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Ohmynews-'목일'이란 이름의 수필가와 화가의 만남
정목일-이목일씨 공동으로 <달이 있는 바다>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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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cjnews) 기자 ■2004 오마이뉴스 윤성효
■수필가 정목일 형과 화가 이목일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매우 즐거운 일이다.
왜냐하면 정목일 형은 내성적이고 드러나지 않은 사람인데 비해, 이목일은 외향적 성격으로 원색은 곧 진실이라고 외치는 작가이기
때문이다■(마광수).
■에세이집은 정목일 선생의 서정적인 글과 이목일의 원색적 그림이 어우러지면서 서로의 영적 교감이 마치 동녘에 떠오르는 붉은 해처럼 빛나는
것 같다■(이외수).
성만 다르고 이름이 같은 두 사람이 공동으로 책을 냈다. 한 사람은 수필가로 글을 썼고, 다른 사람은 화가로 그림을 그렸다. 화제의 두
주인공은 ■나무(木)+해(日)■라는 이름을 가진 정목일(鄭木日. 59)씨와 이목일(李木日. 52)씨다. 이들이 펴낸 책은 <달이 있는
바다>(미리내).
정씨는 1975년 <월간문학>과 1976년 <현대문학> 등을 통해 등단했으며 <경남신문> 편집국장과
경남문인협회장을 지냈다. 현재는 창신대 겸임교수.
이씨는 중앙대 회화과를 나와 한국미술협회 이사를 지냈으며, 미주 이민 100주년 기념 초대전을 비롯 20회의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이들이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서로 알게 되어 호형호제하며 지낸 시간은 20년. 그들이 처음 만날 당시 합동저서를 내자는 언약을 했고, 그
약속은 20년만에 지켜졌다.
두 사람은 서문에서 ■■나무와 해■의 만남이요, 문학과 미술의 만남이며, 살아가면서 얻은 인연의 꽃을 피워본 것■이라며 ■책을 읽고 보는
사람들에게 따스하고 빛나는 햇빛과 푸르름을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씨가 이씨를 만난 일화를 쓴 '나무와 해의 만남'이라는 글이 재미있다. 정씨는 한 스포츠지 화제 기사 '알몸농사 괴짜화가'를 통해 이씨의
근황을 알게 됐다.
그 기사는 ■그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밭을 매고 있었다■로 시작하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은근하고 짙은 향기, 그윽한 밤나무 아래서 죽염을 섞은 황토를 온 몸에 바르는 게 그의 알몸 밭매기의 시작, 그리고 한참 지나 황토가
마르면 밭으로 나가 김을 맨다. 이 땐 이미 그의 몸에서 하늘과 땅의 기운이 그득한 상태. 천지의 기를 작물에게 그대로 전해주는 게 그의
밭매기의 컨셉이다.■
■ 수필가 정목일(좌)씨와 화가 이목일씨.
■2004 오마이뉴스 윤성효
정씨는 이름이 같은 화가를 만나면서 일어난 재미나는 일화들을 소개해 놓았다. 사람들은 이씨를 걸레스님
이후 최대의 괴짜화가라고 했지만 정씨는 ■우리 화단의 전천후 실험작가로 그를 이해하기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면서 연구자의 태도로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정씨의 수필에는 서정이 물씬 배어있다. 감성적인 언어구사 또한 돋보인다. 책에는 '섬진강의 매화' '바다 속으로의 산책' '영원' 등
정씨의 수필 56편이 실렸다.
이씨의 그림은 영감에 의한 색채미학을 보여주며 새로움과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정씨의 수필 중간마다 그림을 그려 놓았는데, 수필 속의
삽화가 아니라 별도의 작품 같은 느낌을 준다.
이들은 공동 서문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는 가난하였고 세상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나무+해■라는 이름을 갖고 나서부터는 ■작품■만은 부끄러움이 없는 것을 내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늘에 해가 없으면 하늘의 의미와 철학이 없고, 땅에 나무가 없으면 땅의 의미와 철학이 없을 것이다. ■나무+해■의 모습은
평화와 휴식 사랑 생명 광명 행복의 세계다.■
2004/02/17 오후 8:19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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