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단어들
송암 조 한 석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을 좋아한다. 그 자연 안에서 사람이 어떻게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할까. 역사의 흐름에서 어떤 철학적 성찰이 있었을까. 하는 것들에 대해 사색하기를 좋아한다.
홍익인간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여러 권의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함(단군의 건국이념)”이라고만 되어있다. ‘이 단어가 언제부터 사용되었지, 어떤 방법으로 인간세계를 이롭게 하지’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태백일사(太白逸史) 제5편 소도경전본훈(蘇塗經典本訓) 1항에 “홍익인간이념의 유래와 역의 창시자 복희성인”에서 “夫弘益人間者는 天帝之所以授桓雄也오 一神降衷하사 性通光明하니 在世理化하야 弘益人間者는 神市之小以傳壇君朝鮮也라”하였다.
대저 홍익인간 이념은 환인천제께서 환웅에게 전수하신 가르침이다. 일신께서 참마음을 내려주니, 사람의 성품이 일신의 광명과 통하여, 사람이 순행(順行)하는 도리를 따르며 세상을 살피는 것을 깨우쳐, 홍익인간을 펼치라는 가르침을 신시배달이 단군조선에 전수한 것이다. 라고 해석된다.
약 9,000여 년 전 환인께서 자연의 섭리(攝理)를 통찰하시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홍익인간이 되라는 가르침이다. 자연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나, 아무 일도 아지 않는 자연이 스스로 그러하도록 자연을 다스린다는 것이다. 이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다스리는 것을 가리켜 자연의 섭리라고 한다. 자연의 섭리대로 이루어지는 원칙을 가리켜 자연의 이치라고 한다. 자연의 이치에는 균형과 조화라는 잣대가 들어있다. 그 균형과 조화라는 잣대 속에서 삼라만상이 오고가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를 담은 것이 천부경이고 그것을 따르기 위한 실천철학이 바로 홍익인간이다.
인간도 삼라만상 중 하나이기에 지구의 순환법칙을 벗어날 수 없다.
공전과 자전의 순환에 따라 낮과 밤이 바뀌고, 계절이 바뀌는 조화가 있었기에 생명체 활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공전만 된다면 한쪽은 열기로, 한쪽은 냉기로 생명체가 살수 없는 환경이 된다.
계절이 순환되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보며 선조들은 오행의 이치를 터득했다. 오행의 이치를 적용하여 상생과 상극의 이치를 찾아내어 오행치수법(五行治水法)을 폈다. 5세 환웅 태우의太虞儀 12번째 아들 태호복희太昊伏羲가 역의 시조가 되었다. 이후 왕검 재위 67년에 우순(虞舜 : 우 나라의 순임금)을 도와준 중국 역사서가 있다.
지축을 중심으로 지구가 자전을 하며 음양의 조화로 생명운동이 시작되듯이 사람의 몸도 균형을 유지하며 마음과 조화를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을 모미즘(몸+ism)이라는 단어로 표현해 본다. 중정(中正)은 자연법칙을 중심으로, 중용(中庸)은 인간행위를 중심으로 표현된 문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심신수련을 중심으로 표현된 문자가 없었다.
모미즘을 이루고 나면 우주심과 통하게 된다. 우아일체(宇我一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이 삼라만상 안에 있고, 삼라만상이 자연 안에 있는데 왜 우아일체를 강조했을까. 사람의 몸과 마음이 오욕칠정에 휘둘리게 되면 중심을 잃고 욕심을 부리게 된다. 욕심이 지나치게 되면 주변과 부조화를 이루며 다툼이 벌어진다. 국가도 건국이념과 법으로 정한 원칙들이 균형을 유지하며 조화가 이루어져야 강건한 국가가 된다.
모미즘을 이루기 위해서 두 가지 수련을 하고 있다.
하나는 선도수련이다. 선(仙)이란 도(道)에 이르는 방법이고, 도(道)란 깊이 깨달은 경지다. 피곤할 때 기지개를 켜면 시원함을 느낀다. 하품을 하며 양손을 위로 올리고 몸을 쭉 펴는 것이다. 이것을 반복하는 것이 기지개운동의 기본자세이다. 우주는 추력과 인력에 의해 공전과 자전이 이루어진다. 기지개운동도 추력과 인력에 의해 기운을 밀어 올리고 끌어당기는 힘에 의해 몸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둘째는 경신수련이다. 경신(庚申)이란 60갑자(甲子)에서 유래한 말이다. 경신일이 일 년에 여섯 번 오는데 그때마다 잠을 한숨도 자지 않고 깨어있어야 한다. 수련시간은 전날인 기미일(己未日)이 지나는 순간부터 다음날인 신유일(辛酉日)이 들어오는 순간까지다. 24시간 깨어있어야 하므로 혼자서 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여러 사람이 모여 기지개운동을 하며 흩어져있는 마음을 바로 잡고, 정신을 맑고 바르게 하려고 심혈(心血)을 기울인다.
이날을 지키려는 이유는 인간의 본성을 깨우치고, 우주의 본성과 하나가 되기 위함이다. 본성은 저절로 터득되지 않는다. 내면에 있는 분별심이나 불만 같은 감정과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육경신(六庚申)을 10년 지키면 죽는 날까지 건강할 수 있다고 한다. 전체를 환하게 내다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긴다고 한다. 잠시라도 졸면 허사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기 때문에 ‘십년공부 도루아미타불’이라 했다.
현실적이지 않은 이상향(理想鄕)이라고 외면하는 천부경과 홍익인간 정신이 새삼 새롭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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