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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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윤	(2010-12-06 21:51:03, Hit : 441, Vote :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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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2)

가을 편지(2)
白蓮 원화윤

생각에 잠긴 가을이 한 잎 두 잎
다소곳한 벤치에 앉으니 왠지
목울대 치미는 뜨거움에
볼멘 마음을
끼적끼적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자지러질 듯 어둠을 적시는
풀벌레 흐느낌에 젖어
빛바랜 사진첩을 사색하노라니
아련한 기적소리 메아리에
찬비에 흠뻑 젖은
플랫폼 등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빗줄기 터널로 멀어져가는 기적소리에
펑펑 울던 플랫폼 등을 추억하니
꼬깃꼬깃 깊숙이 꿍쳐 두었던
가슴 속 옹이를 풀어
쓰라린 아픔 갈피갈피에
가을 빛깔 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홍시를 터뜨린 설렘에게 아픔만 남기고
등을 보인 가없는 그리움에게
뭐 이렇다 할 사연이 없어도
옷깃 만 스쳐 간 인연들에게까지
핏빛 노을 사연을 빼곡히 담아
별지도록 쓴 가을 편지를 우체통에 넣었습니다

세월의 터널 속 질척한 벽에
슬어버린 뜨거운 문신을 채록하고 싶어서.

2007. 09. 28.

sysop (2010-12-07 05:55:26)

감사합니다. 시인님, 낙엽 한 잎에 가을편지를 띄워놓으셨군요.
우리 창 밖에도 노랗게 쌓였던 은행잎이 다 사라지고 시인님 보내주신 남은 한 잎 같은 낙엽이 찬바람에 여기저기 쓸쓸히 날아다닐 뿐이네요..

원화윤 (2011-01-07 16:16:42)

감사한 선생님! 가을 냄새에 취해 단풍잎 사색에 잠긴 저 모란 사진을 올렸는데 뜨질 않나보죠? 죄송합니다!! 새해에도 매사 좋은 일만 가득- 고운 행복 많이- 지으시길 기원합니다._(())_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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