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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기환(2022-08-06 18:43:50, Hit : 69, Vote : 6
 우이도 바람소리




우이도 바람소리

吳  岐  煥

  이른 봄날 우이도 돈목에서 사흘을 지내고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그날 밤 내내 끌고 다니던 여행용 가방에선 우이도 바람소리가 들렸다. 그 밤이 지나도 멈추지 않았다.

  바람소리 좆아 늦은 봄날 다시 그 가방을 끌고 용산역에서 목포행 열차를 탔다. 열차는 두 달 전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목포역에서 부두로 갔다. 우이도 가는 ‘섬 사랑 6호’가 시동을 걸고 있었다. 배에 올랐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가는 그런 마음이 들었다. 기관실을 기웃거렸다. 선장도 그 때 그 사람이었다. 선실도 노란 비닐장판도 플라스틱 목침도 그대로였다. 이사도 가지 않고  대문을 열어놓고 기다리는 어머니 마음 같은 여객선이었다. 반가웠다. 섬 사랑 6호의 모터는 현대에서 근대로, 근대에서 고대로 세월을 돌리고 있었다. 그런 모터로 여객선은 더딘 속도로, 더디게 가고 있었다.

  여행용 가방을 슈퍼민박집에 풀었다. 가방 속에서 불던 우이도 바람소리는 잦아들었다. 바다에는 해무가 짙게 깔려있었다. 해무가 걷히면 어느새 한 낮, 그제야 섬이 깨어났다. 해무를 걷어내는 것은 바람이었다. 바람은 더디게 바다를 열고 우이도의 시간은 더디게 가고 있었다. 섬의 달력과 도시의 달력은 다르다. 도시 사람들은 빨간 글자에 맞춰 쉬지만 섬사람들은 바람 불어 뱃길이 끊기면 쉰다. 달력이 아무 소용없었다. 도시사람들은 고단하면 안락한 의자에 묻히지만 섬사람들은 자연에 기대어 쉰다. 자연은 삶을 이어주고 휴식도 준다.

  우이도는 나에게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그것은 생명을 깨우는 바람소리였다. 그 바람소리는 여행용가방에도 묻어왔다. 돈목해변에 부는 바람은 모래를 일구어 언덕을 만들고 언덕과 언덕사이를 나누어 놓았다. 언덕 밑에 굴을 파고 사는 게들은 바람을 먹으며 살고 있었다. 바람이 밀어주는 힘으로 제집을 들락거리고 밀물이 쓸고 가면 순식간에 또 집짓기를 되풀이하고 있었다. 게구멍에서는 바람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자연의 숨소리였다.

  바람이 만들어 놓은 언덕에는 통보리사초가 살고 있었다. 보리이삭 같이 생겼다 해서 ‘큰 보리 대가리’라는 별명을 가진 풀이다. 태안반도 신두리 모래언덕에 살고 있는 통보리사초 같은 그런 풀이 모래언덕을 지키며 살고 있었다. 그 풀은 바람이 만들어 놓은 ‘모래를 고정시켜 사구지대의 형태가 유지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며 모래바람을 먹으며 살고 있었다. 바람은 통보리사초에게 생명을 주고 통보리사초는 모래언덕을 지키며 생명을 준 바람에게 보답하며 뿌리내고 살고 있었다. 상생이었다.

  바람은 돈목해변에 살고 있는 모래와 돌과 풀과 게의 집에도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 그 바람이 생명을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돈목해변에 살고 있는 생물들은 바람덕분에 생명을 부지하면서 돈목해변을, 우이도를 지키고 있었다.




  우이도에서 이틀 밤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이다. 여행용 가방 속에선 또 우이도 바람소리가 들렸다. 잉태하고 몸 풀기를 거듭하면서 섬을 지키는 상생의 바람소리가.

                                                          2010. 7. 21 (8.3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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