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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천(2010-02-16 17:31:34, Hit : 948, Vote : 133) 
 목포의 새벽을 꾸는 꿈


*촬영:안숙자님
 
    
 



 ◈ 목포의 새벽을 꾸는 꿈 ◈

                           -김영천


城은 내내 비가 내렸다
바람은 덜컹거리며 성문을 여닫는 것 빼고는
숲이나 성벽의 풍경은 늘 고즈넉했다

비를 싫어하거나
습기 때문에 가끔씩 관절을 앓는 꽃들은
새들을 따라 다른 성이나 헤자 밖으로 이사를 가고
낯선 손님들을 묻어 온 햇살이
이렁이렁 종소리처럼 잠시 고이면
제 그리움을 달래기도 했다

작지만 참 평화로운 성은
하찮은 이야기들도 함께 흐르게 두어 골을 이루고는
성 밖으로 마침내 강을 이루고
강을 거슬러 올라온 연어 몇 마리가 산란할 때면
일곱 난쟁이가 모두 집 밖으로 나와
춤을 추며 즐거워했다

겨울이나 봄은 그런 중에도 무시로 오고 가는 것이어서
아무래도 성은 늘 조금씩 젖은 채
사실은 어디론가 조금씩 떠 흘러가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성벽에 부딪쳐 깨지는 하얀 파도들이
섬을 자꾸만 수평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목포문학 제32권(2009년)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 은반 위의 요정 김연아
▽ 삶의 지혜. 마음의 옷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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