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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 김재권

(2006-01-08 23:31:38, Hit : 331, Vote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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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겨울에는 / 도이 김재권

어느 해 겨울에는 / 도이 김재권

눈이라도 내리는 날이면 그리운 사람 곁을 떠나리라
시를 쓰는 일도 덧없는 짓이라 여겨질 때
이제는 그만 시의 사람이기를 버려야 않겠느냐고
넝마들 모다 거두어 폐시총에 묻어버리곤
그저 쪽지 하나 달랑 남긴 채 떠나야 않겠느냐고

눈이라도 쌓이는 날이면 그리운 사람 곁에 머물리라
뜨거울 수 있을 때 뜨거워야 하는 거라고
그래도 사는 동안에 삼세번은 웃어야 않겠느냐고
남은 동안 마른 곳간을 채울 수만 있다면
또다시 백 년이어도 뜨겁도록 살아야 않겠느냐고

-월간「신춘문예」2006년 1월호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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