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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아(2015-03-07 08:02:05, Hit : 791, Vote : 108
 Garden.jpg (61.9 KB), Download : 3
 자세히 보면 다 아름답다


자세히 보면 다 아름답다

                                                                                  이정아



병원 검진을 길게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다시 집순이가 되었다. 회사엔 아예 나가지 않으며 어딜 돌아다니지 않는 편이다. 회사일은 신경 쓰지도 참견도 말란다. 내가 거들 때보다 훨씬 잘 되고 있다니 그 동안의 수고조차 감사하지 않은 투여서 약간 섭섭 하기도하지만, 이젠 쉬게 하려는 마음인 줄 알고 기꺼이 백수가 되었다. 나의 체력이 이젠 ‘저질 체력’이 되어서 부엌에서 한 30분 서성대면 한 시간은 누워서 쉬어야만 한다. 새 신장으로 교체 했는데도 방전되는 것이다. 아마도 오리지날 파트가 아니어서인지 모르겠다.

  

비슷한 장기이식 환자들끼리 모이면 유독 아픈 이와 특별히 건강한 이가 있다. 아픈 이는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그룹이고, 특별히 건강한 이는 수술 후 꾸준히 운동을 한 이들이다. 제주도에 산다는 환자는 집근처의 올레길을 매일 걷는다는 데 환자 같지 않게 보여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나를 아는 남편이 하루에 한 차례라도 뒷마당에 내려갔다오면 그걸 운동으로 쳐준다기에 계단을 조심스레 오르내리는 중이다.

  

우리 뒷마당은 깊고 경사가 있다. 계단 58개를 내려가야 비로소 평지에 닿는데, 나는 중간 지점인 40계단에 연결된 가제보(Gazebo) 까지만 갔다 온다. 지팡이에 의지하여 다녀오는데도 힘이 든다. 가제보에선 벤치에 앉아 한 참을 쉬다가 올라온다. 정자의 천정을 덮는 포도덩굴을 바라보고 오늘은 포도가 얼마나 실 해졌나 검사하고, 무화과 열매 중 자줏빛으로 벌써 익은 것도 세어보고, 석류도 새빨간 것이 몇 개 인가 멀리 보여도 헤아려본다. 감나무와 대추나무를 보니 올해의 수확도 괜찮을 듯싶다. 그러나 아보카도는 몇 개 달리지 않았다. 이미 철이 지난 복숭아와 자두도 올해는 몇 개 맛보지 못했다. 남편이 정신이 없어 거름을 잘 주지 못한 탓이라고 한다. 집에 우환이 있으면 사소한 일상에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그래도 운동대신이라는 핑계로 마당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니 나무도 풀도 새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우리마당엔 무화과는 여러 나무가 있는 줄 알았는데 잘 자란 한 그루만 있을 뿐이었다. 그 동안 많은 수확량에 여러 그루인지 알았었다. 유자나무도 모과나무도 있고 사과 배 오렌지 밀감나무도 있다는 걸 알았다. 과바(Guava)라는 과일 나무도 있다. 이 모두가 이 집에 25년 째 살고 있으면서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다. 나무마다 벌새가 엄청 들락거린다는 것도 알았다. 창문 앞 레몬 나무를 자세히 본 것도 요즘 일이다.

  

몇 달 만에 봰 옆집의 잭 할아버지는 갑자기 많이 늙으셨다. 올해 94세인, 미국의 전쟁 영웅인 고 김영옥 대령의 동생이시다. 태생이 부지런 하셔서 매일 마당 관리를 하셨는데 이젠 걸음조차 떼기 어려우시다. 운전도 못하시고 식사도 잘 못하신다니 걱정스럽다. 현관 계단에 앉아 계신 것을 보고 인사 했다. 반갑다며 잡은 손이 너무 앙상했다. 내가 한국에 나가있는 동안 앞집의 일본 3세인 미오아주머니와 다른 앞집의 리즈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잭 할아버지는 담담하게 그 말을 전해주신다. “나, 너 많이 생각 했어. 아프지 마” 느리고 서툰 한국말이 눈물 나게 다정하다.

  

자세히 보면 우리 주변에 아름다운 것이 너무도 많다. 놓치고 지나치는 것은 없는 지 잘 돌아보며 살아야겠다. 그런 시간을 갖게 해준 내 병에 감사하다.




중앙일보미주판/ 이 아침에/7월 12일 2014년







수우 (2015-04-07 12:35:33)  
넵. .....

울지마 톤즈
'선물은 허공에 던지는 사랑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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