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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민(2007-05-24 23:20:35, Hit : 1118, Vote :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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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대국 - 도월화 수필집 여월여화(如月如花) 중 「부부대국」을 읽고 나서

부부대국(夫婦對局)

이제민

실력차이가 많이 나는
부부대국
흑 9점을 화려하게 놓고 두었네.

만방으로 깨지니
남편 왈,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두 집을 내기 쉬운 네 귀를 중심으로
겨우 두세 집 내면
외곽을 쌓아 숨통을 조여오는 당신
중앙은커녕
옆집 마실갈 길도 끊어지니
그렇게 불계패하고 말았네.

보다 못한
남편 왈,
'공격은 최상의 방어'

공격을 해보지만
워낙 강적 앞에서 맥도 못 추고
죽은 흑돌의 시체가 즐비해
빚쟁이 신세가 되고 말았네.

그래도 고수하고 대국하는 게
영광으로 생각하고
양말을 빨아 대령하라는 당신
갖가지 주문은 해대고

주말에는 옆집 부부와
연기바둑을 두었네.

남편끼리 실력이 비슷하고
우리 여자끼리 실력이 비슷해서
서로 어울리는 바둑

아내들이 엉망으로 만들면
남편들이 좋은 상황을 만들려고
애쓰는 모습
그 모습에 참았던 웃음 폭발하고
한밤중 시간가는 줄 모르게
바둑을 두었네.

여러 가지
바둑 격언을 동원한 남편의 지도
7점으로 두는 바둑으로 성장하였네.

내 생전에
백 돌을 잡는 야심은 애당초 없지만
다만 네 귀에 흑 네 점
소박하게 놓고 둘 수 있는 날

그날이 오면
남편에게 숙성된 포도주 한 병과
예쁜 꽃 한 송이를 선물하리라.
감사와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카드 한 장과 함께.

*도월화 수필집 여월여화(如月如花) 중 「부부대국」을 읽고 나서

sysop (2007-05-26 22:39:15)


제민 시인, 회원가입 반가워요. 축하..^^
독후감 넘 감사하구요..^^
부부대국 시로 깔끔하게 재구성 되었군요.
부부대국 수필은 하이텔 시절에 썼으니,
참 세월이 빠른 것을 새삼 느낍니다.
제민님과는 그 시절 같은 바둑 동호회에서 만나
문학의 길로 연결됐으니 인연이 깊지요.
항상 건필하소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이제민 (2007-05-27 01:43:35)  
될 수 있는 대로 원문에 충실하도록 재구성을 해봤습니다.
이 수필은 예전에 바둑동에서 읽었습니다.
많은 분에게 호응을 받은 글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하이텔 바둑동 회지 3호(2000년)에도 실리기도 했고요.
sysop (2007-05-28 20:01:37)
네..^^ 그때 바둑동 문예시삽이 이제민 시인이었던강요.. 그 시절엔 인터넷 바둑보다는 주로 PC통신바둑을 두었지요.
전화선에 연결될 때의 독특한 통신음향~^^ 기억나시죠. 후..^^ 이른바 World Wide Web이 보편화 되기 이전의, 오프라인으로 치자면, 세계화 이전의 도시국가 시대에 비견할 수 있으려나..
소피아 (2007-05-28 20:02:37)
인터넷교보문고에 [여월여화]검색해서 들어가니 책속한문장에 아래와 같이 제민시인 등록글이 있어서 화면이 허전하지않고 풍성해서 기쁘네요~^^ 넘 감사해요~^^* 나중에 보니 회원리뷰꺼정..^^ 수고하셨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아름다운 유월 맞이 하시고 늘 건필하소서.



~^^love2poem 2007-05-24 02:26

1. 내 생전에 백돌을 잡고 남편과 대국하겠다는 야심은 애당초 없다. 다만 네 귀에 흑 네 점 소박하게 놓고 둘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그 날이 오면 남편에게 숙성된 포도주 한 병과 예쁜 꽃 한 송이를 선물하리라. 감사와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카드 한 장과 함께.

「부부대국(夫婦對局)」중에서
이제민 (2007-05-28 23:02:22)  
저는 97년도에 문예시삽이었습니다. 회지 2호 편집했고요.
♪~ (2007-05-31 12:00:01)

























이젠 팥빙수 생각나네요~ 수필마을에 마실오신님들, 맛있게 드세요~^^

△ 정영숙이 지은 마음의 노래를펴낸정영숙氏 [3]
▽ 축하합니다. 도월화님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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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소리



- 클라크 무스타카스
          




존재의 언어로 만나자



부딪침과 느낌과 직감으로



나는 그대를 정의하거나 



분류할 필요가 없다







그대를 겉으로만 알고 싶지 않기에



침묵 속에서 나의 마음은



그대의 아름다움을 비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소유의 욕망을 넘어



그대를 만나고 싶은 이 마음 



그 마음은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허용해 준다







함께 흘러가거나 홀로 머물거나



나는 자유롭다



나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그대를 느낄 수 있으므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