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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화윤(2006-12-17 14:17:35, Hit : 399, Vote : 26) 
 첫눈 추억






    첫눈 추억


    손꼽던 새로운 설렘 뜻 밖 첫눈은
    낙엽이 쌓인 오솔길 저 편
    명상곡에 묵향이 그윽한 찻집으로  
    아릿한 마음을 자꾸만 끄는 늦은 오후였지

    기우는 붉은 해를 등지고
    얼음 살이 성글게 박혀 있는
    벼 그루터기를 성큼 성큼 밟으며
    빈 논바닥에 누운 내 그림자를 따라 갔지

    어느 해 초겨울이던가  
    고독의 아픔을 알아지면서
    얼음 파편이 설핏하게 솟아 있는
    빈 들판을 정처 없이 걷는 습관이 생겼지

    무거운 발걸음이 한 걸음 두 걸음
    휘청 휘청거릴 때마다
    발바닥에 감지되는 얼음 파편 흐느낌에
    울적해지는 마음은 상념에 젖어 마냥 걸었지

    아늑하던 온실에 따사로운 햇살을
    불시에 집어 삼킨 먹장구름에
    고뇌의 멍울을 되새김질하는 날이면  
    황량한 빈 들판으로 무작정 달려가곤 했었지

    흐릿한 창문을 조용히 두드리는  
    탐스러운 첫눈 꽃송이가 반갑기만 해도
    젖어드는 마음은 멍 하니 걸터 앉아
    그리움을 안겨주고 등을 보인 친구를 추억했지

    그간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의 나날
    남기고 간 마음자리 가슴 따뜻한 감회에  
    사진첩을 들척이니 밀려드는 아쉬움은    
    첫눈 내리는 날 꿈에서라도 만나보고 싶었지

    아름다웠던 추억이 벤치마다 새로운 그 설원에서.





    2006. 11. 30.

    원화윤


△ 창 안의 산다화
▽ 첫눈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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