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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화윤 (2015-12-14 15:56:32, Hit : 1003, Vote :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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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문턱에 서니

겨울 문턱에 서니

추억이 배여 있는 공원 벤치에
흠뻑 젖어 수북이 쌓인 노란 잎사귀를
몇 잎 주워 들고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지난 밤 거센 비바람에
추워할 나뭇가지를 껴안다가 떨어졌을
노란 은행잎을 만지작만지작 거리니
아직도 파르르 떠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첫 계절의 대문이 열리면서
병아리처럼 왁자하던 재잘거림이
그새
노랗고 붉디붉은 표정으로
먼산바라기 그리움을 터뜨리는 가 했더니
핏기 잃어 버석거리는 낙엽으로
영원한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옷을 벗은 나뭇가지사이로 보이는
청잣빛 하늘빛은 한기조차 느껴졌습니다

몸과 마음을 비운 텅 빈 들판을 바라다봅니다
화려했던 날들은 못내 그리움으로 품고
깊어만 가는 가을은
경이로운 생명을 잉태하려는
설렘의 기다림인 심연의 침묵일 것입니다
그러하려니
자연 섭리의 순차에
겸양을 깨달으며 뒤돌아보는 마음임에도

아, 모르겠습니다
계절의 석양인 겨울 문턱에 서니
하염없이 젖어드는 뜨거운 슬픔의 그 까닭을.

2005. 11. 13.

白蓮 원화윤

원화윤 (2015-12-14 16:01:54)

서른세 번 울리던 제야의 종소리에
새로운 희망에 설레던 연초인가 했더니
아, 그새 만감이 교차하는 연말 허리에 섰습니다.

아쉬움과 설렘의 갈림길에 서서
그간 몸과 마음을 담았던
열두 달 속 지나온 시간들의 감회에 젖어봅니다.

이 만큼의 건강에 그저 고개 숙여 깊이 감사한 마음입니다!!

sysop (2015-12-15 07:10:28)

세월은 언제나 나보다 성큼 앞서가네요.
白蓮시인님의 가슴에도 겨울바람이 스치나봅니다.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환희의 송가가 울려퍼지는 12월되시길...

반갑습니다. 모란님, 오랫만이예요..^^
아름다운 시 선물 넘 고마워요.
추위에 건강 각별히 유의 하시고
더욱 건필하시고 행복한 2016년 맞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도 소피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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