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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원	(2006-12-12 20:05:33, Hit : 248, Vote : 27)

도종환을 읽다가

도종환을 읽다가 / 김학원

너와집지붕 접시꽃 당신 도종환을 읽다,
내가 살던 앞집 草家의 발그레한 불빛을 연상한다
그 낮은 집들 정적과 뒤란의 조밀한 그늘
옛길로 움터난 추억의 잔해 사이로 피어난 살구꽃
들길을 걸어오다 그 이상한 빛살에 멈추어서면
불빛은 살구꽃 아득한 향수로 달려온다
초가에 살던 사람들 총성 들끓은 모진 세월도 지나고
칼날 같은 철조망, 거미집 성긴 그물로 펴져 나가
시간 저쪽에서 오는 감금에서 옛 그리움으로 풀린 나는
대장간 풀무 불 망치소리, 돌담 집 우물물에 살아나
돌담 우에 떠는 풀잎과 하얀 낮달의 정적에 묶인다
도시남쪽 끝 수문 모래톱 멀리 가물거리던 버들
아마공장 검은 굴뚝 녹슨 지붕 아우성하며 끓어오르고
어린 날 칡을 캐다 영덕산 무덤들 悲鳴에 놀라
떠는 햇살과 구름 속 차디찬 묘비명에 울었다

생각하면 주남지 철새처럼 떠난 빈 허공 같은
한 폭 수채화 슬프고도 정다운 그림이다
비둘기 울음으로 남는 옛 아픔이다

△ 비 내리는 광주

▽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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