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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아카데미(2008-07-27 09:23:37, Hit : 1588, Vote : 139
 정목일과 이목일의 '모래밭에 쓴 수필'


정목일과 이목일의 '모래밭에 쓴 수필'
                                                              *  김옥기 칼럼 *

‘한국 서정수필의 대가 정목일의 은빛 수사학’. 그것은 수필가 정목일과 성은 다르지만 이름이 같은 화가 이목일과 함께 탄생시킨, 그림이 있는 수필집 ‘모래밭에 쓴 수필’이다. 나무와 해라는 뜻의 이름인 두 목일(木日)의 수필집 출간은 2004년에 낸 ‘달이 있는 바다’ 이후 두 번째다. 정목일의 아름다운 문체의 수필이 담겨있는 이 책의 표지가 이목일이 즐겨 그리는 원색의 꽃과 동물 그림으로 환하게 밝다.

이름이 같은 글쟁이와 화가가 각자 삶의 최고의 무기인 글과 그림으로 함께 책을 만드는 일, 살아가면서 이런 일도 재미있을 것 같다. 같은 이름의 화가를 찾아서 이렇게 예쁜 책 한 권 만들어 볼까?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인사동 갤러리에서 화가 이목일로부터 책을 받는 순간 그런 마음이 들었다. 책을 펴보면 그런 욕심 한번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수필가 정목일 처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면.

이름이 같아서 두 사람이 만나 호형호제하며 지낸 이들의 25년 세월이 아름답다. 좋은 인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이어서 주위에서 부러워들 한다. 그들과 절친한 마광수 교수는 “수필가 정목일 형과 화가 이목일의 만남은 그 자체로 매우 즐거운 일이다. 왜냐하면 정목일 형은 내성적이고 드러나지 않은 사람인데 비해, 이목일은 외형적 성격으로 원색은 곧 진실이라고 외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 했고, 이외수씨는 “에세이집은 정목일 선생의 서정적인 글과 이목일의 원색적 그림이 어우러지면서 서로의 영적 교감이 마치 동녘에 떠오르는 붉은 해처럼 빛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필은 인생을 담은 그릇’이라고 말하는 수필가 정목일은 한국문단의 등단 수필가 1호다. 일간지 신춘문예나 문예전문지의 신인상에서도 수필이 시나 소설처럼 인정을 받지 못했을 때, 현대문학과 월간문학에서 최초로 수필가로 등단한 인물이다. 한국문협 수필분과 회장이면서 창신대 문창과 겸임교수, 선수필 발행인이다. 그동안 주옥같은 서정수필을 쓰면서 ‘모래알 이야기’ ‘달빛 고요’를 비롯한 14권의 저서를 냈다. 정목일은 그렇게 30년 수필 외길을 걸어오면서 한국에 수필 문학 인구를 늘리는데 큰 공헌을 했다.

그는 “수필 쓰기는 사소함 속에서 남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보석들을 찾아내는 일이자, 자신만의 모습, 빛깔, 향기로 인생이라는 꽃을 피워 내는 일”이라며 “수필은 멀리 있지 않다. 나의 생활 곁에, 삶의 곁에 있다. 슬픔의 곁에, 눈물의 곁에, 기쁨에, 정갈한 고독의 한 가운데에 있다”고 했다. 이러한 정목일에게 금아 피천득 선생은 “정목일은 한국적인 서정의 재발견과 음미에 관심을 두고 등단이후 한결같이 서정수필의 맥을 캐온 수필가이다. 그의 수필은 아름답고 명상적이며 읽는 이에게 맑음과 삶의 깨달음을 준다”고 평했다.

화가 이목일은 마광수와 2인전을 열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서양화가. 중앙대학교 회화과와 일본 창형미술학교 판화과를 졸업하고, 뉴욕의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서 수학한 그는 “원색은 진실이며 생명이 바탕이자 자연의 색이다. 그 강렬함을 통해 아이 같은 순수로 돌아가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깨우칠 수 있다”고 말하는 원색 찬미의 실험 작가다. 그동안 미국, 중국 등 해외전시를 비롯한 20여회의 개인전과 수백회의 그룹 기획전에 참여해왔다. 지난 2003년 뉴욕서 호랑이 1 만 마리 수묵화전을 열기도 했던 이목일은 현재 북경에서 북경올림픽 기념으로 호랑이 1 만 마리 그림전을 열어 현지인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수년 전 이목일의 작품을 스페이스월드 70인 작가 그룹전에 출품시킨 적이 있다. 이번 수필집 표지와 조금 닮아있는, 더 원색적인 동물 그림 두 점이었다. 한 부부가 중학생과 초등학생 등 아이 셋을 데리고 와서 전시회를 관람했다. 그 때 아이 아빠가 어떤 그림이 좋으냐고 묻자, 아이들은 벽에 나란히 걸려있는 이목일의 그림 두 점을 가리켰다. 그 날 이목일의 그림 모두가 그 가족에게 팔려갔다. 1백점이 넘는 70명 작가의 그림 가운데,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눈에 비친,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이 이목일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모래밭에 쓴 수필’은 모두 273쪽에 정목일의 풀밭, 모래알 이야기, 떡살을 보며, 토기 앞에서, 대금산조, 삼배 등 52편의 글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한 이목일의 크고 작은 그림 60여점이 어우러져 있다.

가슴을 포근하게 해주는 수필가 정목일의 서정의 글 모음 ‘모래밭에 쓴 수필’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얘기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필가 정목일이 많은 세월 눈 돌리지 않고 오직 수필만을 써온, 진정한 수필가로서의 아름다운 고집을 배운다. 또 수필이 무엇인지, 왜 수필을 쓰는지, 수필은 어떻게 쓰는지도 알게 된다.

책머리에 쓴 그의 고백이 문학소녀로 돌아가게 한다. 외로움에 젖어있을 이민자인 나의 작은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 그것은 나의 마음이기도 하다.

"나는 수필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 수필과 벗하며 고독의 길을 걸어왔다. 수필을 통해 마음을 씻어낼 수 있었고, 아픈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다.“








별은 그 눈부심 때문에 더욱 고독하다
선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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