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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23, 저작권 강화로 인해, 작가가 직접 등록하거나 등록을 부탇받은 글만 게시합니다. 감사합니다. (☞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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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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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계의 거목 원종린 교수님께서 2011. 6. 3일 별세하셨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 원종린 수필가 수필은 말로짜는 옷감 “문학은 예술의 한 분야입니다. 예술은 감동인데 사람이 즐겁고 기쁠 때 혹은 슬플 때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게 됩니다.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로, 춤추는 사람은 춤으로 화가는 그림으로 나타내지만 문학하는 사람은 글로써 발표하게 됩니다. 그 속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다 들어 있어요. 저는 그릇만 큰 것 보다는 분재처럼 작은 그릇 속에 알찬 생혼(生魂)을 담듯이 절제된 문장 속에 농축된 감정을 담으려고 애씁니다.” 원종린 선생님은 베란다에 놓인 50년 된 아스파라거스처럼 수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평생 사랑하신 노문학청년(老文學靑年)이다. 박명순: 원로 수필가이시며 일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원종린 선생님 뵙게 되어 감사합니다. 교수님의 삶은 교육자의 일생으로 올곧은 선비시며 이시대의 스승님으로 우리의 마음까지 경건케 하고 있습니다. 45년간 문인으로서 활동하셨는데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언제부터며 작품 활동을 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종린: 문학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중학교 1학년 때 부터 글쓰기를 좋아하고 책읽기를 즐겨했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가 휘문고였는데 그곳에는 선배문인들이 많이 배출되었고 학생들도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요. 그 중 동창 하나가 한학에도 유식하고 시도 잘 썼는데 일본대학 문예 과에 들어가서 나중에 시인으로 등단했는데 부러웠어요. 저도 문학에 대한 꿈은 있었지만 결실을 못 맺고 일본에 가서 대학예과에 다니다가 학도병으로 끌려갔습니다. 그곳에서 몇몇 동지들과 망명모의하다 조선헌병에 탐지되어 용산헌병대로 끌려가 한 달 동안 고초를 겪었습니다. 그 후 형무소에 수감되어 옥고를 치르던 중 조국 광복으로 풀려나게 되었지요. 해방 뒤에는 교편을 잡았지만 열심히 문예지를 구독했습니다. 소설가가 되겠다고 신춘문예나 문예지 몇 군데에 출품해 보았지만 그게 잘 안되더군요. 그러던 어느 해 현대문학에 원고를 냈는데 김동리 선생이 만나자고 하여 찾아갔더니 단편소설 ‘외곽지대’가 추천 수준에 이르렀으니 한번만 더 내달라고 했어요. 그때 미국무성초청으로 미국에 유학가게 되어 그곳에 정신을 쏟다 보니 문학에 자연 소홀하게 되었지요. 귀국 후 대학 강단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현대문학에 투고할 기회가 생겼어요. 현대문학에서 10년 독자에게 베푸는 특전이 있어 ‘연공상(年功賞)을 받으며’라는 제목으로 글을 적어 보냈는데 조연현 주간의 눈에 띄었습니다. 그 후 ‘노문학청년(老文學靑年)’이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청탁서를 받았어요. 노인이면서 청년이라는 질문이 우습지만 문학이라는 말이 들어 있어 저를 기쁘게 했습니다. 그때가 1965년 제 나이 43세로 뒤늦게 문단에 등단하게 되었습니다. 박명순: 많은 작품을 써오면서 나름대로 정립한 문학관이 있으실 텐데 문학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합니다. 선생님은 문학과 인생을 어떻게 정의하며 선생님이 생각하는 문학세계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원종린: 문학은 예술의 한 분야지요. 예술은 감동인데 사람이 즐겁고 기쁠 때 혹은 슬플 때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게 됩니다.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로, 춤추는 사람은 춤으로 화가는 그림으로 나타내지만 문학하는 사람은 글로써 발표하게 됩니다. 그 속에는 우리 인생의 희로애락이 다 들어 있어요. 저는 늦은 나이에 특례로 등단한 만큼 한 편 한 편 글을 쓸 때 마다 저의 온 정성을 기울입니다. 저를 추천해 주신 분들은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 다짐하며 헛되게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릇만 큰 것 보다는 분재처럼 작은 그릇 속에 알찬 생혼(生魂)을 담듯이 절제된 문장 속에 농축된 감정을 담으려고 애씁니다. 박명순: 책은 우리 마음의 토양이 되기도 합니다. 선생님 문학에 영향을 끼치고 도움을 준 작가들이 많겠지요. 지금까지 읽으신 작품집 중에서 특히 마음에 남는 감명 깊은 작품들은 무엇인지요. 원종린: 감동적인 작품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정병우의「가재골」곽학송의 「독목교」손창섭의「공휴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중학교 선배인 이태준의 「제이의 운명」도 감명을 받았는데 주인공 윤필재는 나의 젊은 시절의 우상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이태준은 월북 작가로 그의 작품이 오랜 세월동안 금서 처분을 받았는데 여러 해 전에 해금이 되었습니다. 시집으로는 한용운의 「님의 침묵」과 일본의 요절 시인 이시가와 다쿠보쿠의「한줌의 모래」에 심취하기도 하였습니다. 펄벅의 「대지」와「어머니의 초상」도 기억이 납니다. 박명순: 선생님의 글은 작품마다 깊은 뜻이 숨어 있어 읽을수록 우리에게 감칠맛을 줍니다. 작품 구상은 주로 언제 하며 작품은 언제 쓰시는지요? 원종린: 틈나는 대로 쓰는 편이지만 밤에 쓸 때가 제일 잘 써집니다. 낮은 아무래도 세상에 귀가 열려 있다 보니 집중이 잘 안되고 밤에는 나와 만나는 시간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고요한 시간에는 성찰을 통해서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잊었던 옛날 일이 추억으로 살아나 글 쓰는데 도움이 됩니다. 박명순: 교수님은 “수필은 말로 짜는 옷감이다”고 비유를 하셨는데 평소에 생각하고 계신 수필 론에 대해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수필을 쓸 때 가장 치중해야 될 요소들은 무엇입니까. 원종린: 수필은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순수한 수필로 경수필이라고 하고 또 하나는 수상적인 중수필로 나누어집니다. 저는 주로 경수필에 해당하는 글을 씁니다. 논리적이나 객관적인 중수필 보다는 어떤 사건을 풀어 쓰는 걸 즐깁니다. 어떤 사람은 제 글을 소설 같은 수필이라고도 합니다. 머리로 생각하는 글은 내용은 있지만 읽으면서 부담스럽고 읽고 나서 얻은 것은 많지만 느끼는 감동은 적어요. 역시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을 쓰는 편이 제 취미에는 맞아요. 박명순: 선생님은 작품을 쓰면서 다작은 하지 않으셨지요. 모든 작품 하나하나 정성을 갖고 발표하신 작품이라 모두 소중 하실 것 같습니다. 그 중 대표작을 꼽는다면 어느 작품인가요. 원종린: 제일 처음 수필집「하늘 높이 차올리는 구두」가 생각납니다. 1983년 5월 회갑기념으로 낸 것인데 처녀 출판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게 뒤늦게 낸 수필집입니다. 고향의 문단 선배인 임헌도 시인은 대전일보에 실은 서평에서 “문학적으로 승화된 주옥같은 작품”이라는 찬사를 했지만 과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 후에 나온「귀로에서」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진주에서 회합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적은 글입니다. 시일에 좇기는 일만 없으면 저는 대개 철도나 큰 국도를 버리고 지방의 등외 도로를 다닙니다. 한 장의 안내도를 벗 삼아 구석진 고장의 인정도 살피면서 산정을 돌아보며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떠다니는 묘미가 있기 때문이지요. 버스 정류장에서 행선지 표지를 바라보면 우리는 모두 여행을 떠나는 나그네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회상곡」과 어머니를 추모하는「초여름 밤」도 있습니다. 박명순: 문학 속에는 여러 장르가 있는데 특히 수필문학의 비중에 대해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또 선생님께서 생각하는 한국 수필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수필문학 발전을 위해 한 말씀 해 주세요. 원종린: 운동경기를 보면 인기종목이 있고 비인기 종목이 있잖아요. 인기종목 보다는 비인기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그런 사람이 더 한층 보람을 느낀다고 봐요. 수필을 가볍게 생각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곳에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더 큰 성공이겠지요. 가끔 명사들이나 연예인들의 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 보다는 문학으로서 수필이 더 많은 독자를 끌어야합니다. 문학은 문학다워야 하고 감동 있는 글을 쓰는 그것이 문학이 나갈 길입니다. 요즘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글이 나오지만 뚜렷이 족적을 남길 수 있는 명 수필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박명순: 2005년에 <원종린 수필문학상>을 제정하여 수필작가들에게 큰 희망을 주셨어요. 현재 5회 수상자를 맞이한 선생님의 수필문학상에 대하여 듣고 싶습니다. 원종린: 어느 해 세배를 온 제자들이 제 이름으로 된 문학상을 만들었으면 하고 제안했습니다. 처음에는 극구 사양했는데, 그 후에도 몇 번 더 찾아와 간곡하게 권하기에 만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늦게 문학에 입문하였지만 글은 제 생애의 큰 보람입니다. 문학 창작에 대한 고취와 후진 수필가를 격려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사재를 털어 1억 원을 냈는데 아무래도 부족한 것 같아 그 후에 1억 원을 더 냈습니다. 처음에는 본상 삼백만원과 작품상을 주었는데 지금은 본상 오백만원과 작품상 2명에게 각각 백만원씩 주고 있습니다. 상금이 적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미흡하나마 문학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수필문학 발전에 기여 되었으면 합니다. 박명순: 평소에 운동을 즐겨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테니스와 탁구 등 못하는 운동이 없다고 하는데 요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원종린: 저는 운동 예기만 나오면 신이 납니다. 제가 중학교에 입학하였을 때 체육 선생님이 반 학생들을 불러 놓고 씨름을 시켰어요. 저는 키가 작았지만 출석번호 26번째 아이까지 모조리 이겼어요. 그랬더니 선생님은 “너처럼 씨름 잘 하는 아이는 처음 본다.”고 하셨습니다. 그 후에도 동급생들 사이에서는 ‘씨름꾼’으로 통하였지요. 대학 예과에 다닐 때에 야영훈련을 나간 일이 있었는데 조선학생 대표로 나가 일본학생 5명을 씨름으로 모두 이겼어요. 그 때 조선친구들은 발을 구르며 환호했는데 나라를 빼앗긴 처지였기에 기쁨은 더 했겠지요. 운동은 다 잘하는 편인데 지난 2005년에는 전국테니스 남자대회 80대에서 1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순수 아마추어 선수로 프로급 선수들을 제치고 두각을 나타냈으니 모두들 놀랐지요. 요즘도 아침에 일어나면 도수체조와 팔굽혀 펴기 50번을 거르지 않고 하며 테니스는 일주일에 한번 나가지만 집에서 빈 라켓을 500번 휘둘르며 운동을 쉬지 않습니다. 박명순: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종린: 우리가 살아나가는 길은 한 길입니다. 우리 인생은 그 길 밖에 못 갑니다. 문학작품을 읽으면 그 속에 여러 길이 있어 그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사람은 하나고 걸어가는 길도 하나지만 감명 깊은 작품을 통하여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서는 인생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지게 합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은 책을 읽어 우리가 가지 않은 다른 길을 경험할 뿐 만 아니라,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얻어 풍요로운 일생을 살기 바랍니다. 박명순: 대전에서 선생님을 뵙게 되어 더욱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수필계의 원로로써 큰 힘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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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원 교향곡 [2] |
| ▽ 산귀래 별서와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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