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 oncontextmenu="return false" onselectstart="return false" ondragstart="return false">

Home 자작 수필을 올려주세요~
-로그인이 안될 때는 ☞수필넷다음카페별관 수필의 뜰에 올려주시면 적절히 게시물이동을 하겠습니다.
2009. 7. 23, 저작권 강화로 인해, 작가가 직접 등록하거나 등록을 부탇받은 글만 게시합니다. 감사합니다. (☞메인)-


  도월화(2008-08-15 08:00:15, Hit : 1821, Vote : 130
 파트마 공주를 찾아서

파트마 공주를 찾아서 / 도월화

수필은 안개 빛이다. 흔히 한 치 앞을 못 보는 것이 인생이라고도 한다. 짙은 안개가 내려 볼 수 없다고 해서, 물론 아무 것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 않은가. 밀란 쿤데라가 “소설은 작가의 고백이 아니라, 세계라는 덫 속에서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탐사다.” 라고 했듯이, 안개에 쌓여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사하는 것이 수필이 아닌가 한다. 주변이나 역사의 인물, 우주 자연, 사후의 신비 등에 관한 탐사, 무엇보다도 나는 누구인지, 나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나의 정체성을 탐사하는 것이 수필이라고 생각된다.

수필은 미지의 세계로 향하여 난 순례자의 길이자, 구도의 길이다. 헤르만 헤세, '동방순례'의 주인공인 HH는 아름다운 파트마 공주를 찾아, 동방여행을 떠난다. 파트마 공주란 천일야화에도 나오는, 예언자 마호멧의 딸이라고 되어있으나, 여기서는 도(道)를 뜻한다고도 한다.

수필은 오래 묵은 향기이다. 도(道)라는 것은 실천하는데 있는 것이 아닌가. 인간에게 있어서 관념의 세계가 중요하다면, 정신을 담는 육체도 소중하다. 우리 신체를 유지해주는 것은 공기와 음식이고, 매일의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오래 동안 저장해도 독특한 풍미를 잃지 않는 김치나 젓갈 같은 발효 식품과 된장국이 아니겠는가. 작가의 일상이 그대로 묻어나면서도 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그 향내는 곰삭아 제 맛이 나는 수필의 향기라는 생각을 해본다. 드물게 원로들의 글이나 빼어난 서정 수필을 읽으면 매화 향기가 나지만, 내게는 너무나 먼 경지일 뿐이 아니던가.

수필을 사람에 비유한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자라고나 할까. 시인이나 소설가에 비해 수필가는 확실히 조금은 보수적인 생활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다른 문학에서와 마찬가지로 글 속에서는 연극배우 보다 더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를 넘나들 수 있다.

이를테면, 유명 배우들의 인터뷰 기사에서 흔히 연극 영화를 하는 매력이 뭐냐 하면, 다양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대답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배우들도 아역이나 노역은 분장을 하거나 그 나이에 맞는 다른 사람을 대신 출연시킨다. 그러나 수필에서는 분장도 대역도 필요 없다. 수필가는 마음만 먹으면 글 속에서 일곱 살이 되어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을 만나 뵐 수도 있고, 일흔 살이 되어 지나간 생을 되돌아 볼 수도 있다. 바램이나 생각과는 달리, 시공간을 통해 영원성을 띈 글은커녕, 독자에게 잠시의 공감을 얻는 글을 쓰기도 어려우니, 날은 곧 어두워질 텐데,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차라리 그 길 어귀에서 나의 내면을 향해 속삭이는, 무어라 표현이 잘 안 되는 안개 빛 적요에 취해보고도 싶다. 어쩌면 그것은 시심(詩心)과 연관된 것이 아니겠는가.

수필은 노천카페 옆에 서있는 플라타너스 나무이다. 그 곳이 한적한 길이라면 더 좋겠지만, 북적거리는 시내 한복판에 있어도 마음의 여유를 찾는 쉼터가 되어준다. 하얀 철제 의자들과 몇 개의 작은 테이블, 오가다 잠시 앉아 쉬는 사람들의 표정, 거기에는 플라타너스 나무가 안겨주는 휴식이 있고 아련한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바람이 불어오면 잎사귀가 지나가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고, 가끔 올려다 보이는 하늘에는 햇살이 흰 구름 사이로 인상파 그림 같은 화폭을 늘어뜨린다. 잎 넓은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 아래서 마음이 통하는 벗들과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함께 나눈다면 앙드레 가뇽의 쇼팽음악이 듣고 싶은 한 때가 되지 않을까.

내가 수필을 쓰는 것은 파트마 공주를 찾아 나서는 일과 같다. 어딘가 이상향에 머무는 파트마 공주를 찾아서, 안개 빛 순례자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때로는, 오랫동안 가정 울타리 안에서만 지내던 나로서는, 애당초 도달할 수 없는 목표를 향하여 난, 순례 길을 가는 것이 가당찮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해서 간간히 읽고 쓰기를 해오기는 했다. 여학교 시절에는 백일장에서 입상해, 문학에의 꿈을 품어보았고, 지적 호기심에서 많은 삶의 활력을 얻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세월이 가지만 않는다면, 더 이상 기다려줄 시간이 없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면, 감히 길 떠날 용기를 내지 못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앞으로도 수필을 쓰며 지혜를 찾아, 나름대로의 신념을 가지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실천적인 도를 반추하고 싶다. 삶이 버거울수록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인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 묻고 확인하고 치유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가끔은 유년의 시기로 돌아가 이미 하늘나라에 계신 부모님을 만나기도 하고, 나의 두 아이에게 한 세대 먼저 살아온 경험을 전해주고도 싶은 마음이다. 날이 더 저물기 전에, 끝없는 순례자의 길을 묵묵히 가는 데 까지 걸어가 보아야겠다. (2003. 7.) http://ssopia7.kll.co.kr

- 도월화 수필집 ' 여월여화 (如月如花)'/2007년 봄 선우미디어 출간, 中에서 -
* 계간 [창작 수필] 2006 여름 호, e-수필 2007 여름 호 수록

☞ 상세정보 바로가기

0810-4.jpg0810-3.jpg

 

0810-8.jpg0810-7.jpg

 

0810.jpg0810-2.jpg




퍼옴 (2008-08-28 17:08:11)  
답글
구인환 08.08.15 13:57
소설은 인생의 길가를 따라 비추는 거울이다라는 스탕달의 말, 김동인의 <무지개>의 그날의 꿈을 찾아가는 소년, 심훈의 <그날이 오면>의 독립의 열망, 문학은 내일의 꿈을 위해 오늘의 사는 인간상의 표현이요, 유토피어의 추구이니 수필도 다름 아닌 파트마공주를 찾아가는 여정이겠지요. 하지만 그 여정의 르포가 아닌 문학성의 획득이 한 과제로 남아 수필문학의 정체를 가꾸어 가는 문제가 되겠네요. .

답글
김효정 08.08.16 14:04
수필은 써 본적이 없는 저는, 선생님의 이런 수필론같은 유려한 글에 마음이 뜁니다.이렇게 수필이 멋지고도 아름다운 세계로 향하는 여정이로구나~~~문향을 느끼며 지금 커피 한 잔 하고 있습니다~~~ㅎ
<"수필은 노천카페 옆에 서있는 플라타너스 나무이다. 그 곳이 한적한 길이라면 더 좋겠지만, 북적거리는 시내 한복판에 있어도 마음의 여유를 찾는 쉼터가 되어준다. 하얀 철제 의자들과 몇 개의 작은 테이블, 오가다 잠시 앉아 쉬는 사람들의 표정, 거기에는 플라타너스 나무가 안겨주는 휴식이 있고 아련한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
<"바람이 불어오면 잎사귀가 지나가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고, 가끔 올려다 보이는 하늘에는 햇살이 흰 구름 사이로 인상파 그림 같은 화폭을 늘어뜨린다. 잎 넓은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 아래서 마음이 통하는 벗들과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함께 나눈다면 앙드레 가뇽의 쇼팽음악이 듣고 싶은 한 때가 되지 않을까.">

답글
황소아지매 08.08.16 13:49
효정언니! 겸손의 말씀!!!! 바로 아래 못난이 삼형제 맛깔스러워요. 후루룩 후루룩
마로니에샘가에서도 뵌 소피아선생님 여기서도 만나니 반갑습니다.

답글
소피아 08.08.16 14:22
감사합니다. 구인환 교수님, 귀한 말씀 깊이 새길께요... 김효정선생님, 졸고를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황소아지매선생님~저도 샘가에서 선생님의 화사한 흔적 반갑게 만나보고 있어요.거듭 감사를 전하오며..^^


답글
은빛여울 2008-08-15 12:20:50
<"수필은 노천카페 옆에 서있는 플라타너스 나무이다. 그 곳이 한적한 길이라면 더 좋겠지만, 북적거리는 시내 한복판에 있어도 마음의 여유를 찾는 쉼터가 되어준다. 하얀 철제 의자들과 몇 개의 작은 테이블, 오가다 잠시 앉아 쉬는 사람들의 표정, 거기에는 플라타너스 나무가 안겨주는 휴식이 있고 아련한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바람이 불어오면 잎사귀가 지나가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고, 가끔 올려다 보이는 하늘에는 햇살이 흰 구름 사이로 인상파 그림 같은 화폭을 늘어뜨린다. 잎 넓은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 아래서 마음이 통하는 벗들과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함께 나눈다면 앙드레 가뇽의 쇼팽음악이 듣고 싶은 한 때가 되지 않을까.">
소피아 도월화 님 가끔씩 푸른숲 자유마당에서 반갑게 만나게 해주시는 수필은 다양한 글을 습작하는데 많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시는 다가가면 갈수록 낯설은 얌체같은 존재이고 수필은 푸근하고 넉넉한 형님같은 존재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긴수필을 감상할 때는 음악과 함께 감상하면 좋을 것 같아 배경음악 넣어 드립니다.
"플라타너스 나무가 안겨주는 휴식이 있고 아련한 그리움"을 만나게 해주는 주옥같은 수필과의 만남을 사랑합니다.

답글
이진숙 2008-08-16 12:20:21
<"어딘가 이상향에 머무는 파트마 공주를 찾아서, 안개 빛 순례자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안개에 쌓여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사하는 것이 수필이라는 것을 공부해봅니다. 시를 잘쓰는
사람이 수필도 잘쓴다고 합니다. 문인들의 세계를 존경합니다.

답글
안개.2 2008-08-16 12:51:26
은빛여울 님이 마음 곁에 있으니 든든해요. 이렇게 긴글에 아름다운 배경음악도 넣어주시니 도월화 님의 "파트마 공주를 찾아서" 수필 감상하기가 부드럽고 좋아요. 도월화 님은 강진규 님 네이버 홈페이지에서 오래전부터 만났던 분이라 오래간만에 푸른숲에서 따뜻한 흔적 만나게 되면 더욱더 반갑지요.
<"삶이 버거울수록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인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 묻고 확인하고 치유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푸른숲에서 만나게 되는 문인들과 독자들과 함께 오늘도 많은 것을 배우고 살아요. 행복해요.

답글
강진규 2008-08-17 13:47:14
카토릭 세례명이 소피아
소피아는 지혜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도월화 님의 첫 만남은 벌써 몇년 전에
인사동 "이조"에서 출판기념회 때 만났
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도 알곡과 같은 수필 많이 쓰시고
두 번째 수필집도 꿈꾸어보세요. ^*^

답글
시사랑 2008-08-21 12:58:45
詩가 있는 푸른숲을 좋아하게 되면서 이곳에서 시인도 만나고
수필가도 만나게 되니 시도 쓰고 싶고 수필도 쓰고 싶어집니다.
수필은 <"오래 묵은 향기">이기에 오랫동안 마음 곁에 남아 있기에
좋은 친구가 되어줍니다. 시집과 수필집을 열심히 읽고 생각하
는 시간부터 갖겠습니다.

답글
소피아 2008-08-15 08:59:40
강진규 시인님, 푸른숲에 오신님들~ 더위에 어찌 지내시나요. 건강 유의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졸고를 읽어주시는 것만도 고마운데 답글까지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답글
김영천 2008-08-15 10:00
수필이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는 좋은 글이군요. 감사합니다. 늘 문운이 왕성하시기 바랍니다.

양질의 견문 [4]
사슴뿔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zero
좋은 작품을 올려주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게시물의 저작권은 해당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글 등록이 안되실 때는, ☞수필넷다음카페별관 수필의 뜰로올려주시면 적절히 게시물이동을 하겠습니다.
"★작가별 수필 검색~ www.supil.net 수필넷 [ 에세이 아카데미아 ]방문 환영~ Thanks for visiting~! Enjoy...Thanks!"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