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言 ◈
-김영천
나는 그냥 말을 하는데
내 말 안에 파열음이 있고
파찰음이 있고
마찰음이 있다
너는 그냥 말을 하는데
그 말 안에
폐모음이 있고
반 폐모음이 있고
개모음이 있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제 말을 그렇게 여러 갈래로
나누었구나
늘 똑같은 말을 하면서도
천 개나 다른 말을 하였구나
나는 몰래 내 말 속에 들어가
세상은 찾지도 못하고
모음은 모음끼리
자음은 자음끼리
만나기 싫어하는 그 길을
방황하다 겨우 돌아온다
말은 늘 깨어 있으나
나는 서둘러 입을 다문다
*허물벗기(전남시인협회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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