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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시대의 수필치료
鄭 木 日
좋은 문장을 읽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경험한다.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 군주인 조조는 좋은 글을 읽으면 두통이 없어진다고 했다. 실제로 ‘독서치료’ ‘문학치료’는 임상 효과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고, 최근에 경북대학교 대학원에 석사과정으로 ‘문학치료학과’가 개설되기도 했다.
문학치료는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서 정서적인 문제들과 정신적 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문학의 발생과 본래의 기능은 인간의 영혼이나 심리를 치유할 의식의 수단이었다. 원시시대부터 무당이 인간의 질병을 물리치기 위해서 ‘굿’이란 행위를 벌여왔다. 질병의 치료술이 종교의식과 결부되어 행해진 것이다. 무당은 인간의 가슴에 맺힌 한, 억울함, 분노, 슬픔, 수치심을 신에게 비는 굿이란 행위를 통해 심리적인 치료사 역할을 담당했다. 무당이 환자를 대신하여 가슴의 맺힘을 풀어줌으로써 해방감과 치유의 효과를 얻게 했다. 굿은 춤, 노래, 주술 등이 혼합된 행위예술이라 할 수 있으며, 이 굿에서 사용된 춤이 무용으로, 노래가 음악으로, 주술이 문학으로, 장식이 미술의 시초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문학과 예술의 발생 자체가 인간의 심리와 질병의 치유와 유관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문학치료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그것은 독서치료 Bibliotherapy (Biblion=서적, 문학 therapeia=치료, 치유)와 글쓰기치료 Poesietherapy (poiesis〉poietike 만들다, 글짓다)이다. 문학치료는 문학, 즉 읽기와 쓰기를 통한 치료라고 말할 수 있다. 독서치료(Bibliotherapy)는 책읽기(문학, 인생경험담, 치유경험, 영화 등)를 통해서, 글쓰기치료(Poetry therapy)는 텍스트 만들기(시, 산문, 연극, 일기, 편지, 고백록 등)를 통해서 가능하다. 문학치료는 협의의 의미에서 보면 심리치료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문학치료에서 구체적인 문제라고 보는 병이나 병적 소인으로는 1. 사회적 불안, 시험에 대한 불안 2. 우울증 3. 분노, 공격성 4. 성적 장애 5. 심리장애적 심장병 6. 자기불신 7. 술, 담배, 마약중독 8. 이성문제 9. 언어장애 10. 부적응아 등이다.
우리나라에서 문학치료의 이론적, 실제적 토대는 아직까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몇몇 학자들이 독서치료나 문학치료란 이름으로 여러 가지 외국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그것도 현대 한국인의 문학적 성향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상담이나 또는 그냥 문학감상 정도의 차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문학치료에 있어서 독서치료와 시치료에 한해서 응용되고 있으나 수필치료에 대해선 논의되지 않고 있다. 필자가 보기엔 문학치료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장르가 수필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필은 ‘토로의 문학’, ‘독백의 문학’이라고 한다. 시. 소설, 희곡처럼 픽션이 아니고, 사실을 토대로 하는 논 픽션이다. 수필은 자신의 삶과 인생을 가장 잘 드러내며 마음과 정서를 그대로 표출하는 장르상의 특징을 지닌다.
고민, 비밀, 죄의식, 한, 비애, 분노, 고통 등을 풀지 못하고 가슴에 안고 있으면 마음이 무겁고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가슴앓이가 심하면 혈압이 올라가고 밥맛이 없어지고 잠을 잘 이룰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기(氣)가 막히고 혈(血)이 잘 통하지 않아 오장육부 어딘가가 탈이 나게 마련이다. 강박관념, 초조, 불안, 불면증을 느끼게 되고 질병을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 조선시대 명의(名醫)로 사상체질을 발견한 이제마 선생은 건강의 비결은 ‘마음의 선(善)’에 있다고 했다. 마음의 선은 마음의 평화, 마음의 순수, 마음의 맑음을 말하는 것이며 평상심(平常心)을 뜻한다. 모든 질병은 마음의 혼란, 마음 평정이 깨트려진 데에서 비롯된다.
마음의 선을 지켜려면 우선 마음이 깨끗하고 맑아야 한다. 티끌하나 묻지 않는 가을 하늘처럼 돼야 한다. 먼저 자신의 마음부터 들여다 보아야 한다. 마음 속에 거울을 하나 달아 두어서 언제나 깨끗하게 닦아두지 않으면 안 된다. 욕망이라는 때, 이기라는 먼지, 분노라는 먼지를 말끔히 씻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을 씻어내어 자신의 영혼을 비춰보아야 한다. 마음 속에 샘물을 파두어서 얼룩을 깨끗이 씻어내어야 한다. 마음 속에 종을 하나 달아두어서 양심의 종을 울릴 줄 알아야 한다.
수필은 자신의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어떤 그릇이든 깨끗이 닦어내지 않으면 마음을 담을 수가 없다. 욕심, 분노, 이기, 질투, 시기, 갈등, 저주 등을 가슴에 안고 있으면 마음지옥이 되어, 질병을 얻고 불행해 진다. 극심한 카타르시스를 견뎌내지 못하고 우울증에 빠지거나 폭발하게 될지 모른다.
웰빙시대는 물질과 몸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마음의 평화가 없으면 행복한 삶이 아니다.
수필은 독백의 문학이므로 자신의 마음을 비어내야 한다. 남김없이 비어내어 바탕이 하얗게 되는 것이 ‘독백(獨白)’이다. 맑고 깨끗하게 비워내 홀가분하게 된 상태를 말한다. 가슴에 품고 있으면 무거워지고 답답해진다. 누구에게라도 털어내 놓고 싶어진다. 이럴 때 마음을 열고 하소연하지 못한다면 견뎌내기 어려워진다. 카타르시스를 풀어내고 가슴에 맺힌 말 못할 비밀과 고민을 토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수필이다.
수필을 읽는 동안 마음이 저절로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독자들의 적지 않다. 피천득 선생의 글에서 고결과 청초한 마음을 느끼며, 법정 스님이나 이해인 수녀의 수필이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마음을 치유해 주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수필은 자신의 삶과 인생을 토로하고 고백하므로써 마음을 비우고 깨끗이 하는 효과가 있으며 스스로 마음을 정화시키는 힘이 있다. 카토릭교회에서 고백성사를 통해 무거운 마음을 풀어주어 정화하여 재출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유머, 풍자수필은 통쾌감, 미소, 즐거움을 제공하고 서정수필은 위로, 격려, 용기, 부드러움, 용기를 제공한다. 또한 논리수필은 지적 즐거움과 문제 해결의 능력을 제공한다. 시. 소설, 희곡 등의 작품에서 허구를 통해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것과는 달리 수필의 경우는 체험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더욱 인간적인 체취와 감동을 접하게 한다.
토로, 고백의 경우에 두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랑, 과시, 성공 등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길 원하지만 실패, 참회, 부끄러움, 수치 등은 토로하기를 꺼린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보다는 후자의 것을 토로하고 독백하는 경우에 마음이 더 홀가분해진다. 마음의 얼룩, 때와 먼지를 씻어낸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지나친 과시. 과장, 수식은 마음의 얼룩을 씻어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덧칠하는 행위가 되고 말뿐이다.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려면 불교에선 삼독(三毒)을 제거하라고 권한다. 탐심(貪心: 욕심) 진심(嗔心: 성내는 마음. 분노) 치심(痴心: 어리석음)을 말하며 삼독심(三毒心)이라 한다. ‘탐’은 비우지 못하는 상태이며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게 마련이다. ‘진’은 채워지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원망, 불만, 분노, 후회 때문에 사실을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것을 가리킨다. ‘치’는 자만, 교만, 나태, 의심으로 말미암은 어리석음을 가리킨다. 종교적인 깨달음의 경지를 추구하지 못할지라도 진실에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문제점과 개선점을 찾아 탐. 진. 치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삼독심을 제거하지 못하고 그대로 간직하면 분별력을 잃게 되며 독소가 마음에 퍼져서 세포를 죽이게 된다. 심하게 될 경우엔 암이 되거나 성인병을 일으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질병은 마음의 흐트러짐, 평상심의 깨트려짐으로 오는 것이기에 마음의 평정을 되찿아야 한다.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근심과 고통의 원인을 찾아 내어야 한다. 마음이 어지럽다, 무겁다, 불편하다, 어둡다, 혼란스럽다-고 할 때,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 비우기로 삼독을 제거해야 하며, 용서로 마음의 평화를 찾고, 이해로 배려와 관용을 베풀고, 갈등을 포용으로 풀어야 마음이 편안해 진다. 어두운 구름이 걷힌다.
마음을 깨끗이 씻기 위해선 토로, 독백, 고백으로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씻어내야 하는 것이다. 마음을 고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토로하고 고백하는 방법으로서 수필쓰기는 마음 먹기에 따라서 가장 편안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어두운 마음을 밝게 하기 위해선 참회의 눈물로 마음을 씻어내야 한다. 토로와 고백이 좋을 것이며 글로 쓰게 되면 수필이 된다.
필자의 경우도 초등학생일 때, 구멍가게에서 캬라멜을 훔친 기억을 안고 있으며, 언젠가 가게 주인을 찾아 용서를 빌겠다고 다짐했다. 용기가 나지 않아 용서를 빌지 못한 채 세월를 보내다가 가게 주인이 돌아가자 평생동안 죄의식으로 마음에 얼룩이 남아 있었다. 용서를 받아야 할 기회를 놓친 까닭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데 수필을 통해 고해성사를 거치자
마음에 묻은 얼룩이 지워진 듯 가벼워짐을 느꼈다.
수필을 가리켜 ‘마음의 산책’이라 한다. 형식적인 것보다 자유로움, 단순한 것보다 다양함을 추구한다. 형식이란 틀에서 벗어나 자유자재로 마음의 산책을 시도하는 데서 해방감, 자유로움을 느끼게 된다. 부담 없이 마음 가는대로 글을 써보면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며 시원해짐을 느낀다. 좋은 수필은 물이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눈에 거슬리지 않으며 운율이 마음 속으로 흘러온다. 자유롭고 홀가분한 산책 속에서 터득한 마음의 질서라고나 할까, 마음의 평정에서 오는 미소일 듯도 싶다.
수필 쓰기는 자신이 작가이자 주인공이 된다. 자신의 삶과 인생에 대해 스스로가 위안을 베풀고 미학을 창조하고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문학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삶과 인생은 바로 자신일 것이며, 일생을 통해 삶의 의미를 꽃피울 의무를 지니고 있다.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보다 의미있고 가치로운 삶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을 가꿔가는 노력이 있어야 하며, 그러한 과정 속에서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용기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수필쓰기야 말로 마음을 맑게 깨끗이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시. 소설 등 픽션류의 문학은 극악한 사형수일지라도 잘 꾸며내는 능력만 있으면 대중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내놓을 수 있다. 픽션 작품은 인격보다 ‘꾸며내는 기술’이 더 중요하지만, 수필의 경우는 인생경지가 곧 작품의 경지가 된다. 수필의 경우엔 작가의 인격에서 향기가 나야 문장에서 향기가 풍긴다. 작가의 영혼에서 맑음이 우러나와야 글에서도 맑음이 흐른다.
좋은 수필을 쓰기 위해선 무엇보다 인생 경지를 높여야 하며 마음과 인생 수련이 필요하다. 인생 완성과 깨달음의 길과도 통한다.
수필을 잘 쓰기 위한 노력은 마음을 연마하는 것, 깨달음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인생의 완성을 향하여 가는 길과 무관하지 않다. 인기, 명예. 금력, 과시와는 다른 성찰, 깨달음, 온유, 성숙을 위한 삶과 인생의 꽃을 피워내는 일이다.
수필을 쓰면서 먼저 자신의 마음이 순수해지고 영혼이 맑아져야 한다. 겸허와 온유가 흐르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먄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고 독자들에게도 맑음과 아름다운 눈을 갖게 해 줄 것이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접촉돼 있고
들리는 것은 들리지 않는 것에 접촉돼 있고
생각나는 것은 생각나지 않는 것에 접촉돼 있다.
이것은 19세기 독일의 시인 노발리스가 한 말이다. 보이는 것을 그대로 본다는 것은 평범한 것이다. 작가는 보이는 것을 표현하는 게 아니고 보이는 것에 닿아있는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하는 눈이 있을 때에라야 비범해 진다. 문학적 표현이란 들리는 것, 생각나는 것을 그대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다. 들리지 않는 것, 생각나지 않는 것을 발견해 낼 줄 알아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 들리지 않는 것을 듣는 귀, 생각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모두 마음으로부터 온다. 마음의 눈, 마음의 귀를 가져야 한다. 마음의 눈과 귀를 가지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이 순수하고 투명해야 한다. 그런 후에라야 대상의 마음에 접근할 수가 있다. 바깥을 보는 것이 아니고 내부를 들여다 보아야 한다. 영혼 교감을 이루어야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는 것이 들린다. 그 비결은 마음의 대화, 대상을 사랑하는 데서 생겨난다.
꽃을 본다고 할 때, 겉모습만 본다면 열명이 쓴 글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할 것이다. 문학적인 관점과 표현이란 겉모습을 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꽃의 마음과 일생과 꽃 피기까지의 전과정을 보아야 한다. 꽃이 바라보았던 푸른 하늘과 나비와 바람과 이슬을 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대상의 마음을 알게 되므로써 이해와 포용력이 생겨 자신의 마음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수필쓰기는 이처럼 자신의 인생 폭을 확대하면서 영원을 수용하게 된다. 웰빙시대를 맞아 물질만 가지면 행복하리란 생각을 가진 살람들도 많다. 아무리 억만장자라 할 지라도 마음 속에 지옥을 품고 산다면 행복할 리가 없다. 비록 곤궁한 삶을 사는 사람일지라도 얼굴에 안정과 기쁨의 미소가 흐르고 마음의 평화가 깃들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의 평화, 마음의 맑음이야말로 행복과 삶의 질을 높이는 보석이다. 이 보석을 얻기 위해선 물질로선 어림 없는 일이다. 수도자가 아닌 생활인으로서 마음의 보석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써 가장 좋은 길이 있다면 수필쓰기라고 말하고 싶다.
수필쓰기를 통한 마음 치유의 구체적인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경험에 비춰보면 *가상 유언장 쓰기 *연보쓰기 * 나의 참회록 쓰기 * 나의 고백 *성장기 모습 쓰기 * 용서받고 싶은 일들 쓰기 *후회한 일들 쓰기 등이 유용하다. 일기문, 서간문, 자서전 등 자신의 체험과 삶을 형상화시키는 글들이 효과적이다.
나는 읽으면 순수에 눈이 부시고 마음이 맑아지며 인격에서 향기가 나는 수필을 좋아한다. 한 번 읽어본 후부터 그리워지고 운율이 마음 속으로 흘러들어 다시 읽고 싶은 수필을 좋아한다. 읽으면서 깨달음의 종소리를 듣게 되고 교감을 느끼는 수필을 읽어보길 바란다. 읽는 순간부터 어둡던 마음이 환해지며 영혼이 맑아 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수필을 찾아보길 원한다. 따뜻한 마음을 공감하고 민족의 정서를 느끼게 하는 수필에서 사랑을 엿본다. 한 걸음 물러 선 겸허, 온유, 사랑의 시선으로 희생과 봉사의 삶을 보인 글에선 머리가 숙여진다. 삶에 활력을 주는 명랑하고 통쾌한 웃음을 제공하는 해학수필을 바라며, 뜨거운 눈물을 샘솟게 하여 무디어진 감정을 녹여주고 마음을 씻어내주는 수필을 사랑한다. 이런 수필들은 이기와 물질문명에 중독된 마음을 풀어주는 해독제가 되고 세속에 찌든 마음을 씻어주는 청량제가 된다.
오늘날 수필 풍요시대를 구가하고 있지만 수필의 질적 발전이 수반되고 있다는 평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천 편의 수필 중에서 단 한편의 수준 높은 글을 바라는 것도 감동을 통해 순수와 미적 충동으로 독자들에게 인생의 발견과 의미를 깨닫게 해주자는 데 있다. 수필은 체험에서 얻은 서정, 지혜, 이치, 발견, 철학을 제공한다. 개인적인 체험을 통해 얻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시. 공간을 초월하여 확대시켜 준다. 독자들은 수필을 통해 작가의 인생 경지를 보며 삶의 교훈과 지혜를 얻는다. 이런 과정에서 마음의 수련과 치유의 효과를 경험한다.
현대 수필에서 속도와 지식의 남용이 눈에 띈다. 마음 속에서 오래동안 갈무리하여 피워낸 꽃이 아닌, 비닐하우스에서 속성으로 키워낸 듯한 글들이 많다. 지식과 정보의 지나친 나열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발견이 아니며 바깥으로부터 들어온 앎에 불과하다.지혜는 안에서 생긴 것이며 작가의 체험에서 얻은 깨달음의 꽃이다. 독자들은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닌, 작가가 발견하고 피워낸 독자적인 깨달음의 꽃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좋은 수필이란 작자나 독자의 마음을 함께 치유해 주는 기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좋은 수필이 많이 나와야만 세상을 순치시키고 정화하고 순수와 맑음을 통해 본질과 영혼을 깨닫게 할 것이다. 좋은 수필은 곧 좋은 인생을 꽃 피우는 것이며 종내는 독자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어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참고 문헌>
* 이영식 ‘독서를 통한 심리치료’(대구교육연수원 강의자료)
* 변학수 ‘문학치료란?’ (대한의사협회 북설 의료정책연구소 계간지 의료정책포럼 200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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