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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천	(2005-08-25 08:03:44, Hit : 612, Vote : 41)

우러러 죄 많은 것들

 



◈ 우러러 죄 많은 것들 ◈


                           -김영천



내리시지요
내리시지요
한 석달 열흘쯤 그렇게
내리시지요

두 눈엔 적의가 번뜩이며
마음은 이미 폐문 하였으니
깊은 골을 콸콸 흘러
한 세상 휩쓸어 버리시지요

우러러 죄가 많은 것들이오니
욕망으로 피갑칠한 것들이오니
하늘을 두고
한 낱 우리의 목숨이야 어찌하겠습니까

둥둥 떠내려가는 나뭇가지며, 풀잎들이며,
집이며, 돼지며, 닭들이며,
우루루 무너져 내리는 집들까지도
오오, 저 시퍼런 세월까지도
어찌하겠습니까

혹여 당신이 모두 무너져 내려
강으로 흐른다 하여도,
내리시지요

내리시지요

△ 손의 기도

▽ 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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