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성환 - 이성희
사월의 배꽃 아래 내 고장 전설 같은 밤이 그립다. 얇게 드리운 면사포에 달님 얼굴 내밀면 종종 걸음 위로 따라온단다. 오솔길 양쪽의 목책 넘어 엔 화사한 웃음꽃 만발하고 가슴은 달빛에 숨을 죽이지만, 조여 오는 환희에 미쳐버린다. 하얀 드레스 수줍은 신부도 총총 걸음 뒤로 달빛 따른다. 내 발 밑 자갈 우는 소리에 깜작 놀라 가만히 돌아보면 달님도 꽃님도 오던 걸음 멈추고 하얀 웃음으로 웃고 있단다. 애처로움 달래려 휘파람 불어도 백야 같은 배꽃에 미쳐버린다. 성환의 4 월 달빛 속에서 배꽃 순결 가슴에 간직하고 지렁이 울음 같이 아름다운 미친 노래를 부르고 싶구나.
번호 #224 /1211 날짜 2001년2월25일(일요일) 18:16:59 E-mail
이름 소피아
제목 배 밭 사이 길..
URL http://my.netian.com/~ssopia7
어린 시절 학교에서 집까지 3-4km의 배 밭 사이 길을 걸어가야 했다면 멀어서 힘들기도 했겠지만, 달 밝은 밤이면 눈같이 하이얀 배꽃을 바라보며 걸을 때 정말 "이화에 월백하고" 그 시 떠올랐겠어요.^^ 와, 배 밭 사이 길이라니! 저는 배꽃은 잘 모르는데요, 어릴 때 할아버지의 사과밭에 사과꽃이 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거든요. 사과꽃과 배꽃은 모양이 비슷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서로 다른 아름다움도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과꽃 배꽃 이야기하는 휴일 저녁이 향긋하군요. 향긋한 한 주의 시작 맞이하시기를 바라면서..^^
번호 #228 /1211 날짜 2001년2월27일(화요일) 7:0:24 E-mail
이름 소피아
제목 [Re]梨花月白
URL http://my.netian.com/~ssopia7
익제선생 23대손, 이성희 시인님, 아마도 익제선생이 쉬리님을 특별히 사랑하시나봅니다. 배꽃과 달빛이 혼연일체가 되어 가슴 일렁이게하는 梨花月白의 환상적인 향연. 하루 밤 사이 폭포수 아래 아예 배꽃밭을 일구어 놓으셨더군요. 익제선생의 도우심이라도 받으셨는지요.^^ 제 누추한 초가집 가득 배꽃향기 그윽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건필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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