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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경(2014-05-23 13:15:21, Hit : 1144, Vote : 113
 뻐꾸기 울면

뻐꾸기 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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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熙京




푸르고 싱그러운 오월, 풀과 나무와 새들 세상이다. 아침 이슬이 촉촉이 내려 간밤에 핀 꽃들이 함초롬하다. 초여름을 녹여내며 성긴 신록을 착착 썰어내는 쏙독새 도마질 소리가 점점 빨라간다. 휘파람새도 자기 영역을 지키느라 입 재주가 한창이다. 화악산 앞자락으로 윤 사월 긴 여름 해가 솟아오르고 새들의 합창 소리가 높아지면, 숲 속은 한층 더 수런거리고 풀과 나무엔 윤기가 흘러내린다.
초여름을 몰고 오는 새는 뻐꾸기다. 여느 새들과 달리 새벽부터 온 종일 줄기차게 피를 토한다. 절절한 울음소리의 비해 성격은 진득하질 못하다. 관목사이를 헤집고 옮겨다니며 운다. 혼자서 운다. 단독생활자이고 영원한 자유인이다. 산비알 수풀사이를 오가며 숨어사는 외로운 방랑자이다.
뻐꾸기의 몸길이는 언뜻 보기엔 잿빛 바탕에 보랏빛으로 자그마한 체구이나 구조는 화려하게 짜여있다. 앞가슴은 회청색, 아래는 오밀조밀한 백색과 암회색 가로 무늬, 꽁지는 회색반점, 다리는 청색이다.

삼 팔 접경 용화산 앞자락 양지 마을에 진달래 꽃 무덤이 한 맺힌 전설로 누워 있다. 시어미가 죽어가며 떡국이 먹고 싶다 했다. 며느린 보리 고개에 웬 떡국이냐며 걱정하는 사이 떡국 떡국하며 죽고, 며느리도 다음 해 개개  헛소리를 하며 세상을 떠났다 한다. 그 혼백들이 죽어 뻐꾸기가...
<뻐꾸기 전설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변색되어 전한다>

그래서일까. 뻐꾸기는 끼니때가 되면‘떡 꾹, 떡떡 꾹'하고 우는 것 같다. 그러나‘개 개’소리는 한스런 정서완 전혀 다른 실생활에 나타난다. 구성지게 울어대다 시들해 지면 주위가 소란스럽고 시끄러워진다.
뻐꾹새는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아 위탁 기생하는 조류이므로 집이 없다.  둥지를 틀지 않고 때까치 멧새 할미새 뱁새 집에 알을 낳는다. 산란기 땐 뻐꾹 뻑 뻐꾹...개 개개...울어대며 다른 새들의 집을 넘보기 바쁘다. 며칠을 두고 둥지 옆에 앉아 노래를 부르며 피를 토하고 목청을 돋구며 뱁새를 안심시킨다.





뱁새가 알을 품고 있다 집을 나가면 서둘러 알을 낳기 시작한다. 처음엔 한 개, 번식기엔 둬 서너 개씩 낳는다. 능청스럽게도 뱁새 알과 색깔을 맞춰 놓는다. 뱁새가 돌아오면 또 구성지게 울어대며 뱁새 맘을 가라앉히려 능청을 떤다. 난 집이 없다 뻐꾹, 알 하나만 부탁해 개개 개, 미안해 뻐꾹..  그것도 모르고 뱁새는 어미 노릇을 대신하며 알을 골고루 굴려 정성스레 부화를 한다. 뻐꾸기 알은 뱁새 알보다 몸집이 커 껍질이 빨리 터진다.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새끼는 알에서 깨어나 하루 이틀 사이 눈도 뜨기 전, 배은망덕하게도 오목눈이 뱁새 알을 등으로 밀어내고 둥우리를 독점한다. 밀어내기가 시작되면 에미는 옆가지에 앉아 뻐꾸기 특유의 전자파를 발산하며 힘을 보태주고 정보를 교환한다. 생존을 위한 본능적 태교가 시작되는 것이다. 잘한다 내 새끼 뻐꾹, 너는 뻐꾹새야 조금만 더 뻐꾹, 하나 둘... 알 깨지는 소리. 잠시 후에는 더 희한한 세상이 열린다. 뻐꾸기 울림의 최면이라도 걸린 듯, 오목눈이는 새끼를 도와 알 밀어내는 작업에 가담한다. 멍청하고 불쌍한 오목눈이, 제 핏줄은 곪아 터져 썩어 내린 지 오래건만, 자신의 몸뚱이보다 둬 서너 배 클 때까지 남의 자식을 길러낸다.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나면 뻐꾸긴 또 전자파를 보내 둥지 밖으로 불러낸다. 오목눈이 잘 있어, 내년에 또 만나. 구월이면 새끼를 데리고 강남으로의 긴긴 여행을 떠난다. 이 기막힌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어쩌랴. 조물주의 속셈을 누가 헤아린단 말인가.
그러나 어미나 새끼의 상식을 초월한 행위는 몰염치철면피라 어처구니가 없다. 남이야 어찌 되었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오늘 날 우리 현실을 보는 것 같아 한심스럽다. 남의 집에 얹혀 살면서도 세상의 한을 혼자 짊어진 체하는 속마음이 가증스럽기만 하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48회 아카데미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가 있다. 하얀색 건물에 쇠창살로 막혀 있는 정신병원을 뻐꾸기 둥지로 처리한 루이스 폴레 감독의 속마음을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뻐꾸기 둥지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해괴망측한 사건들은 일반론적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겠기 때문이다.
옛날엔 어사가 떴다는 풍문이 나면 골 수령들은 뻐꾸기 비석을 세워 자신의 선정을 조작해 승진재료로 썼다 한다. 뻐꾸기는 예나 지금이나 좋은 이미지는 아닌 듯싶다. 그러나 뻐꾸기도 할말은 있다. 비록 남의 집을 빼앗아 부도덕하고 뻔뻔스런 짓을 하지만, 이는 잡 새들의 생식을 억제해 먹이사슬을 조정하는 자연환경 지킴이라는 것을....



뻐꾸긴 오월에 찾아와 팔월까지 얕은 관목 사이를 날아다니며 처절하게 울어댄다. 잃어버린 시어미의 사랑을 찾아 피를 토하고, 가는 세월의 아쉬움과 멀어져간 청춘을 돌려 달라 애간장이 끊어진다. 뻐꾹새 울림은 한가한 사람이 들으면 평화로움으로, 한 서린 사람에겐 염장을 지르는 배앓이로, 속이 타는 이에겐 개소리로 들린다. 그러나, 뻐꾸기의 진정한 울림은 민초들의 한과 시름의 찬 피 터짐이고, 이 시대를 어렵게 살아가는 농사꾼들의 뼈 꼴 빠지는 아픔이기도 하다.
오늘따라 목을 에며 산골을 붉게 물들이는 뻐꾸기 한숨소리가 더욱 청승맞고 애절하다. 절절한 아픔이 환청 되어 산을 휘돌아 골짜기 아래로 쏟아져 내릴 때마다, 우리 마을의 유일한 처녀 농부이고 농어민 후계자 분(芬)이는 작년 이맘때 서울 간 돼지 터 골 오빠 생각에 눈시울이 젖는다. 뻐꾸기 울면 다시 온다더니 아직 소식이 없다. 서울엔 뻐꾸기가 없는 걸까. 고무신을 잃어버렸을까. 아니면 바꾸어 신었나. 뻐꾸기 시계소리를 한번쯤 들었을 법도 하건만....
윤 사월 긴긴 해가 서산마루에 반 뼘쯤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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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 나리

뻐꾸기가 짚 앞 층층나무까지 내려와 피나게 울고 있다. 웬 일일까.
'저, 가요, 강남으로'
'벌써 가려고, 왜 더 놀다가지'
'추석 전에 고향으로 돌아가 제사상을 올려야'
'너도 제사를?....'
그 동안 우리 식솔들이 남의 둥우리를 차지하고 밀어내 죽인 영혼들을 달래기 위해 고향으로 간다 했다. 밝은 달과 어머니와 고향냄새를 찾아 남쪽으로 가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러고 보니 추석이 며칠 앞이다.
"주인님, 그 동안 고마웠어요. 저의 노래를 들어주고, 또 이해해 주시고. 모든 사람이 몰염치한 놈이라 욕을 해도 주인님만은 저를 잡 새들의 번식을 억제해내는 자연 지킴이라 하심을....선물하나 떨구고 갈게요. 뻐꾹 나리라고 하는 작은 꽃이랍니다. 내년 봄에 만나요."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뻐꾸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산은 어느새 잘잘 흐르던 기름기가 빠져 고적하고 저만큼 뻐꾹 나리 피어나 홀로 산을 지키고 있다. - 윤희경









흙과 꽃 그리고 수필
또 다른 첫 돌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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