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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윤	(2010-05-17 19:32:13, Hit : 629, Vote :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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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 안의 경사

우체통 안의 경사

白蓮 원화윤

―엄지손가락만한 부부 새의 사랑의 씨앗

쉴 새 없던 날갯짓이 바쁘게 우체통을 드나들더니
깊숙한 우체통 안에 깃털이 폭신하게 깔린 둥지 속에
새 생명의 몸들이 꿈틀 꿈틀거려요
복숭아 살결 빛에 머리카락 같은 실핏줄에
숨 결 솜털에 쌓인 새 생명은 오남매 인가 봐요
꼭 닫힌 눈꺼풀 속에 툭 불거진 눈망울이 가히 신비로워요

새근새근- 들릴 듯 보이는 듯 숨소리 속에
서로를 의지하며 냄새를 익히는 고요한 배냇짓은
뜨거워지는 가슴이 뻐근해지는 감동이에요
수시로 먹이를 물고 드나드는 어미 품의 냄새에
쩍쩍 벌리는 무의식중의 입놀림이 목메도록 경이로워요

상서로운 새 생명의 움직임에 빼앗긴 마음은
시도 때도 없이 달려가 조심스레 들이다보노라면
나무 위에 앉아서 저들만의 언어로 경계하는 모성이 참 예뻐요
나날이 달라지는 이목구비로 고물거리는 새 생명의 또렷한 표정을
한 컷 한 컷 담는 순간마다 뿌듯한 가슴은 젖 물 도는 야릇한 행복감예요

새 생명의 오남매가 밝은 세상으로의 겨냥은 목멤이에요
미세한 소리에도 경계하는 눈빛으로 둥지를 보듬는
예민한 모성의 본능, 새 생명의 오남매가
세상의 품으로 안길 때까지 그 갸륵한 모성애는
쉼 없는 날갯짓이 푸르른 창공을 가르며 휙휙 감아 돌겠지요

조만간 밝은 세상 속 푸르른 빛에 안길 뒤뚱거리는 춤사위
새 생명의 오남매에게 떨리는 가슴으로 사랑의 박수를 한 아름 보내요
이른 아침, 산책길에 풀숲에 맺혔다 구르는 이슬구슬 소리 같은
새 생명의 노랫소리를 발걸음마다 주어먹는 나날의 하룻길이길 바래요

각색깃털몸통이가 앙증한 부부 새가 빚은 사랑의 씨앗
경이로운 새 생명의 고요한 울림은 매사 울적해져
무게 실린 몸에 마음에 뻐근하던 일상에 오월 빛깔 활기참이에요
허름한 우체통 안의 오남매의 뜻 밖 경사를 지켜보는 행복한 나날이.

2010. 05. 15.

△ 원수 갚는 기도

▽ 결혼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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