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백마 이야기 / 도이 김재권
시인의 가난한 문우가
빚을 내어 작은 선술집을 냈다
그런데 그게 또 잘 안 되는가 보다
도통 모임에도 나오지 아니하고
발을 끊은 지 오래
눈 내리는 어느 겨울날
시인은 한동안 모아 두었던
원고료와 강의료를 모두 찾아서는
가까운 문우들을 불러 모아
택시 타고 백마까지 갔다
느닷없는 방문에
크게 기뻐하는 문우에게
돈뭉치 덥석 건네주며 던진 말
"이 사람아, 그렇게 지쳐 있으면
이 엄동의 동삼삭을 어찌 지내겠는가?
여보게, 오늘은 가게 문 닫게나,
이 돈으로 하루 낮 밤새 같이
술이나 마셔 보세!"
불쑥 말 몇 마디 던져 놓고는
"아, 이 사람아, 뭘 해!
빗장 걸고 어서 술 가져오지 않고!"
밤을 새워 마신들 어찌
그 돈만큼 다 마실 수 있으랴
일 년치 술 먹을 돈
가난한 문우에게 다 던져주고는
시인은 정말이지 하루 낮 밤새
술독에 빠져 있었다
-월간「시와글사랑」2007년 3월호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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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경 / 도이 김재권
섣달 초하룻날에 오신다 하니
왜 이리 마음부터 설레나요
조심스러워 건네지도 못했던
속의 말 건넬 수나 있을까요
이왕에 이왕에 오시려거든
보고파서 보고파서 왔노라고
기어이 기어이 가시려거든
하루 낮 긴 밤새우고 간다고
소춘 열하룻날에 오신다 하니
왜 이리 가슴까지 뜨겁나요
소마소마 소문날까 사려왔던
속의 맘 건넬 수나 있을까요
이왕에 이왕에 오시려거든
그리워서 그리워서 왔노라고
기어이 기어이 가시려거든
하루 긴 밤 지새우고 간다고
-월간「시와글사랑」2007년 3월호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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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자주 찾아뵙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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