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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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윤	(2007-05-08 04:44:35, Hit : 937, Vote : 152)

또 어버이 날을 맞으니

어머니

원화윤

오, 어머니
당신은 참으셔야만 했습니까
그리도 양보만 하셔야 했습니까
맛있는 배부름도 당신 몫 아니라며
자식 입에 넣어주시고
따뜻한 잠자리도 당신 몫 아니라며
아랫목 내어주시던 어머니
뼈와 살점 빼주고 베어주고 싶어도
줄 수 없음을 애달아하시던
그 높은 뜻
낮은 마음으로
바라보시던 인자하신 당신
편안한 것 좋은 것 모두 다 내놓으시고
베푸는 것 양보의 미덕이라며
모은 용돈 차곡차곡 체온 담아
다녀가신 마음자리 채우시던 어머니

좋은 일 기쁜 일에는 잊게 되고
힘들고 몸 아플 때야 뵙게 되는
이 불효막심
당신 떠나신 그 큰 빈자리
무엇으로 채워야 된 단 말입니까
하늘 같이 높고 바다 같이 깊은
허공 같고 물길 같은 그 은혜로움
어미 된 마음 되고서야
그 넓고 깊은 어지신 사랑
그제야
그때서야 깊이 깨달아지더이다

마음 속 등불 당신은
매사 부족한 이 불효여식 삶에
밝고 따뜻한 빛이요
양질의 자양분 흙이요
고귀하고 순결한 생명력임에
어버이 사랑은
미덕을 심는 꽃밭입니다
인내를 키우는 꽃나무입니다
지혜를 피우는 향주머니입니다

어머니 생신 날 이 새벽
멍 하니 걸터 앉아
한 움큼씩 쏟아지는 별똥별에
하염 없이 치미는 그리움은
뻐근한 목울대가 쓰리고도 아립니다

아, 어머니 어머니.

2005. 01. 03.

평소에도 애지중지하시던 새카맣게 변질 된
은장식 한복허리 띠 옥비녀 칠보쌍가락지
첫 월급으로 사드린 예쁜 백 근사한 지갑 벨트
어머니 아버지 체온 가슴에 꼭 보듬는 빛바랜 유품
만지작만지작 거릴 때마다 활짝 반기시는 그 환상
치미는 그리움에 뜨겁게 젖어드는 어버이날 이 새벽
해를 거듭할수록 더 헛헛해 저릿저릿 아려드는 부모님 향기.

* sysop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5-08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