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 도이 김재권
사실은 오늘 이렇게 七虎會의 만남도 어려워
모처럼 여주농장에서의 시간을 연잇고 싶었다네
(물론 각자의 스케줄도 있겠지마는)
그래도 나는 정말이지 그리하고 싶었네
농장 저편에서 캠프파이어도 하며
젊은 날의 우리 이야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그동안 뜨막하여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
그리하여 늦은 밤에 차분하게
서울로 안양으로 인천으로 향하는 그 뿌듯함이란
(그건 아마도 시인의 허기가 부른 객기였겠지)
농장을 떠나오는 길에 아내가 이런 말을 하더군
“당신은 아직 젊었어요!
청춘의 맘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사는...”
(그런가? 정말 그런가?)
마음이 젊기에 고스란히 그리움으로 남았는가?
“가슴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 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나는 왜 이다지도 이 가사가 좋은지
김광석, 그의 노래는 모두 시 같아
우리들의 시절엔 무슨 노래가 있었던가?
송창식의 고래사냥, 이종용의 너
네가 좋아하던 Feeling
내가 좋아하던 비목
옛날의 추억들이 배인 청춘의 뜨거움을
어찌 잊고들 살아가는지 그냥 신기해
대성리, 강촌, 춘천, 소양강 물로리...
오늘 농장 형님의 생신을 축하하고자
직접 그린 시화(목탄화)를 드리려고 했는데
생각처럼 잘 이루어지질 않았다
붓을 놓은 지 너무 오래되니 이제는 감각이 무디다
그 또한 마음이 충만하지 못한데서 오는 거겠지
아, 아 나는 언제라야 이 허기를 채울 수
있더란 말이냐! 친구여, 만나서 정말 반가웠네
-월간「신춘문예」2006년 11월호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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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이 밤도 촉촉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심과 평안하심을 빕니다.
-도이 김재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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