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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이념 / 권경술
(1) 진정한 국가 이익은?
인간은 누구나 식욕(食欲), 색욕(色欲), 재욕(財欲), 명예욕(名譽欲), 수면욕(睡眠欲)등 다섯 가지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온갖 노고를 아끼지 않는다. 영웅호걸이건 원시인이건 간에다를 바 없다. 인류 최초의 전쟁도 인간의 오욕충족을 위한 몸부림에서 비롯되었고, 오늘날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사상전(思想戰)이나 핵전쟁의 위기도 캐어보면 자국의 이익(NatinalInterest)을 위한 것이고, 이 자국(自國)의 이익이란 곧 자국민(自國民)의 원만한 오욕충족 이외에 따로 이렇다 할 이익이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초기 원시사회에서는 먹을 것은 풍족하나 인구가 적어서, 이성(異性)간의 수적 불균형으로 색욕충족을 위한 이성 쟁탈전(색전;色戰)이 인류 최초의 전쟁으로 사료된다. 이 색전은 색욕의 온전한 충족을 위한 스테미너 '식(食)'을 확보하기 위한 재물전(財物戰)으로 그 양상이 바뀌고, 색욕과 식욕충족을 온전하게 하는 재물의 가장 효율적인 확보방법은 권력(명예)을 획득하는 것임을 터득한 후, 전쟁의 양상은 권력 쟁탈전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인류의 전쟁은 한 부족이나 국가내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간의 문제로 발전하게 되었다. 권력을 쥔 '군주(君主)'는 주변국가의 이성에 대한 관심도 없지 않았겠지만, 인구증가에 따른 재화의 상대적 부족을 메꾸거나 보다 풍족한 재화를 확보하여 자기 국민의 오욕을 보다 온전하게 충족시킴으로써 군주로서 안정적 권력유지 내지 여타의 명예욕을 충족시키고자;주변국가의 재화에 눈독을 들인 나머지 국가간에 전쟁이 발발하니 이것이 곧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식민지 확보전쟁이라 하겠다. 나아가 더 많은 식민지를 갖기 위한 식민지의 분할, 조정 전쟁으로 확대되어 전쟁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오욕을 위한 전쟁'은 '전쟁을 위한 전쟁'이 되니;국민의 오욕충족은 더 어렵게 되고 전쟁수행에 따른 인적, 물적 부담에 지쳐 전쟁을 종식시키지만, 이는 일시적 휴전에 원기만 회복하면 언제든지 식민지 경략을 통한 타국민의 노력을 빼앗아 편히 살려는 도덕국민(道德國民)아닌 '도둑국민'이 되는 것을 각국의 정치지도자와 국민들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역사상 강대국이란, 주면 국가의 재화를 빼앗아 자기나라 국민의 오욕충족을 하려는 '강도국(强盜國)'이요, '살인광국(殺人狂國)'이었다는 것 외에 이렇다할 명예가 과연 있겠는가?
강대국이 '강도심(强盜心)'을 버리지 않는 한 세계평화는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할 수 밖에 없고, 초대강국이 어떻게 하면 스스로 더 큰 임을 길러 전세계를 자국지배하에 둘 수 있을까 하는데 고심하고 있으면서 세계평화를 내세우는 것은 그 '강도심'을 위장하기 위한 제스처에 불과한 것이다.
오늘날 UN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회의도 인간오욕의 측면에서 살펴 봄직하다. 다만 세계 제2차대전을 계기로 강대국들은 스스로 힘의 한계를 느껴 종전(終戰)아닌 냉전(冷戰)형태로 휴식하고, 무력(武力)전쟁 아닌 무역(貿易)전쟁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그래서 종래의 '강도심'과 '살인광기'는 다소 순화될 수 있어서 인류평화를 위해 애오라지 희망적이라 할수 있으나, 안내해도 될만큼 '강도심'이나 '살인광기'가 순화된 것은 아니어서; 국제관계는 자국의 이익(National Interest)에 의해서 좌우되며, 어제의 적도 오늘의 이익을 위한 동지로, 오늘의 동지도 내일의 이익을 위해 적이 될 수 있다는 국제정치 기류에 다들 민감하지 않을수 없는 상황이다.
국가이익이란 그것이 영토보전이거나 확장, 자국산업의 발달, 무역에서의 흑자, 정의의 구현, 진리의 탐구, 문화예술의 창달, 군사력의 우위, 외교적 승리이건 간에; 이 모두는 종국적으로 국민 개개인의 조직적 집단체이고 보면, 국가의 이익이란 개개 국민의 이익의 총화에 불과하다. 개개인의 이익이란 오욕충족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이익이란 국민의 오욕충족(특히 명예욕)이 그 핵심 내용이라 하겠다. 따라서 인간의 오욕과 그 충족을 도외시한 전쟁지양방법은 온갖 공염불에 불과하다 하겠다.
그러면 과연 이'태풍의 눈'같은 '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이'란 무엇인가?
인류는 자국이익 충족만을 위한 몸부림이 전쟁을 유발하고, 이 전쟁은 결국 자국과 타국의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므로; 이(利)보다 실(失)이 더 많아서, 오욕충족의 득책이 되지 못함을 보아왔다. 그러므로 국가이익은 곧 국제이익과 부합될 경우에 진정한 국가이익이 되며, 국제이익은 인류이익과 부합되어야 하고, 인류이익은 개개인의 이익과 부합되어야만 진정한 인류이익이라 할수 있겠다.
결국 진정한 이익이란"국가이익=국제이익=인류이익=개인이익=국가이익"의 순환론에 빠진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이익은 국가란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의 규명없이는 정립이 불가해진다.
(2) 아홉 종류의 인간
인간은 탐애(貪愛)를 근본으로 태어나고, 탐애로 살다가 탐애로 죽어가는 존재다. 혹자는 맛있는 음식을, 혹자는 이성을, 혹자는 사회적 지위나 국가, 민족 등등, 실로 인간이 탐하여 애착하는 바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탐애를 근본으로 태어나, 뭇사연을 탐애하며 살아가는 인간은, 그 깨달음의 정도에 따라 구종인간(九種人間)으로 구별할 수 있다. 색욕과 식욕 등 오욕의 충족만을 목적으로,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데 급급함이 동물과 다를 바 없는 금수인간(禽獸人間)과; 만물의 영장으로서 인간은 동물과 달리 학문을 탐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동서고금의 많은 학식을 쌓아, 동물적인 행동은 삼가나 동물적 심리가 잠복되어 있는 학자가 있다. 학자에게 더 나아가 우주원리와 인생의 근본을 알고자 노력하여 어느 정도 앎이 생긴 철인(哲人);철인에서 나아가 나름대로의 앎이 사(事)와 물(物)이 병요하여 통하고 달함이 있는 달사(達士), 달사에서 나아가 그 행적이 세간고 출세간에 초연한 이인(異人)이 있다.
이인으로서 언행이 신묘하고 초인적 행동을 하는 신인(神人), 신인으로서 신묘의 경지를 다 터득하여 그 경지에 스스로 만족하고이에 머물러 있는 지인(至人), 지인에서 나아가 유무의 상대적 대립상에 흘려 생사의 고통속에 헤매는 중생을 구제하는 도에 능숙하여 능히 중생제도(衆生濟度)의 도인행을 하는 도인(道人), 도인에서 더 나아가 생사를 초월하여 생사에 자재로운 해탈(解脫)을 증득한 각자(覺者)등을 들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출생하여 살아가면서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여정으로 그 일생이 짜여져있다. 이러한 인생여정(人生旅程)에서 혹자는 오욕충족에 급급한 금수인간으로 일생을 마치는 자가 있는가 하면; 혹자는 도인으로 인생여정을 엮어 나간다.
이러한 여정의 차이는 인생목적과 수업(修業)의 내용에 따라 좌우되는 바, 인생의 목표가 유명한 학자가 되는 것이건 정치가이건 간에; 그것이 오욕의 효율적 충족을 위한 방법에 급급하다면, 그사람의 인생목적은 오욕충족에 있다 하겠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금수인간'으로서 그날 그날 살아가는 것이 인생목적이 되는셈이다. 이처럼 반복 되풀이 되는 식욕과 색욕 등 오욕충족을 위해 수고로이 살아가는 것이 인생목적이자 여정이라면, 인류의 내일은 그야말로 금수인간들의 약육강식의 수라장으로 화하여, 분쟁고 전쟁이 끊이지 않는 동물국가로 화할것임을 동물계의 생태로 미루어 쉬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교육이나 사호제도, 정치사상 내지는 철학 등등이 우리를 금수인간으로 전락시키고 있지나 않은지?
또한 각자는 9종인간 중 어느 계층에 자신이 속하고 있는지 한번 곰곰이 관조해 보고 나아가 각인은 자신의 인생목적을 오욕과 9종인간의 관점에서 재점검해 봄직할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 대다수의 인생목표 내지 목적이 오욕충족에 급급한 '금수인간'이 되는 것이라면; 자연히 국가의 목표나 목적도 이'금수인간'을 목표로, 거기에 적합한 정치, 경제, 교육제도가 채택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다수표를 얻어야 집권할 수 있는 집권자는 다수국민이 원하는 바에 부합하는 정책을 수립 추진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즉, 대다수 국민의 인생목적여하가 국가의 목적을 결정하게 되고, 각인은 그 국가목적에 입각한 각종 제도 하에서 인생여정을 엮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목적이 사회제도와 격차(gap)가 크면 클수록 '소외감'은 고조되고 국가구성원으로서 능력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어, 사회문제의 요인이 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국가이익이나 인류이익을 저해하게 된다 하겠다. 여기서 개개국민의 인생목적 설정의 중대성이 있으며, 국민의 인생목적이 곧 국가목적과 직결되는 측면에서도 국가이익이 곧 진정한 개인이익이 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그러면 가장 바람직한 인생목적은 무엇이어야 할까? 이 인생목적이 설정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이익'도 자연히 그 윤고r이 명확해질 것이다. 즉 진정한 의미의 이익은 곧 인생목적과 직결되며, 이 인생목적 성취에 부합되는 것만이 진정한 이익이 될 수 있다 하겠다. 본고에서 인생목적 설정을 거론하는 의의가 여기에 있다 하겠으며 올바른 인생목적의 설정은 곧 진정한 개인이익, 국가이익, 인류이익을 정립함이다. 또한 진정한 국가이익이 되지 못하는 전쟁을 종식시키고, 인류평화를 정착시키는 방법론과 직결됨을 알아야 하겠다.
사실 인생의 최종목표는 이 9종인간의 예시에서 이미 향방이 결정되었다 하겠으니, 그 누가 신인(神人)이나 도인(道人)내지 각자(覺者)가 되는 것을 마다 하겠는가! 인간의 근본이 탐애는 끝이 없는 것이엇, 각자보다 상위의 경지가 있다면, 이 또한 마다하지 않을 것인 바, 인간의 탐애는 누구나 최상경지인 각자가 되는 것을 원대한 인생목표 설정하길 주저하지 않을 것이며 각자가 되어 생사를 초월하여 죽음에 대한 공포없이 평온하고 자유자재로운 생활을 영위하는것을 인생목적으로 삼고자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인생의 목적을 9종인간 중 최상경지인 각자가 되어 자유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설정하면, 인간으로서의 진정한 이익은 인생목적과 부합되는 것 곧'각자로서의 완전한 생활' 그 자체가 될것이며, 진정한 이익여부의 판단기준은 '각자가 되는길'과의 부합 여부가 될 것이다. 즉 모든 국민이 각자가 되는 것은 곧 진정한 의미의 국가이익이자 인류의 이익 내지 세계의 이익이라 하겠다. 이 원대한 인생목표의 설정에서 국가목표의 새로운 설정이 요구되며, 세계의 모든 인류가 공동으로 추구할 진득한 이익 즉'각자에로의 길'내지 '각자의 길'에 적합한 새로운 제도의 수립이 요청된다. 이 새로운 제도는 인류의 진정한 이익을 확보해 주는 것으로서, 인간의 근본인 탐애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오욕의 충족은 물론 영구적인 세계평화를 확보해 주는 방법이 되어야 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인생의 목적을 9종인간과 관련하여 새로이 설정하게 되면, 우리 인류의 인생여정은 최상경지인 각자(覺者)에로 향한 끝없는 정진(精進)과 수업(修業)의 연속이라 할수 있고; 각인(各人)은 각자(覺者)를 이룩하는 과정에 있으며, 그 과정적 존재로서 상호 협조와 격려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는 선의의 경쟁은 있을지언정 시기나 방해는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이는 그 길만이 각인(各人)의 인생목적을 효율적으로 성취하는 길이며, 각인의 진정한 이익이자 국가이익, 인류이익과 부합되기 때문이다.
*권경술 수필가 (창원기능대학 교수)
*출처 - http://www.sky33.org/152a.htm 태고종 원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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