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파일 설명- 정목일 교수님 GS문학상본상수상 목우회축하사진)<br><br><br>
아침!
성당구역 청소를 끝내고 남강 물을 끼고 한 바퀴 돌았습니다.
날씨가 제법 추워 짧은 모자달린 털 코트에 부추도 신고 모자와 목도리까지 챙겼습니다.
여름밤 운동 삼아 모여들던 둔치엔 사람들의 그림자는 찾아 볼 수 없고 남강은 한적했습니다.
쏴한 공기의 감촉이 쌀쌀맞지만, 마음은 오히려 정갈해지는 듯 했지요.
잔잔한 강물은 넉넉함 속 고요함으로 저를 차분하게 합니다.
겨울을 맞아 나무들은 노란 잔디 위에 수북이 잎들을 떨어뜨립니다.
이렇듯 고요함으로 마음이 물드는 날, 누군가에게 한 통의 문자를 띄우고 싶은 친구가 그립습니다.
자연의 평화스러움에 저 자신 세상을 맑음으로 바라 볼 수 있는 감사함이 온 마음으로 고여 듭니다.
저 만치에서 아직 겨울 차비를 않는 단풍나무를 만났습니다.
붉게 물든 결 고운 단풍잎을 한주먹 챙겼습니다.
'애야! 어서 너도 겨울 차비를 해야지'
모두가 가버린 텅 빈 나무 가지 사이에 홀로 남은 단풍나무가
독립투사처럼 장해 보이기도 하지만 길 잃은 새 마냥 외로워 보였습니다.
책 갈피사이사이 단풍잎을 끼워 두고 무거운 백과사전으로 꾹 눌러 놓았습니다.
누군가에게 기쁨이 될 수 있음은
한낱 말린 잎 새에서도 의미화 되었으면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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