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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현숙(2007-02-01 20:24:19, Hit : 1795, Vote : 139
 새벽에 밭 가는 여자


     새벽에 밭 가는 여자 / 윤현숙

땅거미가 깔리기 시작하는 오후, 노을이 붉게 물드는 저녁무렵을 나는 좋아한다.
한낮의 햇살이 사라지고 창으로 깃들기 시작하는 어둠이 온 방안을 채울무렵
알비노니(Tomosso Albinoni)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가 흘러도
좋고,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의 "Time to say goodbye"가
흐르면 더욱 좋다. 장사익의 "하늘로 가는 길"이라는 장송곡을 들어도 참 좋다.

그 어둠속에서라면 마냥 앉아 끝까지 밤을 새우라고 해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주부이기에 내가 좋아하는 어둠속에 한없이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학원에 갔던 아이들이 돌아오고, 저녁상을 차리기 위해 분주히 주방을
돌아다니다보면 그런 센치멘탈했던 기분도 사라져 버린다.
그러다 다시 밤이 오면 깊게 잠긴 어둠과 새벽의 고요함을 즐기는 것이다.

새벽 한시도 좋고 두시도 좋다. 내가 좋아하는 책도 읽고, 글을 쓰다보면
꼬박 밤을 새우게도 된다. 그리고 아침이면 졸린 눈을 억지로 뜨고
아이들의 치닥거리를 한다. 몇 번이나 초저녁에 일찍 자려고 노력을
해보았지만 오랜 습관을 고치기란 참으로 어렵다.

얼마전에 수필문학에 입문하면서 나는 지인(知人)으로부터 호(號)를 선물
받았다. 처음 호를 지어주겠다는 이야기에 나는 주제 넘은 것이라고 사양하였다.
그러면서 또 다른 마음은 號 하나쯤 가지고 있다가 나이 먹어 좋은 글을 쓰면서
사용하면 어떨까 은근히 기대도 했었다. 얼마후 지인은 한지에 "서경(曙耕),
윤현숙(尹賢淑)"이라고 쓰인 이름과 서경설(曙耕說)을 함께 써서 보내주었다.

새벽 서(曙), 밭갈 경(耕), "심전경작(心田耕作) 백세유여(百世有餘)"-마음의 밭을
갈고 닦아 놓으면 백세까지 여유롭다. 향학(向學)과 수양을 쌓아놓으면 언제
어디에서라도 막힘이 없이 지적인 바다에서 누릴 수 있다는 공자의 논어에서
인용하여, 새벽이 주는 신선한 의미와 부지런함, 그리고 이른 새벽에 일어나
밭을 갈 듯이 좋은 글을 많이 쓰고 부지런하라는 뜻이다.

게으른 나 자신에게는 맞지 않지만 살아가면서 좌우명으로 삼아도 좋을 號
라고 생각했다. 호를 받는다는 것이 웬지 어줍잖았지만 마침 호에 관한
자료를 보고 그 마음이 사라져버렸다. 많은 뜻과 생각을 담아 지어준
호를 아무런 격식없이 냉큼 받아들었던 것 또한 얼굴 화끈한 부끄러움으로 다가온다.

자료에 의하면, 옛 조상들은 자신이나 상대의 이름을 중요시 여겨 이름를 더럽히지
않고 자랑스럽게 보존하고자 노력하였었고, 이름보다는 호 또는 자를 불렀다고 한다.
호를 지을 때는 나타내고자 하는 뜻과 의도를 담아 작호를 하였다. 작호법칙에 따라
상대 또는 나에게 합당한 호를 지었다 하니, 이 또한 조상의 높은 정신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라 여기어 호에 관한 자료를 관심있게 보았다.

내게 해당되는 작호법칙은 소지이호(所志以號)로써 지향하고자 하는 삶의 목표를
작호한 경우라 하겠다. 사실 전자에도 이야기 했듯이 아침 잠이 많고 게으른
나 자신에게 썩 어울리지 않는 호였기에 마치 맞지 않는 옷을 얻어 입은 듯
어색하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도 좋아하지만, 밤새워
책 한권을 읽고 먼동이 터오는 새벽을 바라볼 때의 그 신선함은 더할 나위
없이 상쾌하고 좋다는 것을 잘 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부지런떨며
움직이는 것을 선망하며 살아왔는데도 잘 안되는 것은 아마도 오랜
습관때문일 것이다. 옛 속담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많이 먹는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부지런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많은 시간과 규칙적인
생활로 인해 주어지는 건강을 생각해볼 때 새벽이 주는 의미는 큰 것이다.

어질 현(賢), 맑을 숙(淑), 마음이 너그럽고 도타운 인정으로 깨끗하게 살라고
친정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다. 그보다 먼저 창숙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셨다가 부르는 어감이 너무 강하여 남자이름 같다고 다시 개명하여
주셨었다. 태어나 바로 가톨릭에서 유아세례를 받으면서 테레사라는 성녀의
이름도 함께 불리어졌다. 어릴 땐 '현숙'이라는 이름보다 '창숙'을, 또 '창숙'
보다는 '테레사'라는 본명이 더 많이 불리어졌었다. 어떤 이름이 더 좋으냐고
묻는다면 더도 덜도 아니게 세가지가 다 애착이 간다고 말할 수 있다.

서경이라는 호를 받아서 이름 앞자에 놓아보고 윤씨 성과 함께 불러보기도
하며 흡족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앞으로 내게 남아 있는 많은 날들이
서경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어질 것이다. 지인이 내 오랜 습관을 잘 알고
다시 태어나라는 의미의 이름을 지어준 것 같아 더욱 소중하다.

아버지께서 당신의 셋째딸을 어진 여자, 맑은 혼으로 자라도록 불러주셨으니
이제부터는 더욱 부지런하고 근면한 여자, 새벽에 일어나 밭을 갈듯이
인생을 풍요롭게 가꾸어가는 여자로 불리어졌으면 좋겠다. ◈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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