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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화윤(2006-11-06 12:08:00, Hit : 277, Vote : 27) 
 저 옹깃빛






      저 옹깃빛


      2006년 11월 05일 늦은 새벽

      두터운 어둠살에 갇힌 새벽
      곤히 잠든 창문을 막무가내 깨우는
      바람을 동반한 세찬 저 빗소리
      심술궂게 한 차례 지나간
      쓸쓸하고도 쾌청한 이른 아침

      은빛 햇살 놀러온 발코니에서
      뽀얗게 삶아진 속 옷
      탁- 탁- 털어 널 때
      유연제 장미 향기 그윽하게
      코끝에 감아 도는 이 행복감에  

      박인수, 이동원이 열창하는 '향수'
      감미로운 멜로디를
      까닥 까닥이는 고갯짓으로
      엇박자도 제 멋에 겨워
      비음의 콧노래도 흥겨워짐에

      저 만치
      공원 길 가에 줄져 있는
      은사시나무 상가지에 숨어서
      그 간 안부를 묻는 듯
      맑고도 경쾌한 저 까치 지저귐에

      달착지근한 햇살이 소곤대는
      앙증스러운 장독대에
      키 순서대로
      조르라니 정겨운 옹기를
      닦고 또 닦으며 목욕시키는 즐거움에

      눈부시도록 맑아진 항아리 마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물안개 입김은
      답답해 볼멨던 일상도 후련해지니
      가자미눈이던 마음도 뒤돌아보게 됨에

      어눌한 삶 길 짧은 잣대에
      마음 속 심지요 영원한 등불인
      그리운 어머니 마음을 한껏 추억케 한
      한결 같은 저 옹깃빛
      녹차 맛깔 향인 단아한 내 어머니 그 자태.



      2006. 11. 05.

      원화윤












△ 첫눈 오는 날
▽ 수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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