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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윤	(2010-08-20 19:06:43, Hit : 496, Vote :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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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집배원

어머니의 집배원
白蓮 원화윤

전설처럼 서 있는 미루나무에는 날아다니는 집배원이 있었지요
미루나무 상가지 끝은 어머니가 기다리는 집배원의 간이역이었지요
기다리던 집배원이 왁자지껄 다녀가면 바쁘게 움직이시는 어머니는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부랴부랴 손님들 점심상을 준비하셨지요
동구 밖에 서 있는 미루나무를
건너다보시던 어머니표정은 활짝 핀 꽃이었지요

깍깍- 깍깍- 허공을 가르며
맑은 공기처럼 쏟아지는
경쾌한 그 울림은
아침이면
어머니가 기다리시던 집배원이었지요

하늘 길도 바다 길도 땅 길도
땅 속 길도 닿지 앉는
그 아득한 곳에서도
어머니는
그렇듯 좋아하시던 집배원을 기다리실까

하얀 행주치마에 물에 젖은 손을 감싸며
저 만치 미루나무가 줄지은
동구 밖을
연신 건너다보시던 어머니
그 어지신 모습이 그렁그렁한 눈에 밟힙니다

업어드리고 싶어도 마음으로만 만져지는 어머니
손꼽던 어머니 기일을 며칠 앞 둔 새 아침
어스름 먼 동 속에
발코니 창문을 활짝 여니
어디서인지
소리로만 달려드는 반가운 까치울음소리에.

2010. 08. 08.

sysop (2010-08-21 07:52:04)

어머니의 집배원, 반가운 까치소리가 들려올 듯한 아침입니다. 白蓮 시인님의 아름다운 시어에 오늘도 반가운 손님이 올까, 설레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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