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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화윤 (2012-07-31 14:22:46, Hit : 1688, Vote :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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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선지에 피운 자부심

화선지에 피운 자부심

- 십 수 년 몸도 마음도 갈아먹는 요통

갓난아기 만지듯 곱게 갈은 먹물에
진물 져 녹슨 마음 애써 씻으며
먹물 먹인 붓 산통의 힘으로 잡아
옥양목 빛 화선지에 안기는
훈장님 훈도 속 회초리에 깨우친 획-

호전 없는 허리치료에 가슴 저린 결석
교실로 달려가는 마음발길 달래가며
오늘도 집에서 젖은 생각 문 열어
자상한 가르침을 상기하며
들숨 날숨 깊은 숨 고루는 외로운 싸움

내 안 나를 찾아나서는 화선지 위 춤
따끔한 회초리가 절박한 마음
요통의 괴로움보다도
마음 통증이 더 아린 요즈음
오늘도 한 주 문이 열린 그 월요일

눈 가득 담긴 가족적인 수업 분위기
장기간 요하는 허리 통증 치료에
설레며 치던 사군자 수업도 손 놓은
아쉬움에 불안한 마음 토닥이며
아픔 속 회초리를 애써 깨우는 붓 춤

세파에 찌든 일상 속 약수 먹물 냄새
겸손의 미덕을 일깨워 준 획 순서
유희의 행복 터널에 안긴 묵향 사색
치료하는 허리통증 하얀 이빨 보이면
봄 가뭄 속 단비기대치 훈장님의 회초리

못내 아쉬움 벽 속 값진 추억
목 줄 타는 훈도의 그리움 능선
사계절 추억 숲에 심은 뜻 깊은 평심
몸도 마음도 기껍게 바친 흠모하는 붓글씨
화선지에 피운 자부심, 찾아 나선 내 안 나의 집

메스의 춤이 최선이라는 극단의 처방에
산지사방 온통 짙푸름이 흐드러진 여름임에도
몸도 마음도 가여움 속 감옥 벽인 일상 빛은 온통 눈밭이다

2012. 07. 18.

白蓮 원화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