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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숙(2015-07-30 13:32:30, Hit : 827, Vote :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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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커힐의 어느 봄날


* 이진숙 약력
1995년<시조생활>, 2002년 예총<예술세계>수필당선등단. 한국문인협회문인권익옹호위원,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한국현대시인협회심의위원장, 한국여류시조문학회이사, 한국수필가협회이사. 계간문예작가회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회원. 가톨릭문인회회원. 한국문인협회성동지부회장역임. 국민훈장「목련장」포상(대통령), 동서커피문학상. 시천시조문학상본상. 시집;『하루가 너무 길다』『창 너머엔 노을이, 가슴 속엔 사랑이』수필집;『분위기를 모르는 남자』작품집;「반딧불과 키보드 사이」」수줍은 내 詩의 얼굴이여」외.
* E-mai ; jslee726@naver.com


워커힐의 어느 봄날
-봄의 유혹
                                                 이진숙

교중미사가 끝나고 10분 정도는 늘 있던 성가 연습이 오늘은 없었다. 성당 밖에 나오니 날씨가 너무나 화창했다. 이 화창하고 화사한 봄 날씨가 그냥 집으로 들어가기엔 모두 너무나 아까운 모양이다. 성가대원 중에 ‘카타리나’와 몇 명이 남아서 ‘데레사 형님, 형님도 이대로 집으로 들어가시기엔 날씨가 너무 아깝죠? 이 좋은 날 어디로든 좀 가요 네? 네?’하며 애교 작전이다. 그래, 벚꽃이 만발한 이 좋은 날 어디로든 가보자 핸들을 잡았다.
강변북로를 달리다 워커 힐로 향했다. 와, 어쩌면 달리는 차 창으로 들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이 이렇게도 상쾌하고 기분 좋을까. 차 안의 네 여자는 차창 밖으로 입과 두 팔을 벌린 채 ‘아 좋다, 너무 좋아!’ 이구동성으로 감탄 연발이다. 서울에서도 명당에 자리 잡은 워커 힐은 언제 와도 정말 좋다. 산 중턱을 요리조리 잘 닦아놓은 아스팔트 길은 달리기에도 좋고, 그 길 양옆으로 벚나무 가로수가 있어 한층 운치를 더해준다. 연인과 데이트하기 좋은, 분위기를 겸한 멋진 드라이브코스가 되기도 하는 길이다. 지난주에 남편과 왔을 때는 벚꽃이 만발했고 꽃비가 내렸었다. 벚꽃 터널을 지날 때는 꼭 내가 꽃 나라의 왕비가 된 기분으로 행복하기까지 했었는데…. 꼭 일주일 만인데도 벌써 화사했던 벚꽃은 져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 자리엔 배냇니를 드러낸 아기의 미소 같은 연두색 예쁜 새잎이 돋아나 또 다른 상큼함과 신선함을 주었다.
끊임없이 섭리대로 움직이는 대자연의 예쁜 나무들을 보며 ‘참으로 자연은 부지런히,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자기 할 일을 다 하는구나.’하고 새삼 느꼈다. 그리고 조금만 귀찮거나 힘들어도 뒤로 미루고 지쳐 포기하려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산비탈에 있는 예쁜 꽃들은 어쩜 저리도 곱게 꽃을 피울까. 색깔도 아름다운 보라색, 노란색, 빨간색, 분홍색으로 꼭 커튼을 드리운 듯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오고 가는 사람들을 즐겁게 맞이해주는 앉은뱅이 패랭이꽃까지 모두가 고맙고 사랑스럽고 위대하게 느껴진다.
살랑살랑 바람이 볼을 스친다. 황사는 어제 온 비로 모두 씻긴 탓인지 오늘 더욱 청명한 날씨가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한다. 차를 명월관 앞에 주차하고 분수대 앞 벤치에 앉았다. 위를 바라보니 버선코처럼 살짝 치켜 올려진 명월관 지붕 처마 끝이 참 아름다웠다. 우리 선조들의 아늑하고 조용한 아름다운 자태를 보는 듯했다. 시원한 강바람이 우리를 더욱 싱그럽게 해주었다. 난간 앞쪽에 심어 놓은 커다란 느티나무는 정말 잘도 생겼다. 한강 쪽으로도, 또 연못 쪽과 건물 쪽으로도 고루 균형 있게 팔을 뻗쳐 가지를 벌렸다. 그 많은 나뭇가지마다 연두색 새싹들이 뾰족뾰족 나오고 있는 것이 얼마나 예쁜지, 꼭 아기들이 방 밖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듯이 정말 예쁘다.
몇십 년 전부터 이곳에 서 있는 이 나무는 알리라, 그리고 생각하리라. 이 나무 밑에 와서 쉬었다 간 수많은 사람의 마음들을. 아름다운 사랑과 아픔과 분노와 후회로 한강을 바라보던 일, 그리고 희열과 기쁨의 눈물을 흘리던 일들도. 내일도, 모레도, 그다음 해에도 이 느티나무는 언제나 이곳에서 많은 사람을 마중하고 이별하고, 그리고 계절마다 어김없이 또 나뭇잎을 드리우고 떨구면서 묵묵히 혼자 세월을 말하리라. 오늘도 느티나무는 그 많은 가지를 거느리고 한강을 바라보며 묵묵히 서 있다. 찬란한 봄, 온 누리가 연두색 물감을 칠해 놓은 것 같은 녹색의 장원에서 햇살에 떠밀리어 흘러내려 가는 한강 물을 바라보면서. 벤치에 앉아 한강을 바라보다가 문득 난간 아래 둑을 내려다보았다. 어머나, 수풀 사이로 쑥이랑 냉이랑 연두색 연한 싹들이 잎을 뾰족이 내밀고 있는 것이 얼마나 예쁜지 금방이라도 바구니를 들고 뛰어 내려가서 냉이 캐는 소녀가 되고 싶었다.
바람이 불었다. 기분 좋은 봄바람, 감촉도 좋다. 입을 벌리고 불어오는 대로 바람을 먹었다. 몸속까지 시원하게 마음껏 마시고 마음껏 먹었다. 봄을 먹은 내 몸에서도 파릇파릇 예쁜 새싹이 돋아날 것만 같았다. 연못 가운데 있는 분수대에서 갑자기 물줄기가 힘차게 뻗어 솟아오른다. 사람들이 와, 손뼉을 치며 환성이다. 봄은 역시 만물을 생동케 한다. 모든 사람에게 희망과 푸름을 주며 약동하게 만든다. 힘이 불끈 솟도록. 우리 일행은 저마다 싱그러운 봄 향기에 흠뻑 빠지고 취해서 마냥 즐거운 소녀 같은 마음들이 되었다. 화사한 봄날에 멋진 유혹을 당한 날! 이 아름다운 유혹으로 모두 참 행복했다고 이구동성 야단이다. 앞으로도 오늘같이 종종 또 행복한 날 만들자면서 모두 날아갈 듯 기쁜 마음으로 워커힐에서 내려왔다. 봄날의 유혹, 좋았다.






sysop (2015-07-30 13: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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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 [1]
돌때미골의 겨울나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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