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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피아(2009-11-19 13:38:14, Hit : 1394, Vote : 101
 연꽃 보러 가는 길


<土 曜 隨 筆> 수필가 도월화, ‘연꽃 보러 가는 길’


연꽃 보러 가는 길 / 도월화

초록빛 양산을 펼쳐 줄께. 8월의 태양이 뜨거운 열기를 뿜을 때, 넓은 잎사귀로 서늘한 그림자를 만들려고 해. 하얗게 꽃 등을 피워 줄께. 연못이 흙탕물처럼 어두우면, 환하게 연등을 밝혀주리.

백련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차가운 물속에서 나는 그 목소리가 따스하다. 이슬을 먹고 피어난 듯 순수하지만, 순진함에서 배어나오는 어눌함조차 없는 고고함이 신비스럽다. 물기 머금은 눈빛은 보는 이에게 마음의 평온과 위안을 준다.

매년 여름, 연꽃을 보러 가고 싶었다. 동양 최대라는 무안 연꽃 축제에 가보려고 벼르기만 하다가, 금세 꽃은 져버리고 때를 놓쳐왔다. 그저 일상 속에서 세월만 흘려보내다가 사라지는 것이 삶이련가. 오늘은 연꽃 보러 가는 날. 먼 곳까지 가야하는 큰 연꽃 단지는 아니더라도, 가족끼리 가까운 운악산 봉선사 연꽃을 찾게 된 것만도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가.

사찰로 들어가는 길가에 푸성귀들이 자라나고, 좁다란 도랑에는 맑은 물이 흐른다. 검정색 날개가 흑기사마냥 귀족풍의 빛을 뿜는 물잠자리가 앞장서서 날며 연지로 향한다. 드문드문 붉은 고추가 열린 고추밭, 초록색 콩밭이 줄을 잇고, 그 옆 깨밭에는 자그마한 참깨 꽃들이 연보랏빛 초롱처럼 올망졸망 매달려 연꽃 보러 가는 길목을 밝힌다.



저만치서 하얀 얼굴의 차분한 여인이 나를 반기는 듯 목을 빼고 손짓하고 있다. 바로 오늘 내가 만나러 온 반가운 이가 아닌가. 백옥같이 흰 피부의 미인이 온몸에 녹색 비단 너울을 휘감고 있는가. 연이어 눈에 들어오는 백련 송이들이 연못 여기 저기 피어나 있다. 꽃송이가 크고 소담스러워 과연 심청이가 타고 다시 환생 할만하다. 육지 꽃의 여왕은 장미나 모란일까, 혹은 다른 꽃일까. 연꽃의 아름다움은 수중에서 핀 꽃의 여왕이라 할 만큼 빼어나다. 아직 봉오리 진 연꽃, 활짝 핀 연꽃, 더러는 연밥이 맺힌 것도 눈에 뜨인다.

우리의 옛사람들은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일컬어, 품성이 군자와 같이 고결하다는 뜻으로 사군자라 불렀다. 순결한 백련의 환대에 감동받은 나는 문득 왜 사군자에 연꽃을 넣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함께 구경하던 남편에게 물어보았다.
"사군자에 무엇 무엇이 들어가던가." 하고 남편은 건성으로 말한다.
"매(梅) 난(蘭) 국(菊) 죽(竹)......"
"그럼 연(蓮)이 들어갈 자리가 없잖아."
나는 남편의 실없고 성의 없는 대답에 웃고 만다.

사군자가 사계절을 상징한다고는 하나, 만일 계절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면, 매화 난초 국화는 꽃인데, 대나무 대신 연꽃이 들어가도 될 법하지 않은가. 송나라 주렴계(周濂溪, 1017~1073)가 쓴 '애련설'에도 연꽃이 꽃 중의 군자라(蓮花之君子者也) 하지 않았는가. 어쩌면 연꽃은 물속에 산다고 사군자에서 빼버린 것일까. 오히려 연꽃은 속세를 떠나 초연하다고 해서 제외한 것은 아닐까. 매 난 국 죽이 성품이 고매한 군자들이라면, 연꽃은 그보다 무언가 초월한 해탈의 경지에 있는 존재로 보아 준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연꽃이 관세음보살처럼 고요히 피안의 소리를 듣고 있다. '온 우주(Om)에 충만하여 있는 지혜(mani)와 자비(padme)가 지상의 모든 존재(hum)에게 그대로 실현 될지라'는 뜻의 '옴마니반메훔'이란 육자진언(六字眞言)이 떠오른다. 반메는 연꽃으로 무량한 자비를, 마니는 지혜를 의미한다. 옴은 태초 이전부터 울려오는 에너지를 뜻하는데 성음(聖音)이라고도 하고, 훔은 우주의 개별적 존재 속에 담겨있는 소리로서 우주소리를 통합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려운 말씀이라 내가 이해하기는 어려워도, 진언을 잘 외우면, 자비와 지혜를 증진시킬 수 있다니 오묘하지 않은가.

이곳 연지에는 홍련은 보이지 않고 백련만 피어나 있다. 하얀 연꽃이 성모 마리아처럼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느님께 지혜와 사랑을 전구해달라고 간절히 기원하고 싶어진다.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질 때 나의 뺨에 번져오는 미소는 따사로운 아침 햇살 같다.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질 때 내 가슴에 스며나는 기쁨은 혼탁한 연못에 피어나는 맑고 고운 연꽃과 같다.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질 때 내 영혼에 피어오르는 감사는 나의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한 숨결 같다.

연꽃이야말로 태어난 물가를 떠나본 적이 없지만, 깨달음의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우주처럼 둥그렇게 넓은 잎 사이에 피어나 깨달음의 등불로 하얗게 타오른다. 물속에서 피어나서 늘 저토록 깨끗할까. 지는 순간까지 의연한 꽃잎. 나도 사는 동안 한 결 같이 누구에게 백련의 평화와 위로를 전해주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값진 인생이 되겠는가.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나는 한참동안 연꽃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서 있었다. (2005. 8.)


▽ 도월화 프로필

수필집 '여월여화 (如月如花)'
한국문인협회 회원
창작수필문인회 회원
인터넷수필마을(에세이 아카데미아 sysop)
이화여자대 법학과 卒
(前)영등포 중 사회과 교사

http://blog.chosun.com/supil
http://ssopia7.k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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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wave.kr/sub_read.html?uid=61944§ion=§ion2=

뉴스 웨이브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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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뉴스 게재


 
“우주처럼 둥그렇게…하얗게 타오른다” [새창보기] / 수필가 도월화 200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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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이진숙 2007-01-25 11:20:02
- '연꽃이야말로 태어난 물가를 떠나본 적이 없지만, 깨달음의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우주처럼 둥그렇게 넓은 잎 사이에 피어나 깨달음의 등불로 하얗게 타오른다. 물속에서 피어나서 늘 저토록 깨끗할까. 지는 순간까지 의연한 꽃잎. 나도 사는 동안 한 결 같이 누구에게 백련의 평화와 위로를 전해주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값진 인생이 되겠는가.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나는 한참동안 연꽃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서 있었다 ' -(본문에서)
소피아 님의 아름다운 수필을 감상하면서 연못에 피어나는 맑고 고운 연꽃 냄새 듬뿍 맡고 갑니다.

답글
서정숙 2007-01-25 11:56:46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한 식물로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연꽃을 많이 사랑합니다.

답글
송미나 2007-01-25 17:10:05
둥글고 원만하여 항상 웃고 지내며 부드러운 말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연꽃처럼 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답글
은빛여울 2007-01-27 15:25:42
도월화 님의 연꽃 보러 가는 길을 감상하다가 좋은 글귀가 있어서 이곳에 옮겨 놓았어요. 한편의 수필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시간이 되었어요.
-'하얀 연꽃이 성모 마리아처럼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느님께 지혜와 사랑을 전구해달라고 간절히 기원하고 싶어진다.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질 때 나의 뺨에 번져오는 미소는 따사로운 아침 햇살 같다.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질 때 내 가슴에 스며나는 기쁨은 혼탁한 연못에 피어나는 맑고 고운 연꽃과 같다.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질 때 내 영혼에 피어오르는 감사는 나의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한 숨결 같다.'-(본문에서)

답글
강진규 2007-01-27 19:08:15
카토릭 세례명이 소피아
소피아는 지혜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도월화 님 올해에는 꼭 첫 수필집 만나게 해주세요.

답글
김영천
무안 백련단지에 아직 오시지 못했군요. 축제기간은 너무 번잡하니 차라리 한 주 뒤에나 한 주 앞이 좋을 것입니다. 정말 장관이지요. 또 수생식물을 따로 모아놓은 곳도 있구요. 연꽃을 늘 보면서도 잘 알지 못한 것을 오늘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답글
아미새
성모 마리아처럼 숭고한 아름다운 다가오는 연꽃이여...
아미새도 연꽃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배우고 싶구나...

 

답글
백장미  2009-08-24 20:37:54
-'지는 순간까지 의연한 꽃잎. 나도 사는 동안 한 결 같이 누구
에게 백련의 평화와 위로를 전해주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
나 값진 인생이 되겠는가.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너무
나 잘 알기에, 나는 한참동안 연꽃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서 있
었다.'-(본문에서)
도월화 님 연꽃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좋은 수필 만나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답글
별셋 2009-08-25 11:52:57
연꽃 보러 가는 길 수필을 감상하면서
마음의 평온과 위안을 얻어갑니다.

답글
청포도 09.08.24 20:22
고고한 연꽃처럼 우리 삶도 아름다웠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잘 보았습니다^^  

답글    
라~니 09.08.28 20:46
반갑습니다. 좋은 글을 잘 읽었습니다. 글과 사진에 놀랐습니다. 내공이 대단한 글이군요. 저는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리고 Best Top 10 에 올라 있군요. 탄성과 찬사를 보냅니다. 축하드리고 감사드립니다.

답글
순례자 09.08.22 19:25
연꽃도 못보고 입추가 지나버렸네요. 에공...^^ 가을이 오나요. 라~니회장님, 건필을 기원합니다. 늘 감사드리오며..

답글
하이얀 09.08.24 22:08
소피아 선생님, 다녀가셨네요^^ 브레이크 뉴스도 이제 알게 되었어요...하얀 연꽃이 성모마리아처럼~ 그렇네요..성모님의 순결과 고요, 그리고 인내를 닮은 거네요. 아, 이제 연꽃을 보면 성모님을 먼저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아름다운 글 감사드려요~^^*  

답글
수우 09.08.23 03:35
감사드립니다. 흙탕물속에서 곱게 피어나는 연꽃처럼 늘 맑고 깨끗하고 순수하고 투명한 영혼으로 빛나소서, 제가 근래 아픕니다. 여름손님을 얼마난 찐하게 치루었는지 병원 다니며 침을 맞는 중입니다. 몸이 회복되면 아카데미에 작품 올리겠습니다.  

답글
수우 09.08.23 03:36
연꽃과 님이 닮은 것 같아서 자꾸만 꽃과 님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답글
노을빛 최영옥 09.08.22 17:24
도월화선생님의 글은 언제나 그윽한 향기가 깊고도 깊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답글
노을빛 09.08.23 05:04
도월화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로고 그윽한 향기가 맡아지는 글입니다. 언제나 감동입니다.

답글
일송정 09.08.22 23:04
참 좋은 글입니다

답글  
이진숙 2009-08-23 11:44:43
순결과 청순한 마음이 꽃말인 연꽃은 팔월까지 제철이라고 하는데
아쉽게 만나보지 못하고 팔월이 지나가고 있네요. 도월화 님의 수
필 연꽃 보러 가는 길을 감상하면서 세속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아름다운 선행의 꽃을 피우는 연꽃을 만나게 되어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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