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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2016-12-27 14:00:09, Hit : 749, Vote : 105
 웨딩촬영

                               웨딩촬영
                                                                       이정희
  애들 아빠가 우리 가족의 곁을 떠난 지 12년이 흘렀다. 요 며칠 동안 애들 아빠 생각을 했는데 어젯밤 꿈에 살아생전의 모습 그대로 나타났다. 나하고 대화도 나누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슨 얘기를 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모습만 선명할 뿐이다. 남편은 언제나 우리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살라는 주위의 축하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고 있는데. 백년해로(百年偕老)가 아닌 33년이란 짧은 세월을 같이 하고 떠난 애들 아빠가 오늘따라 보고 싶다. 아니, 많이 밉다.
  꿈을 곱씹으며 애들 아빠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집을 나섰다. 오늘은 설악산 주전골과 흘림골을 산행하는 날이다. 간밤에 잠을 설쳤기에 버스에 오르자마자 잠에 취했다. 4시간을 달려서 설악산에 도착했다. 아직 고운 단풍은 물들지 않았지만 봉우리마다 울긋불긋해서 그런대로 멋이 있었다. 또, 회원들의 등산복이 빨간 단풍을 시새움하듯 갖가지 색상으로 산을 물들였다. 버스에서 내려 등산로를 따라 걷는데 초입부터 오르막길이어서 조금 힘들었다. 산악대장을 따라 선두에 서서 열심히 걸었다. 설악산의 풍경을 왜 비경(秘境)이라 하는지 알 것 같다. 4시간의 산행을 하고 주차장에서 간단한 뒤풀이를 했다.
  부부금실이 유난히 좋은 지인 M씨가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웨딩촬영을 한 사진을 보여줬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너~무 부러워요!”를 연발했다. 순간 지인이 깜짝 놀라는 것 같았다. 나한테 보여줘서는 안 될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 것인가. 하지만 이미 사진 속의 지인은 꽃같이 아름다운 신부로, 그녀의 부군은 늠름하고 멋진 새신랑이 되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웨딩드레스와 턱시도가 그들 부부를 위해서 탄생한 것 같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3년 전, 친구의 소개로 A산악회에 발을 디뎠는데 거기서 M씨를 만났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친구를 따라나섰는데 첫 산행이 여수 금오산(향일암)이다. 전날 내린 비로 길이 미끄러워서 조심조심 올라가는 내가 보기 딱했는지 일행 중 한 분이 스틱 하나를 나에게 주었다. 난 그 스틱 덕분에 무사히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스틱을 내게 양보한 사람이 바로 지인 M씨다.
  A산악회는 매달 셋째 주 일요일에 산행을 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버스에서 내린 회원들은 산행을 위한 복장과 장비를 점검한다. 항상 M씨의 부군이 아내의 등산화 끈을 매어주는데 그때마다 부부(夫婦)의 다정한 모습이 많이 부러웠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 씩씩하게 등산로를 따라 걸었지만, 항상 마음 한 구석엔 애들 아빠에 대한 아련함과 미움이 남아있었다. M씨의 30주년 웨딩촬영 사진을 보면서 나도 결혼기념일에‘웨딩사진을 멋있게 찍었더라면’하고 뒤늦게 후회를 했다.
  요즈음엔 웨딩촬영을 결혼식 전에 날짜를 잡아서 실내와 실외(공원)에서 한다. 예비 신랑과 신부는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기도 하고, 한복과 평상복 차림으로도 아주 멋진 연출을 한다. 어떤 이는 매년 결혼기념일에 웨딩촬영을 한다고 했다. 예전엔 평생에 한 번 결혼식 날에만 웨딩촬영을 했는데…….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고나 할까.
  남편이 건강하게 우리 곁에 있던 때를 생각하면 아쉬움만 남는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을 그이는 몰랐던 것인가. 남편은 우리 가족 곁을 떠나기 전 8년 동안 크고 작은 수술을 여러 차례 하느라 입원과 퇴원을 번갈아 했다. 손가락으로 계산을 해 봐도 결혼 30주년에는 웨딩촬영은 생각도 못할 형편이었고 25주년인 은혼식 때 사진을 찍었어야 했다. 그때는 남편과 나 모두 금혼식과 회혼식을 너끈히 치룰 수 있으리라 자신했었다. 은혼식을 아주 우습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평소에 남편은 건강에는 자신 있다고 호언장담(豪言壯談)하던 사람이다. 반면에 난 조금만 무리해도 링거를 맞아야 했고, 병원에 입원해서 안정을 취해야 했다. 주위 사람들도 나를‘몸이 약한 사람’이라고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그랬던 내가 트레킹과 산행을 즐기고 스포츠댄스와 밸리댄스도 하고 또 반려견과 산책하면서 건강을 찾았다. 올해 종합 건강검진 결과 모두 양호하고 다만 근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작은아들의 권유로 헬스 PT(개인레슨)도 받았다. 틈틈이 헬스장에서 운동하면 머지않아 근력도 생길 것이다.‘골골 80년’근래엔‘골골 100년’이라 하지 않는가. 육체의 건강 못지않게 정신건강에 좋은 노래도 즐겨 부르고 있다. 노래교실에서도 노래를 부르지만, TV 채널을 돌려가며 가요와 팝을 즐겨 듣는다.
  인기여가수 C씨가 부르는‘여정’이란 제목의 가요를 부르려면 울컥하고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서 침을 삼키고 또 삼킨다. 노래가 어려워 잘 따라 부르지도 못하면서 매번 노랫말 때문에 목이 메고 눈물이 난다.
  
  떨어진 꽃잎위에 바람이 불고
  쏟아지는 빗소리에 밤은 깊은데
  하필이면 이런 날 길 떠난 사람
  ‥‥‥‥‥‥
  그리워 잠이 들면 꿈에나 보고
  반가워 눈을 뜨면 허전한 마음
  그런 줄 알면서도 잠 못 이루는
  여인의 안타까운 밤은 깊어라

  턱시도를 입은 그이의 모습을 그려 본다. 잘생기고 남자다운 늠름한 모습이 정말 멋있을 텐데. 애들 아빠를 생각하면 애틋한 마음보다는 미운 마음이 훨씬 더 크다. 그이도 내 맘같이 웨딩촬영을 못한 게 한이 되었나. 아니, 나한테 미안해서 꿈에 나타난 건 아닐까. 나는 그런 그이가 많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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