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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아카데미(2006-12-11 07:20:47, Hit : 1017, Vote : 149
 겨울의 문

                                    겨울의 문
                                               鄭 木 日

겨울의 표정은 닫혀 있어 표정을 볼 수 없지만 진지하고 엄숙하다.
바깥으로부터 문을 닫아거는 대신 내면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 놓는다. 말을 절제하고 눈을 감고 좌선(座禪)하고 있다. 천지 가득했던 제각각의 화려한 빛깔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모두가 마음을 비워버렸다. 사람들은 옷을 두텁게 입었으나, 나무들은 걸친 것을 모두 떨쳐버리고 알몸이다. 풀들은 아예 자취 없이 사라져 버렸다.

겨울엔 문을 닫아걸어야 한다. 침묵 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보고 성찰의 문을 여는 계절이다. 명상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한옥(韓屋)의 구조는 여름과 겨울을 잘 보내기 위한 지혜의 산물이다. 유난히 무더운 여름을 위한 마루와 추운 겨울을 견디기 위해 온돌방을 마련한 것이 주안점이다. 겨울이 오기 전에  미닫이문이나 여닫이문에 새 창호지를 바르고 문풍지를 붙여 바람을 막는 것이 연례적인 일이었다.    

어릴 적에 한옥에 살았던 나는 여닫이문의 창호지와 문살을 보는 것이 좋았다. 나무 살로 가로 세로 짜놓은 문살에 한글의 자모를 맞춰보면서 한글의 자형(字型)이 문살을 보다가 창안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ㄱ, ㄴ, ㄷ, ㄹ 등을 쉽게 찾아내고 ㅇ과 ㅎ자는 둥근 문고리가 만들어 주고 있지 않은가. 창호지에 투영되는 빛은 눈부시지 않게 맑다. 유리문처럼 속을 다 비춰 보이는 게 아니라, 은근하게 빛이 닿아 속삭여주는 듯하다. 마치 백자 항아리처럼 삼삼하게 그리움이 우러나는 듯하다.

겨울은 눈의 계절이다.
눈이 내려야만 겨울다운 미와 맛이 있다. 아침에 깨어나 바깥을 내다보았을 때, 자신도 모르게 간밤에 눈이 내려 천지가 백설에 뒤덮인 것을 보면 갑자기 경이와 신비의 나라로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눈은 갑자기 혁명군처럼 내려 마을을 정복해 버리고 교통과 통신을 두절시켜 버린다. 순식간에 불순, 이기, 집착, 탐욕, 잡동사니를 백설로 뒤덮어 순수와 동심과 찬미로 가득 차게 만든다. 온 세상을 강제로나마 순치시키고 정화시킨다. 겨울은 눈으로 영혼을 맑게 순결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겨울은 만물을 성숙하게 하며, 다시 깨어나게 예비하는 계절이다. 인내의 담금질과 침묵 속의 깨달음과 내면의 성찰을 통해 성숙을 가져오게 한다. 고독을 혼자 견디게 하는 힘과 지혜를 얻게 하고 기도를 가르쳐 준다. 텅 빈 마음의 충만을 알게 하고, 다시금 출발선에 겸허히 서게 만든다. 한 알의 씨앗으로 대지 밖으로 싹을 틔울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하고, 추위와 얼어붙은 땅을 무엇으로 열 것인가를 알게 해준다. 힘과 용기는 시련과 인내에서 얻어지는 것임을 알게 한다.

겨울에는 빈 들판과 눈 덮인 광야와 북풍이 몰아치는 산으로 가보고 싶다. 바람과 결빙과 고독의 공간 속에서 한 그루 나무가 돼보아야 한다. 겨울나무는 무소유(無所有)이다. 심신도 비워버리고 존재마저도 내놓아버렸으므로 성자처럼 거룩하다. 피부는 말라 갈라지고 죽은 듯이 거무죽죽하지만 표정만은 담담하고 맑다.

죽은 듯한 나무들을 다시 깨어나게 하려고 바람은 이리떼처럼 울부짖으며 나뭇가지를 흔들어댄다. 나무들은 바람결에 흔들리면서 마치 활로 현(絃)을 켜듯이 명상의 음(音)을 연주하고 있다.
폐쇄의 문, 침묵 속의 좌선, 나무들의 고행은 영혼과의 대화를 위한 내면의 문을 열기 위한 것이다. 다시 깨어나기 위한 존재의 발견과 성숙의 시간이었다. 겨울은 존재의 자각과 지혜를 얻게 해주는 은혜와 기다림의 계절이다.

나도 나무처럼 겨울 벌판에서 벌거숭이로 눈보라 속에 정련의 시간을 가져 다시 깨어나고 싶다.  
                                                              




제자 이야기
아리랑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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