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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천	(2009-09-07 14:09:20, Hit : 338, Vote : 23)

중풍

*피카소-Two Naked Figures 1908

 



 ◈ 중풍 中風 ◈

                           -김영천


폐포(肺胞) 하나하나마다
바람을 가두듯이
무엇인가 내 안에 가득히 가두었다면
마침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다면
이젠 서서히 내뱉어야 한다

단전에 힘을 모으고
후, 내 쉬어야 한다

의식이나 관념, 욕망 따위가
참 끈질기더라도
더 이상 묵은 바람은 품지 말자

아무런 의미 없는 들숨 날숨에
목숨이 시퍼렇게 서는 것 아닌가

하찮은 바람에도
얼마나 많은 아픔이 있는지
바람의 저 절뚝거리는 걸음,

깃폭처럼 우리는 그 앞에서 늘
팽팽하다

-시향 제12권. 2008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 분꽃

▽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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