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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아카데미(2005-07-06 11:24:11, Hit : 969, Vote : 119
 아름다운 간격

    
                                   아름다운 간격
                                                                  
정목일

깊은 산 중의 고찰에 가보면, 예전에 없던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옛 것과 새 것이 뒤섞이고 건물들의 간격이 좁아졌다. 건물의 배치는 여러 측면을 살폈을 것이다. 건축이나 그림을 그릴 때에 적용되는 황금 비례를 염두에 둠은 물론이요, 건물과 건물의 간격, 산세와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을 것이다. 사찰이 창건될 때와는 달리 규모가 커지면서 제한된 공간 속에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 간격이 맞지 않음을 느낀다. 산과 사찰, 인간과 자연, 대웅전과 요사채 등에 사색의 간격이 사라진 것이 아쉽기만 하다.

내가 미국 서부 휴양도시인 산타바바라에서 본 해안 풍경 중에 기억나는 게 있다. 바닷가 식당 지붕에 새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펠리칸, 갈매기, 비둘기들이 수십마리가 일직선으로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유심히 본 것은 새들의 간격이었다. 덩치가 큰 펠리칸들이 앉은 간격과 갈매기, 비둘기가 앉은 간격이 몸의 크기와 정확하게 비례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들은 약속한 것도 아닌데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여 앉는다는 사실이다.

미국 서부 아리조나사막을 여행할 때도 비슷한 풍경을 접했다. 바람이 불면 굴러가다가 자리를 잡아 살아가는 ‘세시부래쉬’란 사막의 풀이 있었다. 바람이 세게 불면 줄기가 부러져 날라가 죽은 듯이 있지만 비가 오면 살아나 13m까지 뿌리를 내린다. 광막한 사막을 차지한 풀들은 바람에 날려가다가 멈춰진 곳에 자리를 잡아 자생하는 것이지만, 마치 사람들이 심어놓은 것처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생명의 신비에 경탄했다.

모든 생명체가 영역과 간격을 유지하므로써 공존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활동 범위가 넓은 야수들은 그만큼 생존 영역이 넓어야 하며, 이 영역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생존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종(種)의 번식을 위해 자기 영역을 지키려는 것은 본능에 속한다.

고속도로에서 주행중에 뒷차와의 일정한 거리가 유지되지 않고 바짝 뒤쫓아오는 경우는 불안감을 갖게 한다. 안전 거리라는 게 있어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여야 마음이 놓인다.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는 일정한 공간이 필요하고 간격이 있어야 한다.

도시란 일터와 쉼터가 조화를 이루고 숲과 공원 등 녹색공간이 많아 시민들이 마음놓고 휴식하고 운동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고가도로가 필요하다면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도 있어야 한다. 긴장된 삶을 완화시켜줄 휴식 공간이 있어야 하고, 가로수 아래에 앉아 사색에 잠길 수 있는 벤치가 필요하다. 가로수들도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져 있기에 쾌적감을 갖게 하지 않는가.  

인간 관계도 간격이 있어야 한다. 너무 가까우면 싫증이 나기 마련이며 멀리 있으면 망각하기 쉽다. 상대방과의 간격 유지는 삶의 슬기가 아닐 수 없다. 간격은 떨어짐의 공허만이 아닌, 서로간의 깊이와 이해와 자각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병 간호를 하는 경우에도 부부간이나 가족일지라도 환자가 혼자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어야 서로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하면 나중에는 지치고 말 뿐아니라 짜증을 내게 될지 모른다.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함으로써 여유를 주어야 한다.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에게도 자신만이 가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간호를 한다는 구실로 그런 시간마저 빼앗아서는 안 될 듯싶다. 병 간호에도 일정한 간격을 두어야 효과가 있을 것이다.
어떤 대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데는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 간격이 없으면 허물도 보이고 취약점도 드러난다. 간격을 없애고 밀착시킬 때 아름다움은 사라지게 될지 모른다. 이해의 간격, 배려의 간격, 사색의 간격, 사랑의 간격이 있어야 한다.  

날이 저물고 저녁놀이 붉게 타고 있다. 사라지는 저녁놀이 아름다운 것은 하루라는 간격이 있어서일 것이다. 계절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일년 간의 간격이 있어서이고, 그대가 그리운 것은 볼 수가 없는 거리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영숙 (2005-07-07 14:16:41)  
정목일선생님의 글은 항상 평온하고 사색에 잠기게 하고 아름다운 의미를 줍니다. 창원과마산이 서로 볼수가 없는 거리라서 선생님이 보고싶습니다. 요즘은 버스노선을 더 분별하지 못해 창원엘 가기가 햇갈려집니다. 정목일선생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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