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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천(2009-10-05 09:05:56, Hit : 905, Vote : 124) 
 억새의 노래


*사진 : 누리마로님
 
    
 



 ◈ 억새의 노래 ◈

                           -김영천


파아랗게 곤두 선 신경
날카로운 시선
잘못하면 손이 아니라
가슴까지도 버힐라

너는 늘
용서 보다는
과격해 보이는구나

신들린 무당굿 작두날처럼
뼈와 살과 실핏줄까지도
모두 다 새파랗게 날이 서 있구나

엉거주춤 기어오르던 언덕바지에
바람처럼 서서
백발이 성성하도록 곧게만 살아서도
옳지,
늘 꼿꼿하기만한 고집 보다는
낮은 바람에도 제법 휘어지는 게 좋구나

흑백논리로
이 세상이 환해지기를 바라는 게 아니어든
이즘의 뼉다귀로 세상을
농칠 일이 아니어든

상처마다 줄기줄기 얼키고 설키며
찢기고, 부러지고, 휘어지면서
이제야 푸른 하늘 아래 결연히
꽃대 내밀고
어디 너의 일생을 하얗게 피워 보아라

재 넘어 가파른 저 강안까지라도
구름처럼 까마득히 흘러 보아라


-서정과 상상 2009년 봄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 가을에 오십시오 / 송해월 [1]
▽ 지갑 속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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