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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씨에게 용서를 빌다


<약력>
* 1975년 <월간문학> 수필당선. 1976년 <현대문학> 수필 추천완료.
* 경남문학관장
*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회장
*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 수필집 ‘모래밭에 쓴 수필’ ‘마음 고요’등 10여권
* 한국문학상 등 수상

                    꽃씨에게 용서를 빌다
                                                        鄭 木 日

서랍을 뒤지다가 반으로 접은 하얀 편지봉투 하나가 나왔다.
'이게 뭘까?'
궁금하여 꺼내보았다. 까만 씨앗이 주르르 쏟아지고, 때 마침 깜빡 잊고 있었던 기억이 파르르 잠을 깬다. '아뿔사!' 나는 탄식하고 만다. 어느 가을날, 길가 공터를 지나 가다가 나팔꽃이 핀 것을 보고서 청신하고 순란한 모습에 반해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몇 알의 꽃씨를 털어서 갖고 온 것이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던 꽃인지라, 다음 해 봄에 심어서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릴 생각이었다. 소중하게 간직한다는 것이 서랍 속에 넣어두고 그만 잊고 만 것이다. 그것이 벌써 2년전의 일이었다. 이건 나팔꽃씨에게 여간 미안한 일이 아니었다.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지었다. 나팔꽃씨는 얼마나 가슴을 태웠을 것인가.
나는 나팔꽃씨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그 앞에 꿇어앉았다.
"꽃씨들이여, 용서하소서."
나로 말미암아 얼마나 많은 꽃을 피우지 못한 것일까. 수만 개의 꽃씨로 번식할 기회를 잃고 죽은 듯이 어둠 속에 쳐박혀 지내야 했던 것일까.
씨앗은 생명이 아닌가. 씨앗은 시작을 의미하며, 열매는 결실을 의미한다. 흙 속에 싹이 나기까지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고 썩지 않는다. 바위 위에 떨어지면 바위에 틈을 만들어 뿌리를 내린다.
경기도 일산과 청원군 소로리 등지에서 출토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는 탄소 연대측정결과 1만3천년~1만7천년전의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긴 세월 속에서도 생명의 힘이 죽지 않고 내재돼 있는 것이다.
나의 망각, 실수로 인해 나팔꽃씨는 두 해나 꽃과 열매를 얻지 못하고 생명을 감금당했으니, 이 죄를 어떻게 씻고 보상할 것인가. 나는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고 있었다.  
여름이었음에도 화분에 나팔꽃씨를 심었다. 아침이면 물을 주면서 빌곤 한다.
"꽃씨들이여, 용서하소서."
때를 놓치고 말면 후회하게 되는 법이다. 때늦은 후회를 한다고 용서를 받을 수도 없는 일이다. 나팔꽃씨가 싹이 나서 자라는 걸 보면서 한결 마음이 가벼워져 갈 무렵에, 문득 꽃씨에게만 용서를 빈다고 그만일 듯 싶지 않았다. 벌들에게 미안했다. 나비들에게 미안했다. 햇볕에게 미안했다. 바람에게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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