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신곡문학상 본상] 정목일 선생님의 수상소감

畏友 정주환 교수로부터 통보를 받고 눈을 감았다.
몇 해 전에, 수상통보를 사양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정 교수는 거절한다면 절교하겠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을 받을 만한 수준과 작품을 쓰지 않고도
상력만 부풀려 간다는 것이 스스로 못마땅했고,
염치 없는 짓이라고 생각되었다.

타계하신 조각가 文信 선생께서도 "상을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하신 말씀도 떠올랐다. 그래서, 한사코 사양하였던 것이다.
몇 해가 지나고 나서, 그런 일을 잘 아시는
정 교수께서 또 상을 받으라고 청하신다.
사양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보잘바없는 무명인이 사양만 하면,
오히려 오해를 빚지 않을까 우려되고
그보다도 정 교수와의 우정에 금이 가지 않을까 그것이 저어된다.
상을 사양하기도 어려운 일이구나, 생각한다.
부족한 사람이기에 더욱 그렇다.
상을 받고자하니, 너무 부끄럽다.
지나온 궤적을 뒤돌아보면서 이렇다 할 진전이 없음을 탄식한다.
나의 수필쓰기의 의미를 생각하고,
망연자실에 빠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신곡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보다 진지하고 치열하게 수필쓰기에 정진할 것을 다짐한다.

그러나 수필쓰기란 노력과 열성만으로 되는 일이 아님을 알고있다.

마음을 갈고 닦아 영혼을 비춰보아야 한다.

눈으로가 아니라 마음으로 보아야 내부를 알 수 있다.

종래는 마음마저 버려야 진실을 볼 수 있다.

마음을 통하여 본다면 깨닫는 순간, 과거가 되고 말 것이다.

마음이란 이미 낡은 것이고 과거에 불과하다.

진실을 알려면 진실 그 자체가 돼야 하며,

깨달음에 도달하려면 자신이 깨달음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수필쓰기의 어려운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처음엔 쉽게 갈 수 있는 길인 줄 알았는데,
홀로 갈 수밖에 없는 고적한 길인 것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상을 받는 것이 두렵고 송구스럽다.
따뜻한 격려로 알고 고요롭게 나의 길을 가려 한다.
내 수필의 길을 지켜봐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신곡문학상 본상] 정목일 선생님의 수상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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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필쓰기란 노력과 열성만으로
되는 일이 아님을 알고있다.
마음을 갈고 닦아 영혼을 비춰보아야 한다.
눈으로가 아니라 마음으로 보아야 내부를 알 수 있다.
종래는 마음마저 버려야 진실을 볼 수 있다.

마음을 통하여 본다면 깨닫는 순간, 과거가 되고 말 것이다.
마음이란 이미 낡은 것이고 과거에 불과하다.
진실을 알려면 진실 그 자체가 돼야 하며,
깨달음에 도달하려면 자신이 깨달음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수필쓰기의 어려운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목일선생님 수상소감에서

선생님, 신곡 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정목일교수님 수상소감을 읽고 왠지
가볍게 조금은 지속적인 전율이 이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습니다. 선생님,
현재는 다음 순간 과거가 되어버립니다.
오늘은 다음날이면 내일이 됩니다.
항상 현재에 깨어있지않으면
금방 과거의 물살에 떠밀릴 운명에 놓이고 말지요.
어차피 떠밀려서 회한에 차고 불안해하며 가기보다는
나 스스로 언제나 현재 이 순간에
올 바른 마음과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어렵더라도
좌절하지않고 희망 잃지않고
사랑과 용기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찌든 영혼을 흔들어 씻어주는 듯한 말씀 감사드리며
다시 한 번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늘 건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도월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