눈물을 아는
손이게 하소서.
남을 위해 두 손을 모으는 손이게 하소서.
이익이 될 만한 사람에게만 다가가 악수를
청하려 하지 말고, 뒤켠에서 한숨을 쉬며
물러나 앉은 사람에게 다가가 내미는
손이게 하소서.
성실의 손, 땀에 젖은 근면의 손이게 하소서.
제발 일을 할 줄 몰라 뒷짐을 지게 하지 마소서.
어둠 속에서 신음하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손을 잡게 하소서.
지금까지 잘 나고 의젓한 사람들의 손만
잡으려고 하지 않았는가.
탐욕과 이기심이 가득한 손,
남에게 근심과 해를 끼친 손은 아니었던가.
교만과 고자질을 일삼던 손은 아니었던가.
기도하는 손, 사랑의 체온이 느껴지는 손,
감사할 줄 아는 손, 눈물을 닦는 손,
이웃과 미소로 잡는
따뜻한 손이 되게 하소서.
- 鄭木日 의 수필 ‘손의 기도’ 중 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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