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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미숙(2007-01-06 04:51:54, Hit : 1777, Vote : 165
 신호등

   
신호등

                                                                 홍미숙

  
약속 시간이 다 되어 급히 가는데 이상하게도 계속 파란 신호등이다. 내가 탄 버스도 빨간 신호등에 한 번도 안 걸리고, 내가 건너야할 횡단보도 앞의 신호등도 기다리기라도 한 듯 파란 불로 바뀌어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도와준다. 그렇지만 살아가는 동안 어찌 내 앞에 파란 불만 켜지겠는가?

  인생도 신호등과 다를 게 없다. 파란 불도 켜졌다, 빨간 불도 켜졌다 하니 그렇다. 어쩌면 빨간 불이 켜졌을 때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인생살이가 어려운 것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신호등 앞에서 서성대야 한다. 좋은 일이 생기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금세 잊을 수도 있지만, 속상한 일은 오래 간다. 삶이 빨간 신호등에 걸리면 파란 신호등을 기다리기가 매우 지루하다.  

  그러나 빨간 신호등 앞에서 침착하게 그 동안의 삶을 돌아보아야 한다. 횡단보도 앞의 신호등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것처럼 우리 삶에서 빨간 신호등은 예견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빨간 불이 켜지면 예상 밖의 일이라며 망연자실한다. 안절부절못하고 당황하느라 수습은 뒷전이다. 왜 나에게만 빨간 신호등이 걸리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해하고, 분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사람들은 파란 불이 켜져 마음 편안히 살 때에는 고마움을 모르고 지나친다. 그러니 어려움이 찾아오면 어떡해야 할지 모르는 게 당연한지도 모른다.

  빨간 신호등 앞에서 파란 불이 들어오길 기다리듯이,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파란 신호등이 켜질 날을 기다려야 한다. 서두르면 파란 신호등은 좀처럼 켜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열심히 노력하여 극복해야 한다. 아픔은 아무에게나 찾아오는 게 아니다. 누구보다 성숙하지 못한 사람에게 찾아온다. “아픔만큼 성숙해진다.”는 말도 있듯이, 철부지에게는 아픔이 특효약이 되는 것이니, 아픔이 찾아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신호등처럼 내 삶도 공평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파란 불도 들어왔다가, 빨간 불도 들어왔다가 하니까. 생각해보면 내게는 파란 불이었을 때가 대부분이었다. 아버지는, 위를 보고 살면 불행하니 아래를 보고 겸손하게 살아가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아래를 보고 살아서인지, 파란 신호등이 내 곁에 늘 함께 하고 있음을 느낀다. 물론 나에게도 빨간 불이 켜졌을 때가 있었다. 대학 입시에 실패했을 때 그랬고, 국가고시에 실패했을 때 그랬고, 입사시험에 실패했을 때 그랬고, 그 밖에도 여러 일들이 불그레하게 내 앞에 펼쳐지곤 했었다. 그렇지만 파란불이 더 강하게 나를 지켜 주었다. 내게는 할머니가 파란 신호등이 되어 오랫동안 지켜주셨고, 부모님과 나를 아는 모든 사람이 나에게 파란 신호등이 되어 주었다. 고마울 따름이다. 그들 중에서 누구라도 불행해지면 나에게도 빨간 불이 들어올 것이다.  

  내 신호등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 파란불이든 빨간 불이든 그 불은 모두 내가 만드는 것이다. 파란 불이기만 바라도 안 된다. 그것은 혼자만 잘 살겠다는 욕심이기 때문이다. 파란 불이 켜지면 켜지는 대로, 빨간 불이 켜지면 켜지는 대로 순응할 줄 알아야 한다.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희로애락을 다 겪고 살아야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늘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신호등 앞에 다시 사람들이 몰려든다. 질서 있게 서서 파란 불이 들어오길 기다린다. 서두르는 사람의 모습은 없다. 활기가 넘칠 뿐이다. 어느새 빨간 신호등이 파란빛으로 변한다. 희망의 빛이다. 사람들도 반가운 듯 발걸음을 재촉한다. 빨간 신호등이 없으면 파란 신호등도 빛을 발하지 못할 것이다. 고마운 마음도 가지지 못하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슬픔이 있기에 기쁨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과 같다.

  신호등은 인생을 느끼게 해 준다. 곳곳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는 신호등이 고맙다. 나도 누군가를 지켜주는 신호등이고 싶다.  

ㅁ2002년 국정교과서인 국어(중학교 3학년 2학기)에 수필 '신호등'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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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홍미숙  
ㅁ1959년 경기 화성 출생  
ㅁ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 국문과 졸업  
ㅁ신문사에서 리포터와 명예기자로 활동  
ㅁ1995년 창작 '어머니의 손'으로 신인문학상 수상  
ㅁ1999년 첫 번째 수필집 "그린벨트 안의 여자"출간  
ㅁ2002년 두 번째 수필집 "추억이 그리운 날에는 기차를 타고 싶다" 출간  
ㅁ2002년 국정교과서인 국어(중학교 3학년 2학기)에 수필 '신호등' 수록  
ㅁ2004년 세 번째 수필집 "마중나온 행복" 출간  
ㅁ2004년 세 번째 수필집인 "마중나온 행복" 이 9월 3째주~ 10월 2째주까지 4주간 비소설부문에서 베스트 셀러였음. 인터넷 판매순위 1위.부모님을 위한 한가위 선물 추천도서 2위(영풍문고). 화제의 신간(교보문고)  
ㅁ현재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수필가협회 회원, 창작수필문인회 회원, 화요문학동인  



* sysop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3-13 10:25)




한잔술 한 모금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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