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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원	(2006-03-17 11:00:34, Hit : 371, Vote : 44)

꽃잎 지듯

꽃잎 지듯

김학원

초저녁 파리한 별들은 하나 둘,
침전하는 공기 속 빛을 타고 내려와
나무와 가지의 꽃들을 유혹한다
꽃을 이고 선 나무들 저들 향기에 놀라
순백한 길과 묘비 위를 떠다닐는지도 모른다
무덤에는 한 아름다운 이가 누워있고
그녀는 초저녁잠에서 눈을 반쯤 감은 채,
일몰의 장관을 비둘기 부리 같은 평온한 밤을 맞으리라
어쩌면 지난날의 사랑과 한숨, 잊은 지도 모른다
즐거운 추억은 곧잘 잊혀지고
그대 여윈 손, 날마다 더 싸늘해져
지난날 달콤한 노래 그 모든 것 눈물로 변하여
풀리지 않은 탄식과 연민으로 자라
아름다웠던 한 때의 기억에서 멀어지니
꽃잎이 어둠 속에 지듯 서서히 잊혀지리라
별들은 하늘에서 저토록 반짝이건만

△ 밤 바다와 별 그리고 시

▽ 최영미 詩 1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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