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차 도이 남도 기행
“1998년 처음 남도기행을 기획했을 때엔, 일상의 삶 속에서 기행이라는 직접적 체험을 통하여 인(人)과 물(物), 즉 사람의 정리(情理)와 자연의 섭리(燮理)를 배우고 익히며 그곳에서 조금이라도 내기(內氣)를 얻으려함이었다. 그러나 해가 거듭하면 할수록 깨우치는 게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내 안에 있는 많은 번뇌(煩惱)와 괴리(乖離) -욕(慾), 정(情), 집(執), 망(望)- 등을 하나 둘씩 버리고 오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기행을 통하여 ‘실아’(實我)를 찾는 일, 한여름 뙤약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혼자 묵묵히 걸어다니는 일은 어느새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어있었다. 얻으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버리려 다니는 것이다. 아마 나는 죽는 날까지 이 버림의 기행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예감한다.”
-2004년 8월 제8차 도이 남도 기행 수필 중에서-
여름에 가는 남도 기행은 항상 7월 말~8월 초순께 다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일부러 휴가를 늦게 잡았습니다. 무더위가 조금 지나고 피서인파도 많이 줄어든 8월 중순 이후가 여러모로 다니기가 훨씬 나을 것 같아서... 또 한 차례 버리고 와야겠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제10차 도이 남도 기행’의 일정을 정하였습니다. 떠나기 전에는 당연히 여행자보험도 들어야겠지요. 이왕이면 “농협공제여행자보험”으로 들어야겠습니다. “8월 18일 오후 출발 ~ 8월 23일 오후 도착(영암, 무안, 함평, 영광 코스)” 어쩌면 영암 월출산 도갑사, 닭 가슴살 육회가 유혹하는 월출산장에 더 머무를지 모르겠습니다. 마량포구에 들려 자연산회를 먹으며 까막섬을 다시 바라볼지 모르겠습니다.
무안의 백련지에서는 하얀 연꽃에 취해 흰돌에서 숨을 쉬는 심돌이 모친을 그리워할지도, 초의선사탄생지에서는 강진의 다산초당을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함평의 사포나루터, 솟대장승공원을 지나 용천사에 머물러서는 정말 용이 하늘로 올라갔는지 용천 스님과 선문답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신흥에 들려 해수찜도 해야겠지요. 함평에서는 그 유명한 생고기를 맛보겠습니다. 영광에서는 불갑산의 불갑사, 내산서원, 백제불교 최초도래지라는 법성면 진내리와 법성포구, 기독교 순교지라는 염산면도 들려보겠습니다. 아, 염산면에서는 천일염전도 둘러보아야겠지요. 영광에서는 굴비백반, 백합죽을 맛보겠습니다.
제10차 도이 혼자 떠나는 남도 기행! 화두話頭는《집멸執滅》
-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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