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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탑사 / 도이 김재권
충북 진천의 숯 굽는 마을을 지나
연곡리 보탑사에 갔다
수령 300여 년이나 된다는 느티나무
수많은 꽃보살 속에
비로자나불, 석가여래불, 아미타여래불,
약사여래불, 미륵삼존불
모두 삼층목탑에 계셨다
지천의 야생화들을 보기는 보았는데
유난히 기억에 남는 건
깽깽이풀, 탑꽃과 하늘매발톱,
보라색물망초와 사랑초
모두가 연보랏빛이었다
아, 아 첫날밤 아내의 속옷세트가
연보랏빛이었지
레이스 미려한 슬립까지
연보랏빛이었어
그 후로는 보랏빛만 보면
어찌나 마음이 달뜨던지
언제나 설레는 건 순애純愛의 빛이야
타오르던 첫날밤의 연보랏빛
그러니 사방불이시여!
미래의 미륵불이시여!
미혹迷惑한 중생의 눈에는
보이는 것마다 공空이 색色일지니
이 끊임없이 솟구치는 육욕肉慾과
번뇌탁煩惱濁을 대체 어찌합니까
동짓날에 저 보탑사의 수박을 먹는다면
잠시라도 이 뜨거운 몸이 식어
미망迷妄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지요
-월간「신춘문예」2006년 7월호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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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그동안도 안녕하신지요? 태풍이 지나간 오늘은 햇빛과 함께 시야가 아주 맑아서 좋았습니다.
선생님, 장마철 건강에 유의하시고 늘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도이 김재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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