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감의 효성
白蓮 원화윤
본인 업무만으로도 바쁜 일상임에도 치매투병중인 노모의 병시중이 더 중요한 아들, “엄마~ 오늘은 거기 갈까?" 하며 바닷바람이나 산바람을 마실 수 있는 고적한 곳으로 모시며, 답사하는 곳 곳 현장에 머물면서 정감어린 설명을 잊지 않는 그 자상함, 새로운 환경 속으로 모시고 다니며 잃어버린 생각 밭을 헤매는 어머니수족의 길라잡이가 되어드리는 아들, 키워주시던 모성의 인자함으로 투병중인 노모를 극진히 모시는 참사랑의 효성
어머니의 삼시세끼 음식을 만들 때에도 어릴 적에 자주 해 주시던 음식 맛을 떠올리며 만든다는 아들. 외아들인 본인을 키우실 때 아낌없이 쏟아주신 사랑을 듬뿍 넣어 운동부족인 환자의 소화에 쉽도록 갖가지 야채를 넣어 정성스레 끓인 죽, 그 영양 죽을 휠체어에 앉은 어머니께 먹여드리며 “엄마~ 맛있어? 엄마~ 내가 누구야?" 하며 과거의 기억 밭으로 유도하는 얘기꽃은 아가에게 이유식을 먹이는 듯 사랑스럽고 대견스러워하는 표정
외출 할 때든 집안에서든 아들이 부축을 할라치면 “왜 때려~ 또 때려~”의 어투가 무의식 중 입버릇이 된 치매투병중인 한 줌 노구인 어머니, 기억세포가 말라가는 치매의 호전을 위해 묻고 물음의 반복적인 얘기꽃을 지혜롭게 피우는 눈물겹도록 헌신적인 아들, 허구한 날 하루 같은 하룻길을 웃음 진 표정으로 동문서답인 노모와의 얘기꽃은 “엄마~ 내가 엄마를 평생 모실 거니까 조금도 걱정하지 마,” 하는 아, 눈물겨운 값진 효심
기약의 끈이 없는 기인 투병중인 노모를 뜨거운 가슴으로 보살피는 아들, 미처 못 챙기는 생리현상을 잠자리에서 태연히 저지를 때나 목욕을 시켜드릴 때도 노련하게 처리하는 효성, 그 과정에서 보호자인 아들이나 환자인 어머니나 지극히 편안한 표정들, 대소변을 해결한 변기에서 휠체어로 옮겨 앉힐 때도 “엄마~ 참 시원하지?” 웃음 진 표정으로 손쉽게 처리하는 애틋하도록 절대적인 실과 바늘인 모자 지간
매사 인정스럽게 활동적이시던 어머니의 생각 밭에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봄 가뭄, 그 모진가뭄의 여파로 기억의 포기들이 하나 둘 말라가는 노모의 생각 밭, 가슴쓰린 생각 밭에 참마음의 밑거름으로 문답식인 일상어의 책을 계속 읽어드리는가 하면, 건강하실 때 즐겨 부르시던 노래도 함께 불러드리며 깊은 잠에 취한 어머니의 생각 줄을 등잔불빛으로라도 깨우기 위한 나름의 이벤트를 재치 있게 준비하는 특별난 아들
집안에서는 주부역할 속 간병인으로, 밖에서는 사업주인 일상임에도 표정의 기복이나 마음의 기복이나 한결같은 온정의 아들, 안 팍 살림을 매사 손색없이 처리하는 병시중의 과정들은 감히 겉마음으로는 보살필 수 없는 참사랑의 빛이 아닌가,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치매투병중인 어머니의 극진한 보필을 위해 본인 삶의 보금자리는 접어둔 채, 오로지 병시중으로써 어머니체온을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으뜸 효자
오십대 초반인 노총각 아들의 갸륵한 효성, 누구도 흉내도 못 낼 효심의 뿌리가 아닌가, 어느 날 갑자기 생각 줄을 잃어버려 메말라가는 어머니의 기억 싹을 틔우려는 노심초사의 실생활, 이러한 효자 또 있을까. 그 아들은 노모의 병시중을 위한 마음속 등불을 절대 끄지 않으리라. 자식으로써의 사명을 꼭 지키리라. 타에 모범의 빛인 귀감의 효성, 그 참사랑에 수 년 간 병시중의 일상이던 창살 없는 감옥 밭을 연신 뒤돌아보게 한 사실화의 프로그램, 08:30분 인간극장의 5부작 ‘어머니 고마워요’ 프로를 시청하면서……,
복 많으신 어르신께 하루 속히 어둠 속 악몽에서 벌떡 깨어나셔서 새 아침의 새 햇살을 온 몸으로 안아 드시며 한 겨울인 생각 밭에 봄 뜰 빛 건강을 되찾으시길 바라오며, 독신인 효자아드님도 아름다운 가정을 일구어 행복한 삶을 누리시길 간절한 마음이다.
2012년 10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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