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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아카데미(2009-05-30 22:51:24, Hit : 1092, Vote : 101
 지리산 봉우리를 보게

    지리산 봉우리를 보게
                                                          鄭 木 日


벗이여, 마음이 답답하면 지리산 봉우리들을 보러가게.
구불구불 S형으로 가파르게 돌아 오른 지리산 오도재(悟道峙)를 지나,
‘지리산 제일문(智異山 第一門)’에 올라 보게.
오도재(773m)는 삼봉산과 법화산이 만나는 지리산 관문의 마지막 쉼터이다.
남해, 하동 등지의 소금과 해산물이 이 고개를 지나
전라북도, 경상북도, 충청도 지방으로 운송된 육상교역로였다.
나는 이곳에 온 게 세 번째다. 함양의 수필가 ㄱ 씨와 함께 갔다.

‘지리산 제일문’ 앞쪽이 함양 휴천면이고, 뒤쪽은 함양 마천면이다.
첩첩한 산 능선들과 그 아래 산마을과 밭, 고개와 나무들을 보게.
여기서 마천 쪽으로 십분 가량 가면 ‘지득정(智得亭)’이란 지리산 전망대에 닿는다.
지리산 봉우리들을 바라보는 데 안성맞춤의 자리다.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 27km의 준령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하늘 높이 병풍을 두른 듯한 지리산 연봉을 만나게.
영원의 모습을 바라보게나.
하봉,중봉,천왕봉,제석봉,장터목,연화봉,촛대봉을 보게나.
여기서 보면 장엄하거나 웅대하지 않다. 기묘하거나 절경도 아니다.
연필을 들고 하늘을 배경으로 지리산 연봉들을 선으로 그어보게.
한없이 온화하고 자비롭네.
오르락내리락 뻗어나간 지리산 연봉들을 연필 선으로 그어가는 동안,
영원과 가슴을 맞대고 있음을 알게 되네.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윽해진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눈길을 보낸다.
세석고원,영신봉,칠선봉,덕평봉,형제봉,반야봉이 차례대로 솟아있다.
산봉우리들이 오순도순 하늘 속에서 짓는 표정을 좀 보게.
반쯤 눈을 뜨고 명상에 잠긴 모습을 보게나.    

산 좀 보게나.
무수한 첩첩의 산봉우리들-.
온유한 곡선들로 영원 속에 구비치는 가락을 들어보게.
그리움이 짙어지면 바위, 고개 하나에도 전설이 서리게 되지만,
지리산 연봉들은 만년 명상 끝에 피운 깨달음의 꽃들이네.
침묵 속에 피어난 적멸(寂滅)의 꽃이 향기롭네.
  지리산 봉우리들을 한 자리에서 대면하는 건 여간 황홀한 일이 아닐세.
차 한 잔을 들고서 오래도록 산봉우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은가.

가슴을 펴고 바람을 만나게.
형체도 없으나 마음속까지 촉감을 전해주는 바람의 말을 들어보게.
지리산 천왕봉에서 바람에 띄워 보낸 산 내음은
중봉과 하봉을 건너 골짜기와 골짜기들을 따라 여기까지 온 것이네.

계곡의 물소리를 듣게.
산이 높을수록 계곡도 깊고 물소리도 콸콸 크게 들리네.
말 없는 청산의 소리를 듣게.
영원이란 형체도 없지만,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있지 않은가.
산은 움직이지 않지만, 강의 발원지(發源地)이다.
만년 침묵 속에서 하나의 길을 얻고, 출발선이 생겨난다.
물은 산으로부터 멀리 떨어질수록 큰 강이 되고, 마침내 바다와 만난다.
영원으로 가려면 마음에 걸림도 거리낌도 없어야 한다.
한 방울씩의 빗방울들이 먼저 닿는 곳이 산이네.

강물은 생명의 어머니, 문화와 역사를 만든 바탕이 아닌가.
물 한 방울씩이 모여 이루는 세상을 보게.
잎 새 하나씩이 모여 만드는 세상을 보게.
산봉우리들은 꿈쩍도 하지 않지만, 세상과 소통하고 있네.
모두가 함께 닿아 영원을 이루고 있어.    

꽃 피고 지는 산을 보게.
사람이 없어도 꽃을 피우고, 꽃잎 띄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듣게.
이 순간, 이곳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빛깔, 모습, 숨소리를-.
연봉을 거쳐 오는 바람결이 어떤가.
새움에서 피어난 초록을 보게. 가슴속에 산봉우리를 품게. 영원의 숨결, 표정을 안아보게나.      
벗이여, 외로우면 지리산 산봉우리들을 보러가게.  
  




sysop (2009-05-31 23:01:14)  
흔히 지리산을 어머니 같은 산이라고 하지요. 어느 산이든 다 그렇긴해도 지리산만큼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산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세밀한 묘사가 정말 지리산에 오르고 있는 듯 청량합니다. 지리산에 가고 싶어집니다.
조문자 (2009-06-02 08:44:19)  
인적이 없는 산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마치 저에게 하신 말씀 같습니다.

비가 옵니다
자수와 함께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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